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젯상엔 '어떻게' '뭐가' 올라가나?국립문화재연구소 지음/김영사 펴냄

[출판] 종가의 제례와 음식 1, 2, 3
종갓집 젯상엔 '어떻게' '뭐가' 올라가나?
국립문화재연구소 지음/김영사 펴냄


유교사회에서 가족은 죽은 조상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죽은 조상이 후손과 함께 살아가고, 후손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조상의 혼을 위로하기 위한 의식이 생겨날 수 밖에 없었다. 제사가 바로 그 대표적인 것이다.

제례의식은 유교사회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삶과 죽음, 가족과 사회에 관한 우리 선조들의 관념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때문에 제례의식을 이해하는 것은 옛 조상들의 세계관에 한걸음 다가서는 일이요, 단절된 전통을 잇는 일에 다름 아니다.

책은 아직도 제례의식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명문 종가, 학봉 김성일 종가, 한훤당 김굉필 종가, 서계 박세당 종가, 양민공 손소 종가, 서평부원군 한준겸 종가를 사례별로 연구했다. ‘주자가례’, ‘예기’ 등 전통 예서들에서 제시한 가례의 절차와 방법이 이들 종가들의 제례의식에 어떻게 적용됐는지, 시대의 변천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철저한 고증과 현장조사를 통해 살피고 있다.

새해 첫날 뿐 아니라 묵은 해의 마지막날에도 세배를 올리는 묵은 세배, 조상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후손들이 자리를 피해주는 합문례, 식사를 마친 조상이 손을 닦으라는 의미로 생선 입에 꽂는 적사지, 일반의 관념과는 반대로 문중에서 선발된 남자 유사들이 장보기는 물론 제사음식 준비와 담기를 주관하는 관행, 설차례가 끝나면 문중 사람들이 종가의 보존을 위해 헌신하는 종부에게 세배하는 도배례 등등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모르는 부분이 더 많았던 우리 문화의 모습이 이들 종가의 제례의식에서 하나하나 드러난다.

시리즈 3권에는 사진작가가 제례에 직접 참여해 찍은 270여 점의 사진자료가 컬러로 수록돼, 수백년간 내려온 유서깊은 종가 건물, 제례의식의 각 단계와 제관들의 모습, 각 제사음식의 조리과정과 진설된 모습 등을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해준다. 특히 종가의 음식문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제사음식에 관해 종류별로 조리방법과 진설방법을 상세하게 기술, 전통음식 연구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입력시간 : 2004-01-3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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