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20주년 하이패밀리 송길원 대표1992년부터 '가정관련 사업' 교회 울타리 넘어 세상 끌어안기최근 양평 '계란교회' W존에 가정치유 센터 조성'가족 행복력 기르기'추진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모든 일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된다는 말이다. 반대로 공동체의 근간인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가족 구성원 사이의 갈등은 물론, 나아가 이들이 터잡고 있는 사회‧국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를 '가정의 위기' 시대라고 한다. 실제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가 중 이혼율 1‧2위를 다툴 정도로 가정(가족)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가정이 새롭게 조명되고 사회에 반듯하게 뿌리내려야 할 시기에 일찍이 가정의 본질과 가치를 주목하고 이를 교계뿐 아니라 사회에 인식시켜 '행복'을 확산시켜온 활동으로 새삼 주목받는 이가 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인 송길원(55)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송 목사는 1980년대 후반부터 산업화와 함께 붕괴되기 시작한 가정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1992년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를 통해 각종 가정관련 사업을 펼쳐왔다. 2002년에는 이름을 지금의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로 바꿔 달고 교회라는 울타리를 넘어 세상을 끌어안았다. 가정문화운동을 기본으로 하면서 혼혈인, 장애우, 성매매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범시민운동을 펼쳐 입법 성과를 이뤄냈고, 이런 노력으로 기관 최초로 대통령 표창(2004년)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기도 양평 숲속에 W-존(zone)이라는 가정 치유 회복센터를 조성해 가정의 가치를 통한 '행복'을 보다 넓게 전파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4일 '행복발전소' 소장인 송길원 목사를 만나 오늘날 가정의 의미와 우리 사회가 진정한 행복을 공유할 수 있는 혜안을 들어봤다.

- U.N이 세계 가정의 해(1994)를 선포하기 이태 전인 1992년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를 세워 '가정' 문제에 종합적으로 접근했는데 계기는.

"고신대 의과대학에서 교목으로 근무하면서 학생상담을 하다보니 그들 내면의 갈등과 고민의 뿌리가 가정과 닿아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던 중 '자신(인생)의 길'과 관련한 이어령 박사님의 말씀을 듣고 감명받아 국내에서 거의 생소한 가정사역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그 연장에서 '가정' 문제를 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를 설립했다."

-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초기에는 부부워크숍, 결혼예비학교 등 교육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했고, 자료집 발간을 활발하게 했다. 성희롱워크숍 자료는 큰 반향을 일으켜 여자대학교의 교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또 '가정을 교회처럼, 교회를 가정처럼'이란 캐치플레이즈를 내걸고 교회가 가정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했으며, 교회 내 가정을 주제로 한 전문적인 프로그램도 자리를 잡게 했다."

- 2002년에 연구소 이름을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로 개칭했는데 배경이라면.

"가정문화운동을 해오면서 실감한 것은 가정을 둘러싼 사회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노력을 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교회라는 울타리를 넘어 세상을 끌어안기로 했고 사회적 이슈들을 건드리며 사회적 울림을 가져오고자 했다.

- 그러한 NGO 활동으로 거둔 성과를 든다면.

"크게 기억나는 것은 10만명의 남성이 성매매 거절 서명운동에 참여해 '성매매방지법' 을 통과시켰고, 혼혈인 인권 개선을 위한 '다문화가족 지원법' 을 제정했으며, 건강한 가정살리기 운동을 전개해 '건강가정기본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또 조기유학에 따른 기러기가족을 위해 한국일보와 '기러기서포터즈' 행사를 펼쳤고, 화장(火葬)ㆍ수목장 장려운동이 사회적 공감대를 가져왔다.

- '가정'은 전통적이고 보수적이어서 기독교적 가정문화운동과 충돌도 있을텐데

"충돌이 없지 않지만 문화의 충돌이라기보다는 뿌리깊은 의식, 습관 때문인 측면이 강하다. 가령 제사의 경우 절을 하느냐 안하느냐 하는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게 본질인 만큼 그 방법은 여러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러한 지혜를 얻는 게 가정문화운동이다. 우리 사회의 혼수 문제도 이전부터 '결혼예비학교' '결혼다이어트' 프로그램을 통해 지혜롭게 풀어가는 법을 전하고 있다"

- 오늘날 '가정(가족)의 위기' 시대라고 하는데 원인과 대응책을 말한다면.

"사회가 풍요로울수록 정신적 고갈이 심화되고 양극화돼 가정의 본질과 가치을 잃어가고 있다. 예전과 같은 가정(가족)의 따뜻한 정이 가져다주는 다양한 교육적 기능이 사라지면서 '가족화'가 아니라 '개족화' 현상이 일반화되고 가정이 해체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빈부격차, 양극화보다 심각한 것은 '행복격차'이다. 따라서 가정의 본질과 가치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행복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하이패밀리' 를 출범한 것도 가정을 통해 행복력을 기르기 위함이다."

- 지난 7월 경기도 양평에 '계란교회'를 세워 주목을 받았는데 그곳에 가정 치유 회복센터인 W-존(zone)을 조성하는 취지는.

"계란교회는 새로운 부활과 생명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세계에 자랑할만한 한국의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W-존은 부부ㆍ가족을 위한 복합시설 공간으로 가정문화의 변화를 반영했다. 즉 속도가 중시된 '추월의 시대'를 지나 느림과 명상이 필요한 '초월의 시대'에 부응해 조성하고 있다."

- 가정문화운동과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은.

"기존의 교육과 프로그램에 내실을 기하면서 사이버대학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공간의 한계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가정을 통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송길원 하이패밀리 대표는

고신대와 동대학원, 이어 고려대학교 대학원(상담심리)을 수료한 후 미국에서 '가정사역'에 관한 논문으로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하이패밀리 대표, 숭실대학교 기독교학 대학원 겸임교수, 저출산 고령화 시민연대 공동대표, 커뮤니케이션 포럼 '은유와 상상'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송길원의 행복통조림> <말, 3분이면 세상을 바꾼다> <행복한 가정을 세우는 40일 새벽기도> <나는 해피 홈으로 간다> <마음사전, 비움과 채움> 외 60여권이 있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