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만든 퀸메이커들김무성 선대본부 진두지휘, 유정복·홍문종 조직 관리김종인 경제민주화 조언, 김성주 여성 표심 공략정몽준·이재오 외곽 지원, 문화계 유세 분위기 돋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대근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박근혜''를 만든 장본인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자신이다. 그만큼 이번 대선에서 박 당선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일각에선 대선전을 '박근혜 1인 대 야권'의 대결로 비유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의 대선 영향력을 고려하면 그러한 분석이 나올 법하지만 그래도 박 당선인의 승리에는 이른바 '박근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더구나 오차범위 내의 박빙 승부에서 박 당선인이 승세를 유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따돌릴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의 응원 덕이었다.

이처럼 박 당선인을 탄생시키는데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역할을 했지만 핵심적 역할을 한 주역들은 그리 많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이들은 크게 박 당선인 측근 그룹과 외부 영입파, 당내 비박계 출신, 외부 정책참모그룹, 원로그룹, 보좌관 그룹, 문화계 인사들로 세분해 볼 수 있다.

이들중 상당수는 대통령직 인수윈원회나 예비내각(섀도 캐비닛)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측근 그룹

이번 대선의 1등 공신은 '친박(친 박근혜)'계로 이들은 대선 컨트롤타워인 선대본부 안팎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먼저 선대위에서는 김무성 총괄선대부본부장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김 본부장은 친박계 좌장이라 불릴 정도로 박 당선인의 최측근이었지만 지난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박 당선인과 멀어졌었다가 이번 선거에서 선거 사령탑으로 기용되면서 다시 박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복귀했다. 김 본부장이 없었으면 선대위가 굴러가지 않았을 것이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특유의 카리스마와 친화력으로 선대위를 효율적으로 지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정복 직능본부장과 홍문종 조직본부장은 각각 직능과 조직을 관리해 조직표를 다졌고,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은 균형적인 시각으로 선거 상황을 무리없이 관리했다는 평이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전임 김병호 전 의원의 낙마 이후 공보팀을 잘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고, 윤상현 총괄수행단장도 박 당선인이 부족하다고 지적받는 '소통'을 보완시켜주었다. 이주영 특보단장은 주요 현안에서 박 당선인에게 중도적 견해를 조언했으며, 이학재 비서실장은 박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당에서는 황우여 대표가 일찌감치 호남으로 내려가 밑바닥표 다지기에 '올인'하면서 당내 선거운동의 전범을 보였다는 평이다. 이한구 원내대표와 진영 정책위의장은 원내와 선대위를 오가며 정책을 조율하고 원내 선거전을 이끌었다.

최경환 의원은 박 당선인의 측근 중에 측근으로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다 지난 10월 물러난 뒤 백의종군하며 박 당선인의 표를 모았다. 유승민 의원은 정책 브레인 역할을 했으며 김재원, 서상기, 한선교, 황영철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은 대선 전방에서 야당과 맞서며 정책과 조언을 제시했다. 조원진 불법선거감시단장과 김회선 부단장은 네거티브 대응을 이끌었다.

친박계 실무진도 박 당선인 곁을 지키며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및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권영진 선대위 전략조정단장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서장은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신동철 총괄본부 여론조사단장과 함께 선거 전략을 짜는데 주력했다. 백기승 공보위원은 경험에 바탕한 실무적 공보전략을 주도했고, 장경상 전략기획팀장은 구체적인 전략과 기획의 초안을 작성했으며, 조인근 메시지팀장은 메시지의 기초작업을 이끌었다.

외부 영입파

이번 대선에서 외부 영입파의 역할은 지대했다. 우선 야권의 전유물이었던 '경제민주화' 의제를 빼앗아 온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돋보인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 세부 공약을 놓고 친박(친박근혜) 핵심 그룹 및 박 당선인과도 여러 차례 충돌했지만 대선 마지막까지 의리를 지키며 박 당선인의 조언자 역할을 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공천개혁과 권력형 비리 척결 등 실질적 개혁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박근혜 식' 정치쇄신안의 입안자로 활약했다. 김성주 공동 선대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취약 지지층인 2030세대, 여성 표심 공략을 위해 전방위로 활동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김경재기획담당특보는 호남 공략과 박 당선인이 과거사 논란에서 탈피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정책 참모 그룹

이번 대선에서 공약의 중심을 잡은 핵심 참모들의 역할은 컸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을 필두로 정책통인 안종범 의원, 강석훈 의원, 최외출 영남대 교수, 김영세 연세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2007년부터 박 당선인과 외부 전문가의 수업에 참여한 '5인 공부모임' 출신으로 2007년 '줄푸세'에 이어 2009년'원칙이 바로선 자본주의'등 박 후보의 대표적인 경제 철학 골격을 짰다.

그밖에 김장수 전 국방장관은 외교ㆍ.안보 분야를,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실물 경제 분야를 조언했다.

가신그룹, 비박(非朴) 합류인사 外

박 당선인이 1998년 정계입문 이후 15년간 고락을 함께 한 보좌진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지난달 지난 2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이춘상 보좌관과 정책을 담당하는 이재만 보좌관, 메시지를 담당하는 정호성 비서관 그리고 일정을 담당하는 안봉근 비서관이 바로 그들이다.

이 이외에도 이준석 전 비대위원과 손수조 당 미래세대위원장, 청년특보를 역임했던 김상민 의원 등 일명 '박근혜 키즈(kids)'들 역시 20~30대 표심을 가져오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비박(비 박근혜)계로 분류됐던 인사들도 '박근혜 대통령'만들기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재오 의원을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고 원희룡ㆍ나경원 전 의원도 박 후보 지지에 나섰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박 당선인 승리에 일조했다. 안형환ㆍ조해진ㆍ박선규ㆍ정옥임 대변인도 이번 선거에서 캠프 핵심 역할을 맡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김진홍 전 뉴라이트 상임의장, 이석연 변호사 등은 선거 과정에서 박 당선인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보수 대결집을 이루는데 상당한 힘을 더했다.

문화계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탄압의 상징처럼 되온 김지하 시인이 박 당선인에 지지를 보내 '독재자의 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일정 부분 일신시켰고, 배우 최불암ㆍ이순재ㆍ송재호씨, 가수 설운도ㆍ김흥국ㆍ송해씨, 5촌 조카인 가수 은지원씨, 격투기 선수 최홍만씨, 씨름선수 이봉걸씨 등도 박 당선인을 지지하며 유세 현장에서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