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추억의 아톰에서 미래의 휴머노이드까지


<제1회 로봇월드 어드벤처>

로봇, 우주여행. 이런 말만 들어도 귀가 쫑긋거려지는 때가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 말을 들어도 무덤덤해지거나, 때로는 귀찮아지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늙어 버린 것이다. 그 두 가지가 한꺼번에 찾아 왔다. 먼저 어린이들을 위해, 다음으로는 꿈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해.

‘제 1회 로봇 월드 어드벤처’전이 열렸다. 최초의 로봇 종합 전시장다운 행사답게 우선 규모면에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스타워즈’의 R2D2, ‘터미네이터’의 T-800, ‘로보캅’의 로봇 경찰 등 시리즈물로 나와 지구를 주름 잡았던 친숙한 로봇은 언제 보아도 새롭다. 아톰, 마징가, 태권 V 등 지난 시절 동심을 쥐락펴락했던 로봇들도 빠질 리 없다. 그러나 이곳은 어린이날 행사장이 아니다.

인간의 모습을 닮은 로봇(휴머노이드)들이 일목요연하게 전시돼 로봇이 미래 산업의 테마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일본 후지츠에서 선보이는 HOAP-2는 물구나무 서기까지 완벽히 시연해 보이며, 화가 로봇은 도화지위에 관람객을 그려 준다. 소니가 개발, 세계적으로 마니아층까지 확보한 애완 로봇 아이보(AIBO)의 뮤지컬쇼는 로봇의 매력을 단숨에 전해 줄 자리다. 40m에 달하는 원형의 빛 터널을 통과하면서 로봇의 과거와 미래가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도록 돼 있다. 2004년 5월 9일까지 국립서울과학관 특별 전시장 1544-1555

‘우주탐험전’은 2005년 국제우주정거장 ISS 완성을 앞두고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미르의 내부를 샅샅이 공개하는 자리다. 15년 동안 우주에 떠 있으며 우주 탐사 활동에 대한 모든 연구를 수행했던 미르의 주거 공간이 길이 13m에 달하는 1대 1 크기로 전시된다. 조석, 침대, 식탁, 화장실, 샤워실, 세면대, 작업대, 운동 기구 등 내부 시설이 당시 실재 구조 그대로 재현돼 있다.

현재 작업중인 차세대 우주 정거장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의 미니어쳐 모형(144분의 1)도 이채롭다. 각국에서 참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설명을 슈퍼 그래픽 등의 기술을 통해 소개하는 순서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기에 족하다. 화성탐사 위성(포보스), 화성 탐사차(마스호드), 무인 우주 위성(포톤), 해양 관측 위성(코스모스 1500) 등의 정교한 축소품도 나온다. 3월 1일까지 코엑스 3층 장보고홀 (02)532-0014

<연극>

옹기종기, 서로를 위하며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극단 무대사이의 ‘아름다운 사람들’로 무대위에서 펼쳐진다. 2003년 세밑을 보내는 영등포 시장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현대식 유통 단지와 환락의 틈새에 치인 우리 이웃들을 돌아다 보게 한다. 억척 같은 과일 가게 아줌마, 일수돈으로 세상을 살아 온 로터리 할머니, 반평도 안 되는 평상위에서 아들딸 공부시키고 사림 밑천 마련한 봉투 아줌마, 공중 화장실을 지키며 생을 이어 온 똥할매 등 억척스러운 여인들옆에는 무능한 남편들이 더 복창을 터지게 한다. 이상범 작, 최우진 연출, 장미자 김길호 등 출연. 원작은 소설 ‘삼오식당’(이명랑 작). 2004년 1월 25일까지 문화일보홀 (02)2272-1088

극단 연우무대는 이 극단의 클래식 ‘한씨 연대기’로 새해를 연다. 김일성대학의 교수가 6ㆍ25때문에 가족과 생이별하고 남한에서 장의사 염습꾼으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전이다. 원작자 황석영 특유의 입담이 곳곳에서 빛난다. 2004년 1월 8~29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02)762-0010

<콘서트>

앙상블 예전이 2004년 정기 연주회를 갖는다. 청주시립교향악단 수석 주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 단체의 신년사다. 볼프의 ‘이탈리아 세레나데’, 바르톡의 ‘콘트라스트’,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등 현대곡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2004년 1월 17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02)586-0945

꾸러기예술단은 ‘2004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 특별 공연’을 펼친다. 오페라 아리아를 주제로 해 모차르트, 베르디, 푸치니 등의 유명한 곡들을 대상으로 펼친다. 성악가들의 음역에 초점을 맞췄다. 2004년 1월 9~11일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 (02)3141-0651

제 19회 미추홀 청소년 음악회가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장윤성)의 반주로 신년을 연다. 바이올린의 윤성원, 피아노의 김현주 등 20대 신예들이 협연한다. 로시니의 ‘비단사다리 서곡’,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 2번 G단조’ 등을 들려준다,. 1월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391-4623

<전시>

한국 화단 특유의 모노 크롬 회화를 주제로 1970년대 이후 꾸준히 활동해 오고 있는 허황의 전시회가 울산 현대예술관의 신년 특집 전시회로 펼쳐진다. 안료 자체의 질감과 마티에르가 돋보이는 대작들을 통해 희색 속에 숨겨진 열정의 세계를 들여다 본다. 2004년 1월 13~2월 13일 (052)235-3243

장병욱차장


입력시간 : 2004-01-02 18:47


장병욱차장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