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림프부종


사회에 여러 집단과 조직이 존재하여 각 계층별 흐름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이, 우리 몸에서도 여러 순환 경로가 존재한다. 그 중 하나로 림프계를 들 수 있는데, 림프가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면 순환하지 못한 부분의 조직이 팽창되면서 림프부종이 생길 수 있다.

림프부종은 신체의 어느 부위든지 조직 단백질, 부종, 만성 염증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것을 말하는데, 특히 팔다리에 많이 생긴다. 배추가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올라올 때까지 여러 경로를 거치는 것처럼 림프액도 여러 길을 돌아 돌아 흐르는데, 이 중 어디에서 문제가 생겨 길을 막아버리면 바로 부종이 생기게 된다.

암 치료를 위해 림프절을 제거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또는 암 자체가 림프계를 눌러서 생기기도 하고, 모세혈관의 이상으로 혈전이 생겨서 이 혈전이 림프관을 막으면 부종이 발생하고, 림프관 자체의 염증으로 림프관이 좁아졌을 때에도 부종이 생긴다. 장기간 누워있거나 체중이 증가하면서 만성적으로 림프액이 정체되어 림프부종이 생기기도 하고,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초기에는 무거운 느낌, 붓는 느낌, 바늘로 찌르는 느낌이나 뜨거운 느낌을 느끼게 되고, 부종 부위를 누르면 그 부위가 움푹 들어가고, 때로 빨갛게 되기도 하고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자칫 큰 병을 놓치게 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면 예전에 앓았던 병이나, 현재 아픈 곳, 겉으로 드러난 증상을 관찰하고, 필요에 따라 방사선 검사를 하기도 하고,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하기도 하는 등 다른 병과 감별하고, 림프부종을 진단하기 위한 몇 가지 조치들을 시행하게 된다. 림프 부종과 감별해야 할 질환들로는 만성 정맥 부전증, 정맥혈전 후 증후군, 점액수종, 지방부종, 악성 림프부종, 노인성 하지부종 등이 있다.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있을 때,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물길을 터 줘서 다른 곳으로 흐르게 하거나, 그냥 말려 버리거나, 퍼내거나 등등이 있는데,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환자의 몸 상태를 보고 의사가 판단하는 것이다. 먼저 림프부종이 생긴 원인을 밝혀 왜 림프가 흐르지 못하고 모여있는지 알아내야 하고, 다른 병과 감별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작전을 짜는 과정이 필요하다.

림프 부종을 치료할 때에는 침과 한약, 뜸, 물리치료 등의 방법 외에 부항요법을 응용한 음압 치료로 림프 순환을 촉진시켜 주는 방법이 있고, 압박 요법을 통해 탄력을 잃은 혈관과 근육을 바로잡아주고, 아로마 로션으로 수분 대사를 원활하게 도와줄 수 있다. 여기에 부종을 완화시키는 운동요법과 식사지도를 겸하면 부종 뿐 아니라 몸에서 나타나는 다른 증상들도 호전시킬 수 있다.

일단 림프부종 자체를 깨끗하게 없앤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의 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는 병 때문에 발생한 경우에도 그렇고, 구조적인 문제나 물리적인 이상에 의해 생긴 경우 부종이 없어졌다가도 다시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할 때에 감염이나 피부손상, 압력을 주의해야 한다. 너무 꼭 끼는 옷을 입지 말아야 하고, 과다한 활동, 열 등을 피해야 한다. 피부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사 습관은 필수이다.

부종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호박, 팥, 잉어, 옥미수(옥수수수염) 등이 있고, 약제로는 차전자(질경이씨), 저령, 택사, 복령 등이 있는데,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무조건 부종만 없애려 드는 것은 위험한 방법이므로 전문가와 상의한 후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병원장


입력시간 : 2003-10-02 15:32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