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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위기의 인류언어 내버려둘 것인가



■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다니엘 네틀ㆍ수잔 로메인 지음김정화 옮김이제이북스 펴냄.

사람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종과 환경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이지만 인종이나 민족이 멸종 위기에 처한다는 사실은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다. 판다나 얼룩올빼미, 캘리포니아 콘도르의 보호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타이압어(파푸아 뉴기니 가푼 마을 주민 100여명이 사용하는 언어)나 우비크어(흑해 소치 주민 언어)가 죽어가는 것, 즉 언어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

언어학자들은 최대 6,700개 정도로 추정되는 언어의 절반 이상이 21세기에 사멸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세계의 언어와 문화들이 엄청난 위협에 직면해 있음을 학계와 대중들에게 알리고, 또 위험에 빠진 언어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와 환경을 어떻게 보존할 수 있는지에 관한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기 전에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식을 나타내는 인식의 창이다. 한 집단은 언어를 통해 다른 집단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 다르게 말하면 그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와 전통을 가진 각각의 집단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지구가 생긴 이래 인류가 쌓아 온 세상에 관한 지식이 사라지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언어를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가 아닌 인간과 더불어 생태계에서 살아 숨쉬는 유기체로 보면서, 언어의 사라짐이 정치 경제 역사 문화 환경 등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왜 알지도 못하는 언어들이 사라지는 것을 염려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


입력시간 : 2003-11-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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