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오른쪽부터),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13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과학기술 나눔 마라톤 축제에 참석해 나란히 자리를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대선을 불과 두 달 가량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공방과 진영 갖추기가 한창이다. 그 방향은 상대 후보의 약점을 들춰내 공격하거나 후보의 취약점을 보완, 강화하는데 집중돼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대선 후보들의 그러한 행보의 근저에 '콤플렉스'가 자리한다고 봤다. 최근 부쩍 증가한 네거티브 공세나 대선 후보와 어울리지 않는 인사들을 깜짝 영입하는 것도 콤플렉스와 관련있다는 것.

최 소장은 이를 '정치적 콤플렉스'라고 해석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들이 콤플렉스가 많았으나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업적을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구세주콤플렉스'가 있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가난콤플렉스'를, 김영삼 전 대통령은 '빅맨콤플렉스'를 가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학력',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마이너리티(비주류)', 이명박 대통령은 '성취'콤플렉스가 있었다.

최 소장은 이번 대선의 '빅3'인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게도 특유한 콤플렉스가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데 전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소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아버지콤플렉스'의 늪 속에 있었으나, 최근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 유신반대자와 민주화 인사를 과감하게 영입해 콤플렉스를 극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1차 인민혁명당 사건으로 수차례 투옥 경력을 가진 김중태씨와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으로 사형선고까지 받고 광주국민통합 2012의장을 맡고 있는 김현장씨를 영입한 것은 그러한 예라는 것.

그는 박 후보가 내세우는 '경제 민주화'도 아버지의 '정치 민주화' 결핍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배신콤플렉스' 때문에 박 후보가 연고적 신뢰성을 유난히 중시했으나, 친박계 2선 퇴진론을 계기로 박 후보와 각을 세웠던 김무성 전 의원을 선대위 총괄본부장에 중용하는 등 그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후보의 '독신자콤플렉스'는 "대한민국 국민과 결혼했다"고 했듯이 이미 초월했다고 평가했다.

최 소장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노무현콤플렉스'가 깊이 자리한 가운데 친노 색채를 빼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각계 각층의 인사를 영입해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한 것은 그만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 하지만 문 후보가 콤플렉스에서 확실하게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통합인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문 후보에게 진보인사 꼬리표도 일종의 콤플렉스로 봤다. 문 후보가 이런 '진보콤플렉스'를 개혁적 선비와 지사 이미지로 극복하려고 하지만 스팩트럼의 제한된 이미지를 우려했다. 때문에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민주당 국민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처럼 건전 보수인사의 과감한 영입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 소장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명예콤플렉스'를 지적했다. 그는 안 후보가 권력의지가 적을지 모르지만 "나는 남과 다르다"는 '명예콤플렉스'가 매우 강하다고 분석했다. 안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나 무형의 정치도 명예 콤플렉스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 소장은 안 후보가 확실한 국민적 명분이 주어지지 않으면 단일화 없이 독자 출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안 후보의 '엘리트콤플렉스(모범생 콤플렉스)'도 지적했다. 최 소장은 "엘리트 콤플렉스는 참신한 전문가 측근 및 흠결 있는 인사의 배제로 나타난다"면서 "최근 민주당 송호창 의원과 김성식 새누리당 전 의원 등의 합류는 이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노력의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정치는 냉정한 현실이기 때문에 명예 못지않게 현실적인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빅3 유머스타일은… 朴 '썰렁'-文 '소탈'-安 '사색'


박종진기자

요즘 대선전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상대 후보를 이기기 위해 온갖 방법이 동원되고 끝장 승부를 내려 한다. 대선 현장이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에겐 삭막하기 이를 데 없고 온정과 여유는 찾기 힘들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21세기 감성정치의 두 축은 '눈물'과 '유머'"라면서 '펀 리더십(Fun leadership)'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소장은 "박근혜ㆍ문재인ㆍ안철수 후보는 '밝은 얼굴상'으로 호감을 주지만, 이들에 게 멋있고 품격 있는 유머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최근 NLL논란과 정수장학회 등 민감한 현안대응시 여유로운 '유머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중 사석에서 유머를 가장 즐겼던 사람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고 유머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세계적으로 유머 정치를 가장 잘 활용했던 사람은 영국의 처칠 수상과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다.

최 소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 '썰렁개그'라는 말처럼 유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후보라고 평했다. 가령 "심장 무게 아세요? 두근 두근 합해서 네근이래요" "충청도 말로 개고기 먹을 줄 아세요는 개 혀?" 등 박 후보의 유머는 '썰렁'하지만 꾸준한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

문재인 후보는 항상 밝은 표정으로 말에 힘이 있고 소탈한 화법을 구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인기 TV 프로그램 '힐링캠프'의 진행자인 개그맨 이경규는 녹화 후 문 후보를 "유머가 있는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최 소장에 따르면 부인 김정숙씨가 유머가 풍부해서 문 후보의 냉철한 선비이미지를 보완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평상시 수줍어(shy) 하는 편이지만 방송체질로, 미리 생각해 낸 유머를 구사한다고 평했다. "복수혈전이 의학영화인줄 알았다" "성적표의 수는 알고보니 내 이름 수" 등이 그러한 예다.

최 소장은 "향후 TV 토론과정에서 유머는 정책과 네거티브공세보다 더 효과적"이라며 "한국정치의 변화와 감성정치를 위해 펀 리더십(Fun leadership)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