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흔들리는 여자의 마음


■ 제목 : 양산을 쓴 여인
 (Woman with a parasol)
■ 작가 : 클로드 모네
 (Claude Monet)
■ 종류 : 캔버스 유화
■ 크기 : 131cm x 88츠
■ 제작 : 1886년 
■ 소장 : 파리 오르세 미술관
 (Museum of Orsay, Paris)

어느 심리학자의 말에 의하면 기온, 습도 등의 날씨 변화는 사람들의 정서에 민감한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봄이 되면 들뜨고, 여름에는 짜증나고 공격적이 되며, 가을과 겨울에 감각과 사고가 또렷해지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등의 현상은 바로 햇빛의 강도와 호르몬 분비 및 뇌 구조 기관들의 작용과 상관 관계를 갖는 과학성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원리가 날씨로 인한 우발적 범죄 예방과 소비자 심리 연구에 크게 기여할 정도라고 하니 한줄기 햇살, 바람 한 점에 마음이 흔들리는 여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다른 날,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에서 느껴지는 묘한 기분처럼 각기 다른 계절의 같은 풍경을 담아낸 그림도 많은 느낌의 차이를 전달한다. 날씨와 계절, 시간 등에 의해 변하는 대상에 대한 느낌을 가장 열성적으로 관찰하고 표현했던 화가로 클로드 모네를 떠올릴 수 있다.

흔히 프랑스 인상주의 화파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는 ‘해돋이 인상’외에 수련 연작화 등 주로 자연 풍경을 묘사하는데 적극적이었던 모네에게 ‘양산을 쓴 여인’과 같은 인물화는 드문 주제였지만 ‘빛을 사랑했던 화가’라는 별칭만큼 빛을 좇는 그의 붓 놀림이 경쾌하게 살아있는 작품이다.

팔레트 안에서 완벽하게 혼합하여 원하는 색채로 부드럽고 미세하게 표현하는 색채법과 달리 인상주의 화법은 마치 부서지는 햇살을 받아 반사하는 사물의 색채감을 묘사하듯 혼합하지 않은 여러 색채를 그대로 캔버스에 옮겨 놓고 착시현상을 일으키듯 인간의 시선 속에서 용해되어 빛이 터지는 듯한 효과를 낳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인상주의란 모네의 ‘해돋이 인상’을 보고 평가한 잡지사 기자의, 인상만을 잡아낸 그리다 만듯한 그림이라는 조롱 섞인 야유에서 탄생했지만 훗날 인상주의의 생명력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자연의 변화에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이 화사한 빛이 맑게 퍼지는 모네의 캔버스 위에서 또 다시 여리게 흔들리고 있다.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09-30 16:15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