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만에 돌아온 가왕 조용필19번째 정규앨범 발매 23일 데뷔 45년만에 첫 쇼케이스인터넷 생중계로 '혁신 행보' 아이돌 일변 음악시장 변화 기대

전 세대를 아우르고 전 장르를 품었던, 그래서 '가왕'이라는 칭호를 유일하게 얻은 조용필. 그가 19집'헬로'를 들고 돌아온다. 무려 10년 만이다. 2003년 18집'오버 더 레인보우'가 이전까지 마지막 정규 앨범이었다.

대규모 투어 일정도 잡았다. 5월31일부터 6월2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대전(6월 8일) 의정부(6월 15일) 진주(6월 22일) 대구(6월 29-30일) 등지에서 19집 발매 겸 데뷔 45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연다. '영원한 현역'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조용필의 컴백을 다각도로 짚어봤다.

▲장르 망라 전설은 계속된다

이번 앨범에는 여느 앨범보다 장르적 스펙트럼이 넓다. 27일 공개된 앨범 트랙은 록과 팝을 기본으로 발라드와 일렉트로닉까지 섭렵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워낙 오랜 만에 나오는 앨범이기 때문에 조용필 개인적 취향을 고려하기보다 다양한 취향의 대중을 배려한 것으로 읽힌다.

2번 트랙인 타이틀곡'헬로'는 록을 기반으로 한 댄서블한 리듬의 팝 록 곡이다.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인상적인 노래다. '바운스'는 어쿠스틱 기타 리듬과 피아노 연주를 담은 팝 록이며, '걷고 싶다'는 고요하게 시작되지만 장엄한 스케일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가미된 발라드다.

이 밖에도 경쾌한 사운드의 록인 '충전이 필요해', 브리티시 록의 강한 비트의 감성적인 발라드가 어우러진 소프트록 '말해볼까', 피아노와 기타 연주가 어우러진 모던록인 '설레임', 일레트로닉 사운드에 기타와 오케스트라 연주가 조화를 이룬 '그리운 것은'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트랙리스트를 살펴보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와 형식을 접목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장의 자신만만한 여유와 여전한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다.

▲영원한 오빠 시대를 품어라

환갑이 넘었지만 조용필은 여전히 오빠로 통한다. 10년 만에 돌아온 그가 새 노래를 알리는 방식에서 변화를 보이는 점은 반길 만하다. 여느 아이돌그룹 못지않은 대대적인 프로모션으로 업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그의 변화가 가장 많이 묻어나오는 부분은 온라인 쇼케이스다. 조용필은 4월23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19집 신곡을 처음 선보이는 '프리미어 쇼케이스-헬로!'를 개최한다. 데뷔 45년 만에 처음 여는 앨범 쇼케이스로 네이버뮤직을 통해 생중계된다.

우승현 네이버뮤직 팀장은 "레전드급 가수가 인터넷 플랫폼에서 새로운 시도를 펼친다는 것은 상당히 혁신적인 행보"라며 "기존 팬들뿐 아니라 인터넷의 주요 이용자인 젊은 층들도 이 공연을 통해 우리나라도 조용필과 같은 거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앨범 프로모션 과정도 변화가 느껴진다. 순차적으로 재킷 커버와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고 의미를 자세히 설명했다. 온라인 마케팅에 중점을 두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모습이다.

조용필의 소속사 YPC프로덕션은 "앨범 재킷 이미지는 조용필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자 대중과 소통하는 공간인 공연장의 무대에 쏟아지는 형형색색의 조명들을 형상화 한 것"이라며 "그 사이를 뚫고 등장하는 조용필의 자필 글씨인 '헬로'는 10년 만에 대중과 새로운 음악과 공연으로 만나는 설렘과 반가움, 그리고 인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거장의 귀환 시장을 움직여라

조용필의 등장이 음악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2000년대 이후 가요계는 10대 팬덤을 중심으로 한 아이돌 세력이 주도권을 잡았다. 중장년층이 시장 밖으로 내몰리며 깊이와 연륜 있는 음악도 시장에서 힘을 잃었다.

조용필의 귀환이 이 같은 기형적인 산업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것을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가 중장년층은 물론 10,20대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 평가받기 때문이다. 쇼케이스 무대에서 후배들이 트리뷰트 무대를 꾸미는 것도 세대간의 소통을 조용필이라는 키워드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조용필 측 관계자는 "평소 조용필을 존경해왔던 후배가수들이 가수 생애 처음으로 쇼케이스를 여는 조용필의 무대에 함께 출연해 헌정 무대를 꾸민다는 게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쇼케이스는 단순히 조용필의 새 앨범 발매를 홍보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실제 콘서트와 가까운 무대와 사운드로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다.



김성한기자 wi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