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대선체제로 전열정비김무성·강창희·남경필 등 박근혜 위원장이 낙점할 듯원내대표에는 서병수·이한구·이주영 거론

새누리당이 대선을 향한 조직정비에 나선다. 내달 15일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구성, 본격적인 대선정국 채비에 돌입한다.

이번에 구성될 새 지도부는 대선전의 최전방에 서게 된다. 때문에 전대의 키워드는 '대선승리'가 될 것이고, 총선을 통해 당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재편된 만큼 새 지도부는 친박 인사가 중추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당 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을 누가 맡을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러 인사들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 박 비대위원장의 의중, 즉 '박심(朴心)'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원내대표와 사무총장의 조합이 달라지게 된다.

먼저 차기 당대표로는 중진들이 출마 저울질에 들어간 가운데 영남권 대 비(非)영남권의 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박 위원장에 대한 전폭적인 측면지원이 가능한 친박(친박근혜) 중진 의원 중심의 '영남권 대표론'과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약세지역으로 확인된 수도권ㆍ충청권 공략을 위한 '비영남권 대표론'이 맞붙고 있는 양상이다.

영남권의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비영남권에서 6선 고지를 밟은 강창희(대전 중구) 당선자, 5선에 오른 황우여(인천 연수) 의원이 유력시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쇄신파인 5선의 남경필(경기 수원병) 의원이 가세하는 가운데 4선의 정병국(경기 양평ㆍ가평ㆍ여주), 3선의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의 이름도 본인과 무관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19대 총선 공천 불복사태가 이어지던 와중에 '백의종군'을 선언, 당의 내분 사태를 막은데다 부산에서 '야풍(野風)' 확산을 차단한 공을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선 야권 대선주자인 문재인(부산 사상구) 당선자와 김두관 경남지사에 대한 '맞불' 전략상 김 원내대표가 유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창희 당선자는 '친박' 핵심으로 박 위원장의 신뢰가 높고, 선거와 조직에 밝아 대선 준비에는 적임이라는 평이다. 게다가 대선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대표 인사라는 점도 유리한 부분이다.

황우여 의원은 새누리당의 취약 지역인 수도권 인사라는 점과 원내대표로 박 위원장과 정책적 보조를 맞춰온 점이 평가받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수도권 인사에다 보수정당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란 점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차기 당 대표와 관련해서는 우선 당사자들의 의지와 '박심', 그리고 당이 처한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의 경우 남경필 의원이 당권 도전 의지가 강하고, 김무성 전 원내대표 역시 내심 '박심'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창희 당선자는 국회의장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본인은 당 대표가 돼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황우여 의원은 당 대표보다는 국회의장에 더 마음을 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선 기간 당 대표로 혈전의 전면에 나서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위원장은 차기 당 대표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수도권ㆍ젊은표를 의식(겨냥)하기보다 총선 승리에서 나타난 것처럼 보수ㆍ중도층을 결집할 수 인사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이 영남(대구) 출신이고, 최근 성추행 의혹을 받아온 김형태(경북 포항남.울릉) 당선자와 논문표절 의혹에 휩싸인 문대성(부산사하갑) 당선자가 영남 인사라는 점도 대표 선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조건들에 따르면 거론된 인사 중 강창희 당선자가 차기 대표에 근접하지만 '5공 인물' '올드'한 이미지가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대선 과정서 대야 대결을 펼쳐야 하는 원내대표에는 4선인 서병수(부산 해운대ㆍ기장갑)ㆍ이한구(대구 수성갑)ㆍ이주영(경남 마산갑)ㆍ이병석(경북 포항북구) 의원이 경합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 의원은 친박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고 원내대표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어 유력 주자이지만 당 대표에 친박의 강창희 당선자나 부산의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될 경우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

친박 정책통인 이한구 의원 역시 장점과 역차별 가능성이 공존하고, 친이계 중진인 이병석 의원은 화합형 인사라는 기대와 근본적인 한계(친이)와의 불안한 경계에 있다. 정책위의장인 이주영 의원은 친박 성향의 중립적 인사라는 점과 비대위에서 박근혜 위원장과 호흡을 맞쳐 온 게 강점이나 원내대표로서 대야 투쟁력에 의문 부호가 따른다.

대선의 실무총책인 사무총장에는 3선의 최경환(경북 경산ㆍ청도)ㆍ유정복(경기 김포)ㆍ유기준(부산 서구) 의원이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유정복ㆍ유기준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3인은 친박계 핵심들로 당 대표 및 원내대표에 누가 오르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특히 당 대표가 영남이냐, 비영남이냐 여부에 이들의 거취도 달라질 수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