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돋보기] 그 섬에 내가 있었네 外


▦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제주도에 반해 제주도의 모든 것을 찍겠다고 작심한 사진작가 김영갑씨의 20년 삶을 사진과 글로 정리한 일기. 김씨는 끼니는 굶을 망정 매년 한 차례씩 개인전을 열어왔다. 바닷가와 중산간, 한라산과 마라도, 노인과 해녀, 오름과 바다, 들판과 구름, 억새 등 그가 찍지 않은 것은 제주도에 없다.

5년 전 루게릭병을 얻어 지금까지 투병 중이다. 모든 치료를 거부한 채 오로지 자연 치유력에 생명을 의지하고 있다. 건강 탓에 지금은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하지만, 지난 2002년에는 한라산 자락에 문닫은 초등학교를 개조,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한라산의 옛이름)'을 열기도 했다. 김영갑 글ㆍ사진. 휴먼 앤 북스 펴냄.

▦ 털

인간은 언제부터 면도를 했을까. 또 왜 면도를 했을까. 체 게바라, 카스트로, 호치민, 레닌, 마르크스 등 좌파들을 왜 수염을 길렀으며, 그리고 지금의 좌파는 왜 그 전통을 버렸을까. 치과병원의 환자 의자와 이발소 의자가 비슷하게 생긴 것이 인간의 털 때문이라는 데 그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 책은 털에 관해 이처럼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수염과 머리카락을 중심으로 본 체모의 문화사다. 지은이는 정치 사회 문화 예술 종교 등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쉬지않고 넘나들면서 체모가 드러내는 상징과 미학, 그 정치적이고도 사회문화적인 이슈를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다니엘라 마이어ㆍ클라우스 마이어 지음. 김희상 옮김. 작가정신 펴냄.

▦ 농담

탈레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디오게네스 등 고대 철학자들과 유랑시인들의 지혜가 듬뿍 담긴 풍자를 모았다. 다음은 책 속에 들어있는 내용들.

어떤 사람이 디오게네스에게 말했다. "모든 사람이 자네를 비웃는다네." 디오게네스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마 당나귀들도 그 사람들을 조롱할 걸세. 하지만 그들은 당나귀들의 조롱에 무심하지. 나 또한 그들의 조롱에 신경쓰지 않는다네."

세무관리가 농민에게 세금을 내야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국가에 바치는 돈은 결국 되돌아 온다. 흉년이 오면 국가는 그 돈으로 굶지않게 해준다." 농민은 이렇게 답한다. "우리 개에게 고기를 한 점 먹이고 싶을 때, 우리 개의 꼬리를 잘라 먹이는 이치와 같군." 이형식 편역. 궁리 펴냄.

▦ 사랑의 중국 문명사

오랜 역사를 내려오면서 충돌과 융합을 통해 잡종 문화로 발전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이라는 주제로 풀어냈다. 혼혈아 왕들과 이민족 간의 사상을 다룬 문학작품, 중국 근대화 과정에서 연애 등 ‘중국사 속의 사랑’을 소개한다. 장징 지음. 이용주 옮김. 이학사 펴냄.

▦ 오사카 상인들

오사카 상인들의 정신이 형성된 과정을 비롯해 그 정신을 수 백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 오사카의 점포 12곳과 오사카 출신 재벌들의 경영기법을 담았다. 홍하상 지음. 효형출판 펴냄.

▦ 상업의 세계사

몽골제국에 의해 통합된 서아시아와 동아시아의 교역망을 바닷길을 따라가며 살피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시 지음. 이진복 옮김. 황금가지 펴냄.

▦ 시간의 빛

유려한 문장으로 이름 높은 사진작가 강운구의 사진 산문집. 우리 산하의 풍경을 오롯이 담아냈다. 강운구 글ㆍ사진. 문학동네 펴냄.

▦ 지낭

중국 명나라 말기 문인인 지은이가 중국 고대인들의 지혜를 대화형식으로 담은 책.

풍몽룡 지음. 이원길 옮김. 신원 펴냄.

▦ 삶의 열정에는 마침표가 없다.

미국 NBC ‘투데이쇼’의 리포터인 지은이가 저명 인사들을 만나 행복한 황혼을 위한 비결을 들었다. 윌러드 스콧 지음. 박미영 옮김. 크림슨 펴냄.

입력시간 : 2004-02-04 15:13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