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은 테뫼식, 포곡식, 복합식 등 세 가지 형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성흥산성은 테뫼식에 속한다. 테뫼식 산성은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성벽을 쌓은 모습이 산에 테를 두른 것 같다고 해서 불리는 이름이다. 포곡식(包谷式) 산성은 골짜기를 둘러싼 산줄기를 따라 성벽을 쌓은 것으로 넓고 물이 풍부하며, 복합식 산성은 테뫼식과 포곡식을 합친 형태로 성곽 안에 산 정상과 골짜기를 포함한다.
성흥산성은 501년(백제 동성왕 23) 위사좌평 백가가 쌓은 토석혼축성(돌과 흙을 섞어 쌓은 성)이다. 성흥산성은 가림성이라고도 불리는데 당시 이곳이 가림군이었기 때문이다. 백제시대에 축조된 성곽 가운데 축조 연대가 확실한 유일한 산성이면서 옛 지명을 알 수 있어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성흥산성은 백제가 웅진(공주)에서 사비(부여)로 천도한 538년보다 37년이나 앞서서 축조되었다. 이는 웅진으로 침투하는 적을 막기 위한 배후 방어선의 기능을 하기 위해 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성흥산성은 백제부흥운동의 거점이 되기도 했다. 당시 이곳을 공격하던 당나라 장수 유인궤가 성이 험하고 견고하여 공격하기 어렵다고 했을 만큼 난공불락의 성이었다.
'서동요' 등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사랑나무
성흥산성을 찾는 주된 목적은 장쾌한 조망을 즐기기 위해서다. 산성이 자리한 성흥산은 해발 고도가 고작 268미터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변에 높은 산이 없는 덕분에 시야가 탁 트여 부여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며 멀리 강경까지 눈에 들어온다.
산성의 입구는 남문지(터)다. 남문지에는 성루나 성문이 남아 있지 않지만 4미터 너비의 초석은 그대로 있다. 남문지 위에는 특별한 풍경을 선사하는 느티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수령 400년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의 별칭은 '사랑나무'로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드라마 '서동요' 방영 이후 선화공주와 장이(서동, 훗날의 무왕)의 사랑을 상징하는 나무로 널리 알려진 까닭이다. 이외에도 '대왕세종', '바람의 화원', '천추태후' 등의 촬영장소로 활용되었다.
남문지에서 넓은 초원을 가로지른 후 왼쪽으로 올라서면 유금필 장군 사당과 성흥루, 봉화제단 등이 나온다. 고려의 개국공신으로 후삼국을 통일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유금필은 이곳에 있을 때 빈민을 구제하고 선정을 베풀어 지역민들이 사당을 세우고 해마다 제사를 올려왔다. 유금필 사당 위의 성흥루는 2층 높이의 팔각정자로 주변이 숲에 가로막혀 있어 조망은 그리 좋지 않다.
보물로 지정된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대조사의 주인공은 보물 제217호로 지정된 석조미륵보살입상이다. 원통보전 뒤편에 동쪽을 바라보며 서 있는 높이 10미터의 거대한 석불이다. 이 석불은 머리에 네모난 관을 쓰고 있으며 얼굴은 사각형으로 넓적하고 귀, 눈, 코 등을 작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파주 용미리석불, 논산 관촉사석불 등과 거의 비슷한 형태인데 이들 거대 석불들은 고려 초기 건국의 기운을 북돋기 위해 조성되었다.
대조사는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90호)도 품고 있다. 이전에는 옥개석만 있었으나, 1975년 옥신이 발견되어 복원했다. 대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명물은 주지 스님이 기르는 꽃사슴 '해탈'이다. 사슴은 본디 경계심이 큰 동물이지만 해탈은 사람을 두려워하기는커녕 다가와서 친근감을 표시해 신기하고 귀엽다.
# 찾아가는 길
천안논산(25번)고속도로-공주 분기점-당진상주(30번)고속도로-서공주 분기점-서천공주(151번)고속도로-부여 나들목-규암-임천을 거친다. 대중교통은 전국 각지에서 부여로 가는 버스를 탄 다음, 임천으로 가는 농어촌버스 이용.
낙화암 아래 구드래 나루터에 자리한 나루터식당(041-835-3155)은 백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매운탕과 장어구이를 잘하기로 이름난 집이다. 메기 등을 이용한 민물고기매운탕은 민물새우와 파, 마늘 등 양념을 듬뿍 넣고 진하게 끓여내어 토속적이면서 깊은 맛이 배어 있어 일품이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장어구이도 인기 있는데 요즘에는 자연산이 귀해 주로 양식 장어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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