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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목련
우아한 자태, 그 무엇에 비할까



쌓였던 눈도 녹아가고, 달력도 첫장을 넘기면서 회색털이 보송한 겨울눈이 햇볕을 받으며 자라 올라온다. 화살촉처럼 뾰족한 겨울눈을 열고, 감추어진 꽃잎들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활짝 피어버린 목련꽃 송이송이가 가지 마다 매달려 주변까지 환하게 할 봄이 그리 멀지 않을 듯 싶다.

목련은 제주도 한라산의 한 기슭, 개미목 부근에서 자생하고 있는 것이 처음 발견되었다. 낙엽성 큰 키나무로 보통 10m정도의 높이이다. 목련은 목련과 목련속에 속하는데 목련속 식물을 일컫는 학명 마그놀리아(Magnolia)는 프랑스의 식물학자 피에르 마그놀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세계적으로 이 목련과에 속하는 식물은 100여종에 이르는데 아시아에서 자라는 목련들은 주로 낙엽성인데 반해 아메리카 대륙의 목련들은 상록성이 많다고 한다.

요즈음 볼 수 있는 목련의 겨울눈에는 이미 꽃이 될 꽃눈과 잎이 될 잎눈이 만들어져 있다. 잎눈에는 털이 없으나 꽃눈에는 소복한 털이 나 있다. 이른 봄의 꽃나무가 대개 그러하듯 목련 역시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그 겹겹의 꽃잎 속에는 나선형으로 배열된 많은 암술과 이를 둘러싼 수십개의 수술이 보인다. 꽃밥과 납작한 수술대 뒷면은 적색이다. 꽃잎 밖으로는 꽃잎과 비교해 두드러지게 작은 석장의 꽃받침이 있다. 한껏 꽃이 피면 그 지름이 10cm까지 크고 꽃잎들은 하나 씩 벌어지다 못해 아래로 늘어지고, 그 특색있는 수술과 암술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잎은 꽃이 피고 나서 비로소 나오고 가을 익는 열매는 점차 가늘어지는 원통형이며 종자가 들어 있는 부분이 울툭불툭 두드러지고 그 끝이 고부라지면서 매우 재미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열매의 툭 불거진 곳곳이 벌어 지면서 밝은 적색의 예쁜 종자가 드러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목련의 종류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리나라의 목련, 유백색 꽃이 탐스러운 백목련, 자주색 꽃을 가진 자목련, 흔히 산목련이라 부르는 함박꽃나무, 사람들이 후박나무로 잘 못 알고 있는 일본목련, 꽃의 지름이 20㎝까지도 자라는 상록성 태산목 등등. 요즈음처럼 관상용으로 많은 나무들이 개발된 시대에는 별목련이나 분홍목련과 같은 원예 품종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목련과 함박꽃나무만이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종류이다. 우리가 그저 쉽게 목련이라고 부르는 나무, 우리 주변에서 가장 손쉽게 볼 수 있는 그 흰색의 꽃나무는 정확히 말하면 중국원산의 백목련이며 진짜 목련은 제주도에 자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목련으로 백목련처럼 흰색의 화려한 꽃잎과 향기를 가지고 아름답게 피어난다. 백목련은 꽃잎이 6장이고 3장의 꽃받침과 꽃잎의 길이가 거의 같고 색과 모양이 비슷한 반면 목련은 꽃잎이 6~9장이고 꽃잎이 꽃받침보다 크고 밑부분 겉에 연한 홍색줄이 있어 쉽게 구별이 간다.

우리의 목련은 백목련보다도 보름쯤은 일찍 꽃망울이 터져 더욱 빨리 봄을 알리곤 한다. 그러나 섭섭하게도 나무를 파는 곳에 가서 “목련을 주세요”라고 말하면 모두 중국 원산의 백목련을 심어 주고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진짜 목련은 고부시목련이라고 일본이름을 붙여 불러야 하니, 우리나무에 대한 우리의 무지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알려준다.

목련의 가장 큰 쓰임새는 관상용이지만 한방에서는 꽃봉오리를 그 맛이 약간 매워서 신이라고 부르며 약재로 이용하는데 그 역사가 2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콧병에는 신이가 아니면 소용이 없다고 할 만큼 귀중한 약재로 알려져 있다. 올해에는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목련꽃이 피기를 기다리며, 진짜 우리의 목련을 한번 찾아 제대로 이름한번 불러주면 좋겠다.

입력시간 : 2004-01-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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