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농축산물부터 2차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전문화 경쟁 치열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소득수준 향상되고 해외 생활 경험 많아진 덕분이다. 해외에서 직접 구입한 식재료로 요리하는 음식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현상도 한 몫 한다. 이에 따라 미식가나 전문 요리사들이 주로 찾던 식품 전문 매장이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남대문 시장이나 북창동 골목 등지의 소규모 상가에서 종류 구분 없이 판매되던 식재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1차 농축산물부터 2차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제품 종류도 다양하다. 일반 매장에서 쉽게 구매하기 힘든 식자재를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동시에 신선한 식재료를 제 때 구매할 수 있어 찾는 이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30대 일반인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문턱도 많이 낮아졌다.

매일유업은 자연치즈 전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자연치즈 전문매장은 현재 SSG 푸드마켓 청담점, 신세계 백화점 본점을 비롯한 주요 백화점 식품관에 마련돼 있다. 기존에 치즈 코너는 와인 코너의 일부로 운영됐던 것이 사실. 이를 벗어난 전문 치즈 매장이 들어서며 치즈 초보자들이 손쉽게 원하는 제품 정보를 얻고, 필요한 치즈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SSG 푸드마켓 청담점은 약 300여종의 다양한 수입 치즈를 선보이고 있다. 희귀한 종류도 많다. 이들을 최선의 상태로 보관하기 위해 일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치즈셀러룸도 갖췄다. 국내 식품 매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시설이다. 특히 치즈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치즈 소믈리에가 판매 담당 직원으로 활동함으로써 소비자가 간편하고 신속하게 원하는 치즈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소공동 롯데 백화점 본점 지하 1층의 세계맥주 전문관에도 20~30대 젊은층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세계 유명 맥주와 희귀맥주를 공식 판매하는 전문 매장이다.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미국의 밀러, 일본의 아사히,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 독일의 바이엔슈테판헤페나 벡스 등 총 80여종의 수입 맥주들이 갖춰져 있다. 이는 기존 식품관에서 취급하던 맥주 품목 약 40 종류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막걸리나 사케 관련 전문 매장 외에 수입 맥주가 백화점에 독자적인 매장을 꾸린 것은 이곳이 처음이다.

일본 식품 전문점 모노마트는 일본 간장·된장 등의 소스를 비롯해 라면·우동, 오코노미야키, 다코야키, 각종 오뎅류, 과자, 반찬류 등 총 1,200여 점의 제품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일본식 생라면, 야키소바 등이 대표 제푸미다. 주로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다. 최근에는 '웰빙' 붐과 맞물려 일본 고유의 발효 식품인 낫토 제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지난 2001년 서울 동부 이촌동에 첫 선을 보인 모노마트는 현재 일산, 수원, 잠실 등 8개 지역에 점포를 냈다. 특히 각 점포들은 일본인 점원과 일식문화에 능통한 점원을 상주시켜 소비자가 제품 구입 시 일본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팁이나 레서피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유기농법을 활용한 1차 농축수산물 전문 매장도 호응을 얻고 있다.

풀무원에서 운영하는 친환경식품 전문 매장인 올가홀푸드는 생산자와 생산이력이 투명한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거친 채소만 판매한다. 이곳은 최소 15년 이상 친환경 농법을 고수해 온 생산자들을 '올가 마이스터'로 선정하고 이들이 기른 농산물들을 주로 선보인다. 특히 생산자의 얼굴과 연락처를 포장지 전면에 기입한 채소 상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으며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식품 전문 매장들은 특화된 상품을 앞세워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고들고 있다. 바야흐로 식품 전문 매장이 뜨고 있다.



김성환기자 spam001@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