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석 경찰청 기획조정관
김기용 경찰청장이 2일 17대 청장으로 취임함에 따라 후속 경찰 수뇌부 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의 수장인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직급인 치안정감이 주 대상으로, 경찰청 차장, 경찰대학장, 서울ㆍ경기ㆍ부산경찰청장 등 모두 5자리가 있다.

이 가운데 김 청장의 취임으로 공석이 된 경찰청 차장과 모강인 해양경찰청장 후임으로 내정된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의 자리가 비었고,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 부실대응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서천호 경기경찰청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3대 핵심 요직에 누가 기용되느냐에 따라 후속 인사의 폭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인사는 이명박 정권 임기 말에 단행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 조직의 조기 안정화라는 측면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기용 청장과의 조화, 지역 안배 등도 고려 대상으로 거론된다.

우선 관심사는 전국 치안 수요의 3분의 1을 맡고, 차기 경찰청장 후보 1순위 자리로 꼽히는 서울경찰청장이 누가 되는가이다. 직급상 치안정감인 서천호 (경남 남해ㆍ경찰대 1기) 경기경찰청장과 강경량(전남 장흥ㆍ경찰대 1기) 경찰대학장이 1순위이지만 서 청장은 수원사건으로 사표를 낸 상태이고, 강 대학장은 호남 출신이란 점이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평이다.

때문에 차기 서울경찰청장에는 치안정감의 수평이동보다는 승진 발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경찰청 주변에서는 정권 말기 치안 안정을 위해 TK(대구.경북) 출신 기용설이 제기되면서 이만희(경북 영천ㆍ경찰대 2기) 경북경찰청장, 김용판(대구ㆍ행시 30회) 경찰청 보안국장, 김인택(경북 울진ㆍ간부후보 29기) 대구경찰청장, 김학배(경북 의성ㆍ사시 26회) 경찰교육원 원장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강덕(경북 영일ㆍ경찰대 1기) 서울청장의 후임이라는 점도 TK 인사설에 힘이 실린다.

김용판 경찰청 보안국장
그러나 김기용 청장과의 업무조율 등을 감안하면 TK 출신이 아닌 김정석(경남 고성ㆍ사법고시 30회ㆍ치안감) 경찰청 기획조정관이 김 청장과의 카운터 파트너 역할 측면에서 유력하다는 관측이 짙어지고 있다.

황성찬(경남 마산ㆍ경찰대 1기) 경남경찰청장, 이상원(충북 보은ㆍ간부후보 30기) 대전경찰청장도 치안정감의 승진 후보로 거명되고 있으나 서울경찰청장 자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이다.

관계자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이만희ㆍ김용판ㆍ김정석의 3파전으로 전개되온 후임 서울경찰청장 경쟁이 점차 김용판-김정석 양자대결 구도를 띠면서 김정석 기획조정관이 한 발 앞서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 김용판 보안국장, 김정석 기획조정관의 경우 누가 서울청장이 되든, 나머지 사람은 경찰청 차장이나 경기경찰청장 후보로 가장 유력하다.

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의 경우 지난달 수원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수리되지 않고 있어 그의 거취에 따라 수뇌부 인사도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서천호 청장이 경찰 조직의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잔류할 경우 경찰청 차장에는 우선 치안정감인 강경량 경찰대학장의 수평이동을 생각할 수 있고, 다음으로 과 김용판 보안국장, 김정석 기획조정관이 서울청장 후보와 함께 중복 거론되는 중이다. 또 황성찬 경남경찰청장, 김인택 대구경찰청장, 김학배 경찰교육원 원장 등이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발탁될 수 있다.

하지만 김기용 신임 경찰청장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 신뢰 회복”을 강조한 만큼 서 청장이 결국 교체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럴 경우 서 청장은 경찰대학장으로, 강경량 경찰대학장은 경찰청 차장이나 경기경찰청장으로 부임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경찰의 분위기 쇄신과 경찰총수 교체에 따른 조직 개편에 따라 이들이 자리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경찰청장 후보로는 과 김용판 보안국장, 김정석 기획조정관이 서울청장ㆍ경찰청 차장 후보와 함께 복수로 거론되고 있고, 황성찬 경남경찰청장, 김학배 경찰교육원 원장 등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반면 이상원 대전경찰청장은 김기용 경찰총장과 같은 충청 출신이란 점 때문에 경찰청 차장은 기대하기 어렵고, 경기경찰청장 자리도 타 후보들에 비해 불리할 수 있다.

또 다른 치안정감 자리인 부산경찰청장의 경우 직무대행을 수행하고 있는 이성한(서울ㆍ간부후보 31기) 청장의 승진 임용이 점쳐진다. 취임한 지 두 달여에 불과하고 조직의 연속성을 위해 이 청장의 잔류가 필요하다는 게 경찰 내부의 일반적 인식이다. 박종진 기자


이만희 경북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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