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한민국' 전 세계에 선포… '구체적 비전' 남북관계 대변화 독일 드레스덴공대서 구체적 '통일 구상안' 밝히고 전 세계 공동참여 제안'통일대박론' 사실상 첫 걸음… 북한 일부지역 세계적 도시 탈바꿈 계획도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네덜란드와 독일을 국빈방문 한다. 이번 순방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대목은 독일 방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독일 방문기간에 드레스덴공대에서 세계의 관심을 모을 연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새롭고 구체적인 '통일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복수의 청와대 소식통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번 독일 드레스덴 연설을 통해 통일대한민국 준비를 위한 이른바 '드레스덴 독트린'을 발표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이 독트린에서 통일 이후 통일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통일대박 프로젝트 안을 밝히고 이 프로젝트에 세계의 공동참여를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번 연설은 박 대통령이 밝힌 '통일대박론'을 현실화하는 사실상 첫 발걸음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 이후 남북정세가 급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독일 연설 이후 정세급변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지난 2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오는 28일 구동독지역 대표적 종합대학이자 독일 5대 명문 공대 중 하나인 드레스덴공대를 방문해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네덜란드와 독일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6일~29일 동안의 이번 독일 방문에서 박 대통령은 집권 2년차에 제시한 '통일대박론'과 관련된 연설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더욱 구체화된 통일구상을 발표할 계획이다. 통일 이후 유럽 최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독일의 사례를 거울삼아 '통일대박'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내놓는다는 것이다.

연설 내용은 통일대한민국의 구체적인 비전 제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이번 연설을 두고 "박 대통령의 연설은 '통일 독트린'이나 '드레스덴 선언'등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26일 독일총리와 면담후 27일 작센주 드레스덴을 방문해 드레스덴 공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수여받고 그 자리에서 통일문제를 언급하며 연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대목은 박 대통령이 굳이 작센주 최대 도시인 라이프치히 등 역사 문화도시를 제치고 드레스덴을 방문하는 이유다. 왜 박 대통령이 통일 프로젝트 첫 단추를 꿰는 장소로 드레스덴을 선택했는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드레스덴의 역사적 배경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드레스덴은 한 때 독일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독일 문화 예술의 메카로 꼽혔다. 하지만 과거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연합군의 무차별공습으로 거의 황폐화되다시피 했다. 종전 후 독일은 옛 공산주의 진영인 소련군이 주둔하는 동독과 자유진영의 서독으로 나뉘었다. 드레스덴은 동독 진영에 포함돼 있어 발전이나 개발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낙후된 도시로 전락했다.

독일이 통일된 직후에도 드레스덴은 거의 파괴된 도시로 어느 누구도 찾지 않는 도시였으나, 이후 통일독일은 드레스덴을 계획도시로 성장시켰고 현재는 독일 내 대표적인 문화 예술의 도시로 부활했다. 그 결과 이 도시는 세계적으로 관광객들이 꼭 들러보는 관광코스가 돼 현재 한해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국제도시로 거듭나 통일독일의 번영을 상징하는 도시로 알려졌다.

또한 드레스덴은 독일통일의 업적을 이룬 헬무트 콜 서독 총리가 1989년 12월 19일 "내 목표는 한결같이 우리 민족의 통일"이란 연설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박 대통령이'통일대박론'에 따른 '독트린' 또는 '선언문'을 발표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로 드레스덴을 선택한 내막에는 이런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통일대한민국을 준비하고 있는 박 대통령이 독일을 그 모델로 삼고 있는 것과 더불어 드레스덴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북한 지역 발전에 대한 비전제시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을 모델로 북한의 일부 지역을 세계적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한국도 통일이 이뤄질 수 있고 통일이 될 경우 북한의 도시 여러개를 드레스덴처럼 계획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대박론' 북한 살린다

또 박 대통령은 통일이 될 경우 막대한 통일 비용 문제도 제 2, 제 3의 드레스덴을 만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내용 역시 연설에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 후 북한 일부 도시를 드레스덴처럼 개발할 경우 세계적인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고 그로 인해 통일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치권과 외교가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독트린 발표 이후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정세가 급변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이후 한반도 통일을 위해 세계 각국이 '통일대박론'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은 해외 정상들과 긴밀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의 독일방문에 대해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간의 정상회담 및 만찬에선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과 통일협력,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정세, 여타 지역 정세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이번 독일 방문은 동서독 통일과 통합을 이뤄낸 독일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양국 간 전방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남북한 통일에 대비해나간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독일 방문에 앞서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NSS)에서 개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를 통해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의 책임을 강조하고,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 아래 국제핵안보체제의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NSS는 지난 2009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프라하 연설'제안을 계기로 발족한 안보 분야에서의 세계 최대 정상회의체로서, 이번 3차 회의엔 박 대통령을 포함해 전 세계 53개 나라 정상들과 유엔(UN),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럽연합(EU), 인터폴 등 4개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다. 제2차 NSS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12년 12월 서울에서 열렸다. NSS 개회식에선 박 대통령 외에도 루터 총리와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각각 선도연설을 한다.

박 대통령은 루터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핵안보정상회의의 전임 및 현 의장국으로서의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재확인하고, 에너지, 과학기술, 농업, 원자력 분야 등에서의 호혜적 실질협력 강화방안과 지역 및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주 비서관이 전했다.

또 박 대통령은 NSS 참석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각각 양자 회담을 하는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한미일 정상회담도 가질 계획이다.

이밖에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 공식 수행원은 네덜란드의 경우 윤병세 외교부 장관, 이기철 주네덜란드 대사,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주 수석,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 신동익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김형진 청와대 외교비서관, 최종현 외교부 의전장, 하태역 외교부 유럽국장 등 모두 11명이다.

독일 방문에는 외교부 윤 장관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재신 주독일 대사, 청와대 유민봉ㆍ주철기ㆍ이정현ㆍ원동 수석, 윤창번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청와대 김 비서관, 외교부 최 의전장, 외교부 하 국장 등이 박 대통령을 공식 수행한다. 이외에도 김희정,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 일정에 함께한다.



윤지환기자 musa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