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시대부터 사람이 들어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삽시도는 여느 섬과 마찬가지로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다. 현재 남은 약 500명의 주민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삼치, 멸치, 새우, 게 등이 주로 어획된다. 쌀, 보리, 콩, 고구마, 고추, 마늘 등의 농산물도 소량 생산되고 있다.
왜 삽시도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삽시도(揷矢島)는 '화살에 꽂힌 섬'이라는 뜻이다. 섬 지형이 화살이 꽂힌 활의 모양과 흡사하다고 해서 불리는 이름이다. 해안선을 따라 울창한 해송 숲이 두르고 있으며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기암괴석이 운치를 돋운다.
삽시도에는 대천항에서 떠난 여객선이 닿는 부두가 두 군데 있다. 섬 동북쪽의 윗마을(일명 술뚱)과 섬 동남쪽의 밤섬 부두가 그것이다. 물때에 따라 배를 접안할 수 있는 곳이 달라지므로 어느 날은 윗마을(윗말)로, 어느 날은 밤섬으로 여객선이 드나드는 것이다.
넓지만 인적 뜸한 밤섬 해변
밤섬 해변 앞으로는 불모도(佛母島)가 떠서 정취를 더한다. 옛날 어느 여자가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불공을 드렸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한동안 무인도였던 불모도는 8년 전쯤에 어느 부부가 들어와 살면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는데 여객선은 운항하지 않으며 대천항에서 펜션 소유의 직항 배를 이용해야 한다.
밤섬 해변에서 15~20분쯤 산길을 오르내리면 삽시도 서남쪽 해안에 다다른다. 사람의 발길이 그다지 닿지 않은 곳이어서 바위틈에 소라와 고동, 바지락 등이 닥지닥지 붙어 있다. 이곳은 석간수가 나오는 물망터로 밀물에는 바닷물에 잠겨 있다가 물이 빠진 썰물 때만 다가갈 수 있다. 바위틈에 고인 물맛이 개운한데 주민들은 피부병에 좋다고 말한다.
물망터 남쪽에는 수리바위가 우뚝 서있다. 용이 되려고 수도하던 뱀이 독수리와 싸우다가 '비암호'라는 산이 되었고 독수리는 수리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우람한 풍채의 수리바위는 각도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거멀너머로 이어지는 둘레길
제법 넓고 모래가 고운 진너머 해변에 다다랐다. 집너머 또는 당너머라고도 불리는 진너머는 수심이 깊지 않고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즐겨 찾는다. 펜션과 민박들이 밀집해 있는 해변이기도 하다. 언덕 위에는 주민들이 세운 장승들이 늘어서 있어 미소를 머금게 한다.
진너머 북쪽으로 거멀너머 해변이 이어진다. 조개껍데기가 간간이 섞인 단단하고 고운 모래밭이 넓게 펼쳐진 이곳은 물이 맑고 경사가 완만해 해수욕을 즐기기에 알맞다. 물이 빠지면 고동을 줍거나 조개를 캘 수 있는 해변으로 해넘이 풍광도 아름답다. 짙은 숲그늘이 드리운 울창한 송림 아래에서 야영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으로 방갈로들도 늘어서 있다.
이제 윗마을로 들어선다. 오천초등학교 삽시분교가 눈길을 끈다. 앞으로는 잔디밭 운동장이 펼쳐지고 뒤로는 솔숲이 우거진 아담한 교정이 예쁘장하다. 원래는 삽시초등학교였으나 2006년 9월 1일 분교로 격하된 이 학교에는 초등학생 9명과 유치원생 7명이 꿈을 키우고 있다. 어린이들의 희망찬 앞날을 기원하며 밤섬 부두로 발길을 돌린다.
여행 메모
대천 나들목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벗어난 뒤에 36번 국도를 타고 대천항 연안여객선터미널로 온다. 대중교통은 전국 각지에서 버스나 장항선 열차를 타고 보령(대천역)으로 온 뒤에 대천항으로 가는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대천항에서 삽시도로 가는 여객선(차도 실을 수 있음)이 하루 3회 운항하며 피서철에는 증편된다. 직항은 40분, 다른 섬들을 먼저 들렀다가 우회하는 경우에는 1시간 30분 소요. 문의 (041-934-8772) #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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