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관현악단 시절의 리설주
장성택 숙청과 관련, 여러 설이 나무하고 있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끈 루머는 장성택과 김정일 제1위원장 부인인 리설주와의 부적절한 관계설이다.

11일 국내 한 매체는 북한 소식통의 말을 빌려 “지난 8월 북한 예술단원들이 포르노 동영상을 찍고 유포시킨 혐의로 처형됐던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동영상에서 장성택과 리설주의 부적절한 관계가 발각됐다”고 보도했다. 당에서는 리설주를 집중 추궁했고 리설주는 결국 장성택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자백, 격노한 김정은은 주변의 만류에도 고모부인 장성택의 숙청을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이 설은 북에서 리설주가 활동한 은하수 관현악단 단원들이 대거 처형된 것이 알려지면서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졌다. 장성택이 은하수 관현악단을 활성화하고 일각에서 리설주를 김정은 제1위원장에 소개한 것이 장성택이라는 말이 돌면서 소문은 더욱 증폭됐다.

그러나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한결같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베이징의 북한 소식통은 “북한을 너무 모르는 악의적인 험담”이라고 잘라 말했다. 소식통은 “리설주가 언제 결혼했는지부터 살펴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리설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 김정은 제1위원장과 결혼했고, 이럴 경우(로열패밀리) 사전에 리설주의 가문부터 병력(病歷), 처녀성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항간에 떠도는 ‘부적절한 관계’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북한 고위층과 인연이 있는 베이징의 또다른 소식통은 “리설주가 은하수 관현악단에서 활동했지만 집안도 괜찮고 성품도 좋아 김정은과 결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1997년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최고위층 인사인 황장엽(2010년 10월 사망) 전 북한노동당 비서는 한국에서 ‘기쁨조’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에 놀랐다고 한다. 북한에 없는 생소한 단어인데다 남한에서 말하는‘기쁨조’라는 것이 북한에 없다는 게 황장엽 전 비서의 설명이었다. 물론 북한에도 여흥을 위한 악단이나 서비스를 하는 여성들이 있지만 남한에서 의미하는 북한 고위층의 ‘성적 노리개’같은 기쁨조는 없다는 견해였다.

장성택-리설주 불륜설 또한 마찬가지다. ‘장성택 숙청’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에서 파생된 억측에 다름없다. 또한 장성택 처형이라는 상식을 벗어난 김정은 체제의 북한을 폄훼한 측면이 강하다. @hankooki.com



박종진기자 j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