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송 개인전 'RED MOUNTAIN GREEN SEA'히말라야·차마고도를 오가며 경험한 위대한 감동흙벽화 기법 현대적 재해석공아트스페이스 19일까지

RED MOUNTAIN GREEN SEA, 130.5×162㎝, 2012, 이종송作
'움직이는 산' 등의 연작을 통해 전통 흙벽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진경산수를 추구해 온 이종송 작가가 원시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히말라야ㆍ차마고도와 나눈 교감과 감동을 그만의 독자적인 기법과 예술적 감수성으로 표현해 선보인다.

서울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3월 19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RED MOUNTAIN GREEN SEA'에서 작가는 히말라야와 그 자락에 위치한 고대 무역로 차마고도(茶馬古道)를 오가며 경험한 위대한 자연에 대한 감동을 오롯이 작품으로 담아냈다. 전시장 1층의 차마고도와 히말라야 영상기록 현장사생 스케치, 2층과 3층에 한 벽을 가득 채운 대작들에서는 작가의 부지런한 발품과 영혼의 울림이 생생하게 전해온다.

작가는 스케치를 통해 생동하는 자연의 활력과 이를 고요히 둘러싸고 있는 투박한 산의 풍광을 담은 후, 작가만의 공간감과 색채, 질감으로 재구성했다. 파도가 굽이치듯 흐르는 산세와 그 사이로 흐르는 물은 원근감을 벗어난 듯이 새로운 볼륨감으로 자리하고, 색과 질감은 작가의 감정의 흐름에 따라 실재한 풍광보다 더욱 강렬하게 혹은 고요하게 표현됐다.

'RED MOUNTAIN GREEN SEA'라는 제목에서 보듯, 철저한 현장 사생을 통한 그의 작품 속에는 히말라야와 차마고도의 식생(植生)이 고스란히 자리한다. 뜨고 지는 해를 따라 붉게 물드는 히말라야의 험준한 산세는 붉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산으로 표현되었으며, 굽이치듯 이어지는 절벽과 협곡 사이를 흐르는 옥빛의 물을 간직한 차마고도는 푸른 빛이 감돈다.

특히 작가가 자연 속에 느낀 경이로운 감동과 교감의 기록은 흙벽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변용하고 재해석한 제작 방식으로 극대화된다. 직접 황토를 수비(水飛)하고 석회를 가공해 만든 소석회를 캔버스 위에 켜켜이 바른 후 갈아내어 질감을 만들고, 그 위에 천연안료를 이용해 원시의 모습을 간직한 산의 풍경과 느낌을 담아내 '이종송'만의 진경산수로 새로이 탄생했다.

모든 생명을 고요히 품어내는 산에서 느껴지는 감동의 울림을 전통적 재료의 연구와 철저한 현장의 사생, 그리고 이를 재구성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버무려진 이번 전시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일상성을 넘어서는 인간의 존재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02)730-1144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