방송인 강호동이 팬들 앞에 섰다. 지난해 9월 세금탈루 논란으로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한 지 7개월 만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늠름한 모습, 밝은 웃음 그리고 ‘90도 인사’로 보여준 반듯함까지, 국민MC의 귀환에 대중은 반색했다.

강호동은 최근 올라이즈밴드 우승민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약 5년 동안 호흡을 맞춘 후배를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발걸음을 떼기까진 어려웠다. 하지만 평소 후배 챙기기를 각별히 여겼다는 강호동은 우승민의 새 출발을 외면할 수 없었다. 자신의 연예게 잠정 은퇴로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폐지된 만큼 후배에게 피해를 준 미안함이 큰 탓이었다.

강호동은 이날 30여개 매체가 기다린 포토월과 취재진의 인터뷰에 차분히 응했다. 가수 겸 방송인 윤종신이 줄곧 동행해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푸는 등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강호동은 “승민이가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승민아, 아들 딸 많이 낳고 행복해라”라고 말했다. 결혼식을 마친 후에도 “승민이의 화려한 춤실력부터 신부의 수려한 외모까지 즐거움이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고 소감을 건넸다. 축가를 부른 윤종신에게 “너 이날만큼 ‘환생’을 열창한 건 처음 본 것 같아”라며 농담을 뱉기도 했다.

강호동의 이런 모습에는 변화가 감지됐다. 올 초 방송인 이경규와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나오는 장면이 행인의 카메라에 포착됐을 때도 언론에 자신이 노출되길 꺼리는 모양새였다.

대중 역시 강호동과 관련된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실망감을 비추기도 했다. 한때 강원도평창의 땅이 투기 논란에 휩싸여 이미지가 깎였다. 해당 땅을 기부하고, 아프리카에 ‘강호동 마을 건립’을 추진한다는 훈훈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호동에 대한 시선도 따뜻하게 돌아섰다.

강호동을 TV에서 만날 수 있는 날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이날 활동 재개와 관련해 “아무것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고 밝힌 만큼 강호동의 복귀를 기대하긴 이른 모양이다.

일각에서는 강호동의 7개월만에 공식석상 나들이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복귀 프로그램이나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 여부를 떠나 그가 팬들 앞에 나설 마음의 채비를 마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7개월 전 강호동과 지금의 강호동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숱한 제작진의 러브콜을 받고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은 사람이다. 그랬던 강호동이 이런 행보를 결정했을 때는 후배에 대한 사랑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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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