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152석을 얻어 단독과반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일단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자연스럽게 여권의 관심이 '포스트 4ㆍ11'에 집중되고 있다.

일단 대선을 앞두고 '여소야대(與小野大)'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야권(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역시 96석에서 140석으로 몸집을 대폭 부풀렸다는 점에서 전방위 공세가 예상된다. 친야 성향의 무소속(박주선??광주동구, 유성엽??전북정읍)을 포함할 경우 142석으로 만만찮은 세력이다.

이같은 야권의 파상공세에 대응하고, 연말 대선을 관리해야할 당 지도부의 역할은 어느때보다 막중하다. 그만큼 '경험과 능력이 있는'당 대표가 필요하며, 조만간 대표선출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전망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직후인 지난 12일 "가능한 빠른 시기에 당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4개월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정상체제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차기 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선봉장이라는 막중한 책무도 띠고 있다.

남경필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19대 국회 원구성 이후를 얘기하고 있으나 그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인 서병수 의원은 "19대 국회 개원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빨리 지도부를 구성해 국민앞에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고, 역시 친박계인 현기환 의원은 "5월중에 전당대회를 끝내야 된다. 빨리 당을 정상운영 하면서 후보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5월초 임기가 끝나는 황우여 원내대표 후임자를 4월말에 당선자 대회를 개최해 선출하고, 원내지도부가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수순을 밟으면 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새로운 지도부 구성에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의중이 전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100석도 힘들 것이란 총선을 '나홀로'진두지휘하면서 152석의 과반의석으로 만들어낸 만큼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쉽지않아 보인다.

우선 이번 총선에서 '백의종군'한 4선의 의원이 거론된다. 김 의원은 공천과정에서 낙천 의원들이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 시키면서 자신의 결단을 기다리는 '절체절명'의 시점에 백의종군을 선언, 연쇄탈당의 동력을 차단함으로써 당과 보수의 분열을 막은 총선 승리의 또다른 '공신'이다.

한때 '친박계 좌장'이었으나 박 위원장과 소원해졌다가 세종시 문제로 '결별'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과정에서 박 위원장과 정치적으로 화해했다. 박 위원장은 총선 당시 부산을 방문, "부산 사나이 다움을 보여 주셨다.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선이 굵은데다 평소 '대통령을 한 번 만들어보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꿈이다'고 말해왔다. 물론 '친박계 좌장'이었을 당시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속내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특히 김 의원은 '정치'를 당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능력면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내 친박계 내에서도 따르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김 의원 본인은 "역할은 무슨 역할"이라며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지만, 한 친박의원은 "생각이 없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김 의원과 화해했다고 하더라도 당 대표를 맡기겠느냐는 견해도 없지 않다. 김 의원측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친박계 핵심인 강창희(6선??대전 중구) 당선자도 거론된다. 강 당선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충청권 친박계 좌장이다. 지난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도 친박 캠프에서 활약했다. 대선때마다 충청권이 캐스팅보트가 되어왔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 당선자가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4·11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과반을 차지해 승리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12일 오전 당관계자들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강 당선자는 소위 말하는 '5공 인물'이다. 자신이 자서전을 통해 밝혔듯이 민정당 창당 과정에 참여했고, 11대 국회에서 전국구 예비후보로 승계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런 강 당선자를 대선가도에서 당의 '얼굴'로 내세우기는 박 위원장이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본인도 당 대표보다는 국회의장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선 고지에 오른 의원도 후보감이다. 47세인 남 의원은 '젊은 새누리당'을 과시하게에 적격이다.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파워'가 통하지 않았던 수도권에서 개혁적 이미지를 보완해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름하여 '수도권 대표론'에다 '젊은 집권당 대표론'이다.

남 의원의 한 측근은 "준비를 많이 해온 것으로 안다"면서 "대선과정에서 수도권 역할론은 분명히 있는 만큼 지금은 발톱을 감추고 있지만 상황을 봐가면서 움직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영국의 토니 블레어는 41세의 나이에 노동당 당수를 역임하기도 했는데, 남 의원의 나이가 당 대표를 맡기에 너무 젊은 것은 아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또다른 측근은 "당 대표 도전 이야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박 위원장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관건이 아니겠느냐"면서 "박 위원장이 남 의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총선에서 박 위원장의 위력이 너무 확실해져서 남 의원이 '보완재'로서의 의미도 없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밖에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친박계 좌장인 홍사덕 의원(6선)도 거론되며, 3~4선 의원 가운데서 맡을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결국은 박근혜 위원장의 결심에 달렸다는 것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김무성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