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쏘
, 시크릿, , 에블린, 로엠.

한 번쯤 봤을 법한 이들 의류 업체 매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째, 땅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명동 중앙로에 있다. 두 번째는 국내 최대 패션기업이라는 이랜드가 운영한다.

이랜드가 명동 상권을 점령하고 있다. 총 50여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기업 이랜드는 명동에 총 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애슐리와 리미니 등 외식 브랜드 매장까지 포함하면 이랜드가 명동 상권에 운영하는 매장은 24개나 된다.

'패션 1번지'로 손꼽히는 명동 중앙로는 대한민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 3.3㎡당 공시지가가 무려 2억원 안팎이나 된다. 세계 굴지의 제조ㆍ유통 일괄형 의류(SPA) 업체와 화장품 업체가 밀집해 월 임대료가 최근 2억원 안팎으로 치솟았다. 이랜드는 비싼 TV 광고나 CF 모델 대신 좋은 매장으로 브랜드를 알린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런 까닭에 임대료가 치솟고 있지만 이랜드는 명동 한복판에 매장을 늘리고 있다.

이랜드는 2월 29일 명동 중앙로에 여성용 SPA 브랜드 매장을 열었다. 600㎡ 규모인 명동점은 월 임대료가 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 관계자는 " 명동점은 글로벌 SPA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이랜드의 자신감이다"면서 "시장 선점과 규모의 경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신규 개점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스파오
이랜드는 여성복 SPA 를 앞세워 세계적인 SPA 브랜드 자라와 H&M과 맞서고 있다. 시크릿은 여성용 속옷 SPA 브랜드. 흔한 패션잡지 광고조차 꺼리는 이랜드는 명동 한복판에 매장을 운영함으로써 소비자와 직접 만난다. 광고 대신 매장으로 홍보한다는 원칙이 있었기에 명동점은 탄생할 수 있었다.

홍보용 명동 매장이 적자에 허덕이지만은 않는다. 이랜드가 만든 첫 SPA 브랜드 명동점은 월 매출이 15억원에 이른다. 명동점 면적은 2,857㎡로 단일매장으론 국내 최대 규모.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SM엔터테인먼트 가수를 앞세워 중국과 일본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일본 SPA 유니클로 매장과 나란히 있어 자존심 대결이 눈에 띈다.

명동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사이에서 손꼽히는 관광지. 한국인에겐 패션 1번지이고, 외국인에겐 관광 1번지인 셈이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와 외국 관광객이 많아 홍보 효과도 크다. 이랜드 관계자는"명동은 패션에 민감한 20~30대 젊은 층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다"면서 "명동에서 까다로운 소비자에게서 인정을 받으면 광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뉴발란스 운동화도 홍보 없이 성공했다. 연예인이 TV에 출연할 때 노출돼 PPL(Product Placement)로 비쳐지곤 했다. PPL은 광고료를 지급하는 대신 TV에 출연하는 인물이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내 광고를 뜻한다. PPL이 없지만 TV를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뉴발란스는 지난해 매출 3,08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입소문 마케팅에 열중하는 이랜드는 올해 매출 목표 10조원 가운데 4조 1,000원을 패션 분야에서 거두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티니위니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