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수수께끼 미소


 
■ 제목 : 라 조콘다 (La Gioconda)
■ 작가 : 레오나르도 다빈치 (Leonardo Da Vinci)
■ 종류 : 목판 유화
■ 크기 : 77cm x 53cm
■ 제작 : 1503년
■ 소장 : 파리 루브르 박물관
 (Museum of Louvre, Paris)

유명 요리사의 완벽한 솜씨와 독특한 비법을 개발한 가정요리로 맛대결을 펼치는 요리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적인 학습을 통한 요리보다 어머니 손 맛 같은 편안함에 더욱 익숙한 탓일까? 치밀하게 계산된 조리법과 세련된 외양에도 불구하고 출연자들은 흔하고 촌스러워 보이기까지 한 가정요리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곤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계산적으로 그려진 구상화보다 단순하면서도 수수께끼 같은 미술 작품이 더 예술적 끼를 발산하는 것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르네상스 시대에 유화 물감이 발명되면서 완벽한 소묘와 구도, 명암, 원근법에 이르기까지 미술의 아카데미즘이 왕성하게 발전했는데 화가에게 있어서 지적 학습을 통해 오늘날에는 진부하게 느껴지는 완벽한 조형미를 추구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처럼 여겨졌다.

르네상스 시대 지성화가를 대표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라 조콘다’는 영어권에서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너무나도 유명한 그림이다.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한 경험이 있던 사람들은 다빈치의 명화 앞 인산인해 속에서 몰래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기회를 엿보았던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그림에 대해 많은 미술사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림의 내용에 대한 명확한 해석은 내려지지 않고 있다. 그림 속 여인이 이태리 상인 조콘다의 부인이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다빈치 자신의 자화상을 그렸다는 가설도 있다.

그녀 혹은 그가 누구이든 이 그림을 그토록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려지지 않은 눈썹 만이 아니라 고혹적인미소 때문이라는 것 또한 잘 알려져 있다.

다빈치의 다른 작품들 중 성모상에서도 발견되는 미소지만 윤곽선을 강조하지 않고 어두운 화면에서 반투명의 유약으로 겹겹이 칠해 안개 속에 떠있는 듯한 스푸마토 기법으로 ‘라 조콘다’의 미소는 은은한 신비감을 더하고 있다.

인체의 정확한 소묘를 위해 수십 차례나 인체를 해부하고, 새를 관찰하여 비행기 제작에 도전하기도 했던 천재화가 다빈치는 건축학, 물리학, 역학에까지 열의를 보였다. 죽음을 앞두고 불과 20 여점의 작품을 남기면서 소명을 다하지 못함에 애탄 했던 그가 예술성취를 위해 학구적으로 공들인 시간과 노력은 ‘라 조콘다’의 아름다운 미소로 우리를 사로잡게 했던 것이다.

입력시간 : 2003-09-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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