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돌리도"말리카 우프키르·미셀 피투시 지음/이미선 옮김/해나무 펴냄

[출판] 도둑맞은 인생
"내 인생 돌리도"
말리카 우프키르·미셀 피투시 지음/이미선 옮김/해나무 펴냄


1987년 전세계에 긴급 타전된 뉴스가 있었다. 15년을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하던 가족 중 일부가 모로코 감방을 탈출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소식은 모로코 정권에 대한 세계 인권단체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 책은 바로 세계의 눈을 끌었던 이 가족, 우프키르가의 한 사람인, 맏딸 말리카 우프키르가 쓴 비극의 가족사다.

말리카는 5세 때(1958년) 왕궁에 입양된다. 집권자인 모하메드 5세의 딸, 랄라 미나의 이야기 친구로 뽑힌 것. 11년 간을 하렘에서 갇혀 지내던 말리카는 간절한 청을 넣어 그리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바깥 세상에 나온 그녀는 세계 각국을 여행했고, 영화배우를 꿈꾸었는가 하면, 알랭 드롱을 친구로 사귀기도 했다.

그러나 1972년 그녀의 가족에게 비극적인 일이 일어난다. 아버지 우프키르 장군이 모하메드 5세를 이어 집권한 하산 2세에 반발, 쿠데타를 일으킨 것. 우프키르 장군의 쿠데타는 실패하고, 우프키르 장군은 즉결 처형을 당한다. 나머지 가족들은 지프차에 실려 사막의 감옥으로 향한다. 그 때 말리카의 나이 열 아홉이었다.

감옥 생활은 지옥이었다. 견디다 못한 말리카와 그녀의 가족들은 1986년 서로의 손목을 그어 집단자살을 기도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았다. 결국 이듬해 이들 가족은 탈출을 감행한다. 우여곡절끝에 프랑스 기자와 연락이 닿아 서방세계에 이 사실이 알려졌지만, 결국 모로코 당국에 다시 붙잡힌다. 가택에 연금됐던 이들은 인권단체의 노력으로 5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책은 실화임에 분명하지만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 20여 개국에서 번역, 베스트셀러가 됐다.

입력시간 : 2004-01-3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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