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인의 마음을 관통하는 킬러콘텐츠로 등극했다. 해외 팬들의 관심 척도로 통하는 유튜브 조회수는 2억5,000회 돌파를 바라보게 됐다.

소수의 현지 팬들이 K-POP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찾아서 개인적으로 즐기던 분위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제 모르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저변이 확대됐고 온라인을 통해 혼자 소장하고 보던 모습 대신 공연장이나 광장에 나와 함께 즐기고 나누는 모습으로 변화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중문화&미디어 연구회 포럼-한류지속확산을 위한 장르 확대와 해외 교류 활성화 방안'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현업 관계자들이 모여 달라진 K-POP의 위상을 확인하고 열기의 지속을 논하는 자리였다. 포럼 발제 자료를 통해 달라진 K-POP의 오늘과 미래를 살펴봤다.

#유튜브, 영토확장 계속

K-POP붐의 본거지는 동영상사이트 유튜브다. 조회수에 따라 농도가 표시되는 녹색 영역 표시는 K-POP의 확산 경로와 영토 확장을 한눈에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K-POP의 확산은 수치로 확인된다. 2010년 7억9,357만4,000회였던 K-POP 동영상 조회수는 2011년 22억8,665만4,691회로 약2.9배 등장했다. 같은 기간 K-POP 동영상을 본 국가의 분포도 차이를 보인다. 일본이 4억2,400만 조회수로 1위를 차지했지만 1,00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국가가 21개에 달했다. 1회라도 K-POP 동영상을 본 나라는 217개나 된다.

북미(2억9,000만) 유럽(1억7,000만) 남미(1억2,000만) 등 아시아를 제외한 대륙의 조회수도 상당하다. 괄목할 국가로는 프랑스(268%) 영국(266%) 독일(358%) 등 주요 유럽 국가들로 조회수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 수치는 SMㆍYGㆍJYP 등 빅3의 동영상 조회수만을 집계한 것으로 실제 수치는 1.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중문화지원팀 김민석 과장은 "K-POP 동영상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으며 조회수도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오프라인이다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에서 응축된 결집력은 오프라인 활동의 파괴력을 높였다. K-POP의 첫 유럽 대형 콘서트로 기록되며 2011년 6월 열린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인 파리'가 대표적인 예다. 소규모로 흩어져 각기 K-POP을 즐겼던 현지 팬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한데 결집하게 됐다. 팬들의 에너지는 무대에 오른 가수에게 전달되며 또 다른 무대를 약속하게 했다.

1년 뒤에는 슈퍼주니어가 단독으로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열었고 지난 2월에는 소녀시대가 국내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현지 유통을 통해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판으로 YG엔터테인먼트에 속한 빅뱅과 2NE1가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고 큐브엔터테인먼트도 합동 콘서트를 세계 각지에서 열고 있다.

주류 기획사들의 활약과는 별도로 인디신의 도전도 벌어지고 있다. 2009년부터 해외 페스티벌을 주름잡던 갤럭시익스프레스는 2011년부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와 캐네디언뮤직위크 등에 서며 한국의 록을 알리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즈에 소개될 정도로 인상적인 무대 매너를 선보인 이들은 2012년 3월 미국 7개 도시를 캠핑카를 타고 돌며 19회의 공연을 여는 단독 투어를 벌일 정도로 적잖은 성과를 올렸다.

이들의 소속사 러브락컴퍼니 기명신 대표는 "자비를 들여 투어를 진행할 정도로 열악했지만 현지의 뜨거운 반응으로 투어를 이어갔다"면서 "최소한의 지원이 계속 된다면 더 큰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벤치마킹 해야

이날 포럼에서는 북유럽의 선진국 스웨덴이 향후 K-POP의 발전 모델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디지털음악시장 규모가 6,900만 달러(770억원)로 1억800만 달러(1207억원)인 한국보다 작은 스웨덴은 규모로 따질 수 없는 음악 강국이다.

아바ㆍ록셋ㆍ에이스 오브 베이스 등 전 세계에서 5,000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가수를 3팀 이상 보유한 세계 3대 음악 수출국이다. 이 밖에도 잉베이 맘스틴 카디건스 에릭 프리츠 등 당대의 뮤지션을 대거 보유하며 댄스 록 헤비메탈 팝 등 장르를 망라했다. 이들의 음악적 성취는 1990년대 후반부터 프로듀싱과 작곡 분야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며 맥스 마틴이라는 거물 프로듀서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스웨덴의 음악 산업 발전과정은 댄스 아이돌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K-POP이 향후 넘어야 할 과제를 보여준다. 세계 전역에 음반을 유통할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장르의 편중성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무대 위의 가수뿐 아니라 전도유망한 작곡가와 프로듀서를 발굴해 해외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도 필요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이현주 팀장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송캠프를 통해 자국의 작곡가를 해외 유력 기획사에 소개하고 창작물을 수출하는 것을 국가정책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K-POP붐에 도취되기 보다 음악 산업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성한기자 wi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