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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산책] 겨울밤 녹일 성숙한 베이스 음색


<바리톤 정록기 콘서트>

독일 가곡(리트ㆍLied)은 독특한 데가 있다. 암울하리만치 사색적인 게르만 특유의 서정이 시와 선율의 조화에 힘입어 매혹적으로 빛나는 세계다.

독일인의 성역으로 여겨져 온 독일 가곡 분야에서 현지인들을 무색케 하는 한국의 성악가가 있다. 독일 칼스루헤 국립 음대에 재직중인 바리톤 정록기(42)가 그 주인공. 그가 국내 콘서트를 갖는다. 독일인보다 더 독일인다운 발성법(딕션)을 가졌다고 현지 언론에서 상한가의 찬사를 받은 정록기의 국내 연주다.

그의 평가는 1992년 국제 ARD 뮌헨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후, 유럽과 일본의 무대에서 부름을 받아 오고 있다는 사실이 잘 대변해 준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후고 볼프 아카데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콘서트헤보우 협연, 일본 아사히 신문사의 ‘볼프 가곡 전곡 연주회’ 등이 그 리스트에서 빛난다.

해외 무대에서는 ‘록키 정(Locky Chung)’이라고 알려져 있는 그에 대해 영국의 음악전문지 그라모폰은 “극도의 아름다운 소리, 지각 있는 감성, 완성된 기술을 바탕으로 전 영역에 걸쳐 훌륭한 음색을 항상 유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각각의 미세한 차이를 잘 표현해 낸다”고 평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은 “풍부한 성량과 완벽히 성숙된 베이스 음성”이라고 말했다.

바로크에서 현대까지 두루 통달했지만, 특히 바흐 등의 종교 가곡에서의 노래들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독일의 시사지 ‘베스트도이체 차이퉁’은 “카리스마 있는 그리스도”라고 했다. 바리톤 독일 가곡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이는 피셔 디스카우다. 정록기에 대한 유럽 언론들의 찬사는 “차세대의 피셔 디스카우”라는 평 한마디에 요령 있게 압축돼 있다.

이번 연주회의 반주자는 정씨와 10년째 호흡을 맞춰 오고 있는 피아니스트 마르쿠스 하들라. 정록기와 함께 받은 ‘최고 리트 듀오상’이 둘의 궁합을 웅변해 주고도 남는다. 한양대 음대 81학번인 그는 1990년 독일로 건너 가, 지난해 한양대의 초빙 교수로 와 있다. 그 동안 임헌정이 지휘하는 부천시향과 합창단 등과 함께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와 브람스의 ‘레퀴엠’ 등을 연주해 국내 무대와 낯을 익혀 오고 있다. 모테트 합창단과의 헨델 ‘메시아’가 CD로 출반돼 있다.

성악 하면 몇몇 소프라노들이 전부인 양 착각하기 십상인 국내 클래식 향유 풍토에 소중한 반성의 계기를 제공할 자리이기도 하다. 1월 31일 오후 7시 30분 영산아트홀 (02)541-6234

<콘서트>

국내 음악팬에게 가장 친숙한 연주단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 무지치가 신년음악회를 갖는다.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비발디의 ‘사계’를 비롯, 국내 소프라노 이윤아와 함께 김동진의 ‘가고파’ 등을 들려 준다. 2002년, 창단 50주년 기념으로 내한 콘서트를 가진 이래 한국에 대한 관심을 부쩍 표현하고 있다. 1975년 1월에 첫 내한 연주를 가진 이래 이번이 아홉번째 방한. 17~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3665-4950

<연극>

- 러시아 난장이들의 백설공주 사랑

러시아에서 온 난장이 배우들의 백설공주 이야기가 펼쳐진다. 2001년 국내 치초로 한러 합작 가족 서커스 뮤지컬로 첫선을 보였던 ‘일곱 난장이와 백설 공주’가 다시 왔다. 러시아 국립 서커스 단원 출신인 평균 신장 110㎝ 난장이 배우들이 저글린, 외줄타기, 푸들묘기 등 화려한 서커스들을 선보인다. 그러나 중심은 물론 누구나 알고 있는 동화 ‘백설공주’다. 러시아의 뮤지컬 배우가 백설공주로 나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른다. 1월 16~2월 8일 코엑스 오디토리엄 (02)566-3586

- 인간의 모습과 '꿈'

현대인들과 한 순수한 소녀가 벌이는 갖가지 방식의 접촉을 행위 예술처럼 표현한다. ‘꿈’은 가쁜 현실속에서 점점 획일화 돼 가는 인간들이 찾아 낸 마지막 안식처인 사이버 세계를 인간 본연의 모습과 대비하고 반성케 하는 무대다. 장르를 넘어 선 새로운 표현 양식이 신선하다. 박희범 작ㆍ연출, 양보름 조환준 등 출연. 1월 20~25일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02)762-0810

- 노부부의 자식 얻기

가족 연극이라는 부제를 단 ‘하륵 이야기’는 자식이 없는 노부부가 산신령에게 기도를 드려 얻은 아들 하륵과 펼치는 이야기. 갖가지 무대 소품들을 이용한 배우들의 변신, 재활용품을 이용한 자연친화적인 도구들은 소비일변도로 치닫는 우리 시대의 문화 산업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2002년 서울 어린이 공연예숭제에서 최우수작품상 등을 휩쓸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배요섭 작ㆍ연출. 1월 15~2월 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02)525-6929

<전시>

울산의 현대예술관은 세계 각지의 여행과 전람회를 정제된 형상으로 재창조해 내고 있는 항영성의 개인전을 펼친다. ‘가족이야기’라는 제하의 이번 전시회는 파편화돼 가는 현대에서 따스한 가족상은 어떤 식으로 존재하는 지를 추상적 조형 언어로 펼쳐낸다. 10점의 대작에 다양한 소품들로 구성돼 있다. 2월 13일까지(052)235-2143

<라이브>

감미로운 샹송의 여신이라는 애칭의 여가수 제인 버킨이 만드는 무대 ‘아라베스크’가 펼쳐진다. 프랑스 인기 작곡가의 곡에 동양적 분위기를 가세해 1999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선을 보인 후 인기가 사그라들 줄 모른다. 영국 출신이지만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현재 위치는 노래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2월 7일 LG아트 센터(02)2005-0114



장병욱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 2004-01-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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