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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vs 김두관 결국 한판 붙나… 文 앞서가지만 金에게도 기회

● 민주통합당 친노의 분열 심상찮다
文 총선패배 악재에 이·박연대 지지로 반감
경선 시작되면서 김한길 의외로 선전… 김두관에겐 호재
호남이 누구 택할까 향후 대세에 큰 변수
민주통합당의 최대 계파인 친노 진영의 내부 움직임이 심상찮다. 너무 폐쇄적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동일체 의식을 갖고 있던 친노 진영의 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내분이나 충돌 양상까지는 아니지만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에 이어 김두관 경남지사가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면서 친노 인사들이 양 갈래로 나뉘어 대립하는 조짐이다.

다자간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이어 문 고문이 부동의 3위 자리를 굳히고, 더구나 일부 조사에서는 안 원장을 추월하는 결과가 나올 때만 해도 이런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4ㆍ11 총선을 거치며 부산ㆍ경남지역(PK)에서 민주당이 기대 밖 성적에 머무른 데다 민주당 총선 패배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나는 꼼수다' 진행자인 김용민 서울 노원갑 후보에 대한 간접 지원설 등이 퍼지면서 문 고문의 지지율이 주춤거리자 민주당은 물론 친노 진영 내부에서도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당 안팎에서 비판론이 적지 않은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을 문 고문이 지지하고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박연대'에 대해 정치적 담합이란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는 판에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면서 올곧은 이미지를 풍기던 문 고문이 이에 힘을 보태는 바람에 지지층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 민주당 경선에서 이 후보가 저조한 성적에 머무르며 고전하는 것도 역시 문 고문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러면서 김 지사 편에 서 있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김한길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물론 김 지사가 공식적으로 김 후보를 후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는 문 고문이 응원하는 이해찬 후보의 고전을 즐길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해찬 대 김한길 후보의 승부가 곧 문 고문과 김 지사의 대리전이란 말까지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다 보니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이고 노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던 측근들도 김 지사 쪽에 눈길을 주는 양상이다.

문 고문 진영 인사들의 동요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간 문 고문 진영에 합류하지 않고 당에 남아 있던 친노 인사들이 하나 둘 김 지사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대외적 인지도가 월등히 앞서는 데다 친노 진영에서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며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의 계승자로 누구도 의심하지 않던 문 고문에 맞서 김 지사가 도전장을 내고 링에 오르려는 형국이다.

  • 민주통합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김두관 경남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저녁 창원MBC홀에서 경남추모문화제 일환으로 열린 토크쇼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이날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친노 내부에서부터 적통성과 본선 승리 가능성 등을 놓고 문 고문과 김 지사를 위시한 양대 기류가 이번 경선을 기점으로 서서히 큰 판의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이해찬 승리' 예상 암초

민주당 경선이 시작될 때만 해도 이해찬 후보의 압도적 1위가 점쳐졌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 후보가 2위로 예상되던 김한길 후보에게 얼마간의 격차로 이길지에 관심을 뒀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지하고 당내 대선주자로 지지율 1위인 친노 좌장 문 고문이 지원하는 선거인만큼 싱겁게 끝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선 지금 시점 결과는 두 후보의 박빙 승부로 흐르고 있다. 여기엔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에 대한 당내 거부감이 작용하면서 김 후보의 개인적 지지세가 모아지고 있는 게 주 원인이긴 하다. 하지만 김 지사 쪽 사람들이 김 후보를 밀고 있는 것도 지금의 예측불허 경선 상황이 된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때문에 6월9일 전당대회에서 어느 후보가 1위가 되더라도 문 고문이나 김 지사 등 한 명은 적잖은 정치적 상처를 안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이 지난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대회에서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우상호 김한길 추미애 후보, 박지원 비대위원장, 문희상 선대위원장, 조정식 강기정 이종걸 문용식 후보.
문 고문은 경선 시작부터 이 후보를 사실상 공개 지지했지만 김 지사의 의중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다 대구 경북 경선을 거치면서 김 지사 쪽의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이 김 후보를 거의 노골적으로 지지한 것이 이번 경선이 문 고문 대 김 지사의 대리전으로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 1인 2표제로 치러지는 경선 방식에 따라 이 전 수석이 김한길-추미애 후보에게 표를 던지라는 메시지를 내려 보냈다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그 결과 대구 경북에서는 두 후보가 1,2위를 차지했고 이 후보는 3위에 그쳤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 후보는 부랴부랴 김 지사를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다고 한다.

당초 문 고문은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해찬 당 대표라는 좌청룡 우백호를 대동하고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를 심산이었다. 둘 중 하나는 성공했지만 다른 하나는 위태롭다.

지는 게임이라고 여겨졌던 당 대표 경선이 안개 속으로 빠져 들면서 김 지사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세상 일이란 게 쫓는 자보다는 쫓기는 쪽이 더 불안하다. 문 고문의 가슴앓이가 이어지고 있다.

친노 직계 대 방계로 갈려

문 고문이 총선 이후 3대 악재(총선에서의 PK부진, 나꼼수 연계설, 이해찬 대세론 위기)에 시달리면서 지지율이 계속 정체를 보이자 김 지사의 부상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당연히 범친노계로 분류되면서도 문 고문 쪽에 다가서지 못했던 인사들이 김 지사 쪽으로 모이고 있다. 범친노 이삭줍기다.

  • 노 前대통령 서거 3주기를 앞두고 지난 19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추모문화제에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현재 문 고문 쪽에는 오래 전부터 노 전 대통령과 연(緣)을 쌓아 온 이른바 친노 직계 인사들이 총집결돼 있다. 청와대에서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의 상하 관계였던 박남춘 전해철 당선자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주축을 이루고 있고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실무 책임자 격이다. 또 윤건영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이 수행비서를 맡고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도 돕고 있다.

면면을 봐도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지낸 친노 직계가 포진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책 개발 분야에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을 지낸 김용익 서울대 교수와 정책실장 출신의 성경륭 한림대 교수가 힘을 보태고 있다. 또 이해찬 전 총리가 이끄는 '시민주권'과 문성근 전 대표대행이 이끌고 있는 '국민의 명령' 등 범 친노조직은 앞으로 문 고문을 위한 돌격대 역할을 담당할 태세다.

당내에서도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김현 당선자 등 적지 않은 현역 의원들이 문 고문 쪽에 가 있다.

반면 김 지사 쪽에는 참여정부에서 활약한 친노 인사이긴 하지만 합류 시점이 조금 늦은 이른바 방계 인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특징이 있다.

물론 원혜영 의원이나 이강철 전 수석 등은 대표적 친노인사이지만 문 고문과는 친노 내부에서도 조금 결이 다르다. 때문에 이 두 사람을 정점으로 범친노 그룹이 김 지사 곁으로 모이고 있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윤승용 전 홍보수석이 든든한 우군역할을 하고 있고 정범구 의원과 신계륜 당선자가 김 지사와 가깝다. 또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과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 등, 이충렬 전 노무현 후보 특보 등도 김 지사 쪽에 서 있는 사람들로 분류된다. 역시 김 지사 곁에도 참여정부에서 활약하던 인사들이 모여 있지만 동일체 분위기가 짙은 문 고문 진영에 비해서는 상호 연관성이 조금 느슨해 보인다.

당 대주주인 호남의 선택…

문 고문과 김 지사는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지만 5월말을 지나면서 다른 후보군과 함께 출정식을 갖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에서 활약한 PK출신이란 공통점이 있는 반면 어린 시절부터 참여정부 출범 이전까지의 과정은 너무나 판이하다.

친노 인사들이 정치 성향에 따라 양측으로 갈려 있다면 향후 두 사람의 지지기반도 서서히 성향에 따라 나뉠 것이 예상된다.

여기서 관심 거리는 민주당의 대주주 격인 호남이다. 여론조사 지지율 조사에서는 아직 문 고문이 어느 면으로 보나 김 지사에게는 월등히 앞서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격차가 유지될 거냐 하는 부분에는 전망이 엇갈린다. 여권 주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누가 이길 가능성이 더 큰가를 놓고 호남에서 선택할 것이 분명하다. 이 경우 지금의 지지율 격차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PK가 양분된 상태라면 호남의 선택을 받는 쪽이 수도권에서도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친노세력은 다음 정권에서도 당내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무조건 둘 중의 한 명이 후보로 나서야 한다. 문 고문과 김 지사가 선의의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야 호남을 비롯한 전국적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당내는 물론 장외의 안 원장과도 맞대응할 정도로 체급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두 사람의 전쟁은 불가피하다. 문 고문이 김 지사에 비해 지지율도 앞서 있고 나이도 많은 데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 등도 우위에 있다. 김 지사는 아직 여러 면에서 문 고문에 뒤처져 있다. 결국 올라서기 위해서는 김 지사는 문 고문을 향한 공세에 치중해야 하고 문 고문은 이를 피하는 수비형 전략으로 나설 것이 예상된다.

하지만 문 고문은 현재 지지율이 정체라는 점이 약점이고 김 지사는 전국적인 지지도가 너무 낮다는 단점이 있다. 만일 현재 추세가 그대로 이어져 박 위원장과의 적수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설 경우 호남은 둘 중의 한 명에 대한 선택을 포기하고 장외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기댈 수도 있다. 더구나 안 원장은 최근 참여정부 마지막 춘추관장인 유민영 전 청와대 비서관을 공보 담당으로 영입했다. 친노 지지층에게도 한발 다가서겠다는 제스처로 읽힌다.

친노가 분열되면서 서로에게 총부리를 대는 상황이다. 그 정점에는 문 고문과 김 지사가 있다. '친노 동일체'라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말까지 들었던 친노 진영이 이렇게 여러 갈래로 나뉘어 사활을 건 포격전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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