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70㎡ 국내 최대 규모 자랑 분홍·노랑·하양 등 다양한 빛깔 덩굴·터널·동물 모형으로 반겨야간엔 형형색색 조명 환상적 주변에 야생화 단지·향토문화관도

경기도 부천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도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이를 상징하듯이 복사골 예술제,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 부천 무형문화엑스포, 부천 국제 학생애니메이션페스티벌, 부천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천 국제만화축제 등이 부천시의 6대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문화 도시 부천은 녹지 면적이 넓어 생태 도시로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생태 도시인만큼 식물상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꽃도 많이 핀다. 아마 우리나라의 도시 가운데 부천시만큼 다채롭고 화려하게 꽃이 피는 곳도 드물 것이다. 그 가운데 진달래, 벚꽃, 복사꽃, 철쭉꽃, 장미 등이 부천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꽃이다.

부천의 봄꽃 향연은 진달래가 스타트를 끊는다. 원미산 자락 3만여㎡ 면적에 3만 여 그루의 진달래꽃이 군락을 이뤄 피어 장관을 이룬다. 해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략 4월 중순을 전후해 진달래가 만개한다. 진달래의 뒤를 이어 도당산 벚꽃이 부천의 봄을 수놓는다. 보통 4월 중순 무렵부터 4월 하순 사이에 1.8km에 이르는 벚꽃길에 1천여 그루의 벚나무가 연분홍빛 꽃잎을 활짝 피운다.

벚꽃의 뒤를 이어 복사꽃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예로부터 부천 소사는 복숭아로 유명하여 교과서에 지역특산물로 실리기도 했다. 도시화가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이제는 복숭아밭의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해마다 4월 하순부터 5월초 사이면 춘덕산 기슭에 복사꽃이 활짝 핀다. 부천 봄꽃의 피날레는 철쭉이 장식한다. 해마다 고리울 선사문화제가 열리는 고강 선사유적공원의 철쭉동산이 5월 중순부터 하순 사이에 붉게 물드는 것이다.

다양한 빛깔로 피어나는 100만 송이가 넘는 장미꽃

분홍빛 장미와 연노랑 장미가 어우러졌다.
5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도당산 북쪽 기슭의 장미꽃동산이 다양한 빛깔로 물들기 시작하다가 6월 초부터 10일 사이에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후 6월 내내 요염한 장미꽃의 향연이 이어져 탐방객들의 눈을 호사시킨다. 도당공원 내에 있는 백만송이장미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부천시에서 1998년부터 15만여 그루의 장미나무를 심으면서 조성된 테마 공원이다. 장미나무 한 그루당 7~10송이의 장미꽃이 피어나므로 최소 1백만 송이의 장미꽃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백만송이장미원'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곳에는 단일 장미공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4,270㎡에 걸쳐 장미꽃밭이 펼쳐진다. 단순히 붉은 장미만 피는 게 아니라 분홍, 노랑, 하양 등 다양한 빛깔의 장미가 장미꽃동산을 물들여 환상적이다. 더욱이 장미꽃이 덩굴, 터널, 아치, 벤치, 원두막 등의 형태나 코끼리, 악어, 소 등의 동물 모형으로 피어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물론 연인들의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장미원 입구 분수대에서는 물이 뿜어져 나와 관람객들을 즐겁게 하며. 야간에는 장미꽃 터널에 200여 개의 LED 조명과 전기 폭죽형 조명등이 켜져 한결 분위기를 돋운다.

또한 김현숙의 '백장미', 정공채의 '흑장미', 김동준의 '장미' 등 장미를 소재로 시를 쓴 시인들의 시비 10여 개가 세워져 있어 문학의 향기에도 젖어들 수 있다. 아울러 원미아트오케스트라의 '음악으로 전하는 장미꽃 향기' 연주회와 부천국악사랑회의 '국악한마당' 행사도 열리는 예술의 공간이기도 하다.

야생화 단지와 도 둘러볼 만해

백만송이장미원 주변에는 약 10,900m²의 면적에 2만5천여 본의 들꽃이 심어져 있는 야생화 단지도 있으며 야생 수목원과 야외 공연장, 모험체력장, 배드민턴장, 미로원 등의 시설물도 설치되어 있다. 6~7월이면 백만송이장미원에는 평일 7천~8천 명, 주말과 휴일에 2만~3만 명이 찾아오며 여느 유명한 장미동산과 달리 입장료도 없어 더욱 인기를 끈다.

장미꽃으로 장식된 아치형 터널
백만송이장미원 인근에 있는 도 들러볼 만하다. 면적 217.8㎡의 아담한 공간에 부천의 향토역사자료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전시해 놓았으며 유물관과 역사관으로 나뉘어 있다.

유물관에는 선사시대 유물과 고강동에서 출토된 청동기시대의 유물, 영조의 10번째 딸인 화유옹주의 묘에서 출토된 유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역사관에는 부천의 역사를 보여주는 연표와 문화유적분포도, 부천의 인물과 무형문화재, 민속놀이 등 부천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개관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월요일과 국정공휴일은 휴관한다.

■ 찾아가는 길

부천 나들목에서 경인(120번)고속도로를 벗어난 다음, 내동4거리(좌회전)-내촌4거리(우회전)-민방위교육장 입구(좌회전)-도당동 주민센터를 거쳐 도당공원으로 온다.

대중교통은 1호선(경인선) 부천역(북부)에서 12, 661, 70-2번 버스 등을 타고 도당동 주민센터 입구에서 내린다.

백반송이장미원 입구의 분수대
■ 맛있는 집

부천시 심곡동의 솟대한정식(032-665-5923)은 전통 생활도구들과 장신구들로 장식된 아늑하고 예스러운 온돌방에서 푸짐한 한정식을 받아볼 수 있는 맛집이다. 솟대특정식(3만원), 솟대일품한정식(2만원), 솟대한정식(1만5천원) 등 세 가지가 주메뉴이며 오후 3시까지는 점심특선(1만원)도 낸다. 이 집의 특징은 3층 건물 중에 2~3층을 민속박물관으로 꾸며 놓은 점이다. 다양한 소품과 농기구를 비롯해 70여 개의 밀랍 인형들이 옛날 생활풍습을 생생하게 연출하여 어린이부터 노년층은 물론 외국인 손님들도 무척 흥미롭게 둘러보는 부천의 이색 명소다.


부천향토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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