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아웅 산 수 치 '미얀마 프로젝트' 손잡나박근혜 대선때 '비장의 카드' 수 치, 29일 방한 면담현실화 가능성 높아져 남북관계 개선 돌파구 될 듯

박근혜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오는 28일 방한, 대통령 당선인과의 면담이 예정되면서 박 당선인이 대선 후보 때 비장의 카드로 준비했던 '미얀마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주간한국이 단독 보도(제2445호, 2012년 10월 8일자 발행)한 '미얀마 프로젝트'는 한국-미얀마-북한이 연계돼 3국이 '윈-윈(win-win)'하는 전략으로 한국은 발전된 제 분야 기술을 미얀마에 전수하고, 북한은 그에 따른 인력을 제공하며, 미얀마는 수익의 대가를 자국의 풍부한 자원으로 한국과 북한에 지급하는 내용이다.

수 치 여사는 3박4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동안 2월 1일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지도자의 만남과 관련,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두 분은 만남을 통해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아시아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여성 지도자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수 치 여사의 방한 과정과 국내 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수 치 여사가 방한하는 주목적은 당선인과의 만남에 있다"며 "이(만남)를 통해 미얀마에 대한 한국의 대규모 지원 방안이 공론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당시 '미얀마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한 대북전문가 J씨는 "한국의 미얀마에 대한 대규모 지원은 '미얀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향후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발전은 물론,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웅 산 수 치/연합뉴스
J씨에 따르면 '미얀마 프로젝트'는 지난해 대선 여론의 분기점이었던 추석을 전후해 박 당선인과 경쟁자인 문재인ㆍ안철수 후보와의 지지율이 박빙으로 전개됨에 따라 두 후보와의 차별화와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 마련됐다.

우선 '차별화'와 관련, '미얀마 프로젝트'는 퍼스트레이디로서의 국정 경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등 문재인ㆍ안철수 후보에게는 없는(부족한) 박 당선인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대책이었다. '대선 공약 이행'과 관련해서도 박 당선인이 약속한 복지와 일자리 창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획기적인 방안으로 제안됐다.

한마디로 '미얀마 프로젝트'는 '지도자 '를 위한 맞춤형 전략으로 당시 정치전문가들은 대선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승부수로 평가하였다.

북한ㆍ미얀마 놀라운 변화

이러한 '미얀마 프로젝트'가 성안된 것은 북한과 미얀마의 급격한 변화와 관련 있다. J씨는 "북한은 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장성택 등 이너그룹이 '경제'에 올인하고 있다"며 "특히 외화벌이를 위해 북한 인력을 대거 주변 국가에 진출시키고 있는데 미얀마에도 적잖은 북한인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간한국은 지난해 10월 8일 자(제2445호)에 '미얀마 프로젝트'를 단독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 인력은 북ㆍ중 국경지대 도시는 물론, 러시아 연해주와 사할린 등으로 광범위하게 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의 훈춘, 도문, 단둥 등 국경지대 도시에는 중국 측의 요구로, 또는 북한의 자체 판단에 따라 외화벌이와 생활필수품 공급을 위해 하루 200~300명의 북한 주민이 국경을 넘고 있다.

북한 인력은 러시아 연해주, 사할린에도 진출, 농업ㆍ수산ㆍ임업 분야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는 가스, 석탄을 생산하는 공장에 북한 노동자가 많이 늘었고, 심지어 원양선단을 타고 고기잡이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J씨는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인력을 대거 국외로 내보내는 만큼 '미얀마 프로젝트'에 그들을 참여시킨다면 '경제'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민주화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도 '미얀마 프로젝트'를 현실화 하는데 동력이 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조언을 해온 당선인 측 국제관계 전문가 C씨는 "미얀마는 아웅 산 수 치 여사를 중심으로 군정에서 민간 정부로 이양되는 과도기에 경제개발에 전력하고 있다"며 "아웅 산 묘소 폭발사건(1983년)이 상징하듯 북한과도 인연이 깊어 '미얀마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 고 진단했다.

현재 미얀마는 50여 년 만에 움트고 있는 개혁 및 민주화 바람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고, 그 중심에는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 치 여사가 있다. 또한 2011년 4월 취임한 군부 출신의 개혁파 테인 세인 대통령이 일련의 개혁 조치를 취하고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를 가속화하면서 경제개발에 전력하고 있다.

이러한 미얀마의 경제개발 '롤모델'은 한국이다. C씨는 "미얀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압축성장이나 중동 건설 붐 등 한국의 발전 모델을 자국에 적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한국 건설업체들의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국내 건설이 오랜 불황으로 침체되고 건설사들이 잇따라 도산하는 상황에서 '미얀마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의 돌파구가 될 수 있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다목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얀마 프로젝트'는 건설 분야 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분야도 다양해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회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에선 건설 침체에다 중동의 건설 붐마저 하강하면서 해외 건설 중장비가 대량으로 국내에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중장비는 오갈 데가 없어 방치되다 보니 건설업체의 부채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J씨는 "국내 건설업체가 미얀마에서 건설 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남아도는 중장비를 활용할 수 있고,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 인력을 활용하면 남북이 '윈-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기업은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북한은 인건비를 달러로 받는 대신 미얀마에서 2모작, 4모작으로 풍부하게 생산되는 쌀을 싼 값으로 구입하면 그들의 현안인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수 치 '만남'주목

'미얀마프로젝트'에는 당선인과 수 치 여사의 만남이 핵심 내용으로 돼있다. C씨는 "수 치 여사가 한국의 경제발전을 롤모델로 삼는 데다,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어서 박 후보와의 만남은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미얀마 프로젝트'는 미얀마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이어서 오히려 수 치 여사가 관심을 갖고 박 후보와의 만남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대선 비장의 승부수였던 '미얀마프로젝트'는 선거기간 내내 최측근을 중심으로 심도있게 논의됐지만 끝내 수면 아래에 머물렀다. C씨는 "당시 캠프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대응이 최우선 과제였고, 박 후보가 수 치 여사를 만나기 위해 국내를 비운다는 것에도 반론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은 '미얀마 프로젝트'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더욱이 프로젝트의 핵심 내용인 박 당선인과 수 치 여사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여기에 북한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한 것도 '미얀마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북한은 신년사에서 북과 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북남 관계를 전진시키자는 유화기조를 나타냈다.

박 당선인도 대북정책 공약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며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라면 북한의 지도자와도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J씨는 "'미얀마 프로젝트'의 전제이자 기반은 남북한의 신뢰"라며 "정치색이 옅은 경협과 같은 경제를 통해 남북이 신뢰를 쌓는 것도 방법인데 그런 점에서 '미얀마 프로젝트'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경제 부흥을 위해 당장 필요한 것은 인프라 구축으로 박 당선인과 수 치 여사와의 만남에서 한국의 지원 얘기가 나온다면 그(인프라) 부분에 집중될 것"이라며 "남북ㆍ미얀마가 윈-윈하는 '미얀마 프로젝트'가 수면 위에서 빛을 보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실제 박 당선인과 수 치 여사의 만남을 앞두고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두 지도자 간의 면담은 한국과 미얀마의 경협이 핵심 내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수 치 여사가 미야마의 인프라 구축에 한국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러한 미얀마 인프라 구축 과정에, 또는 한국-미얀마 경협에 북한이 참여하게 된다면 '미얀마 프로젝트'는 비로서 현실화 되는 셈이다. 아울러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 남북관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박 당선인과 수치 여사의 만남에 국내는 물론, 주변 4강을 포함한 해외까지 관심을 갖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