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범 지음/ 바움 펴냄소신과 지조의 삶을 산 역사속 인물들

[출판] 인생의 참스승 선비
이용범 지음/ 바움 펴냄
소신과 지조의 삶을 산 역사속 인물들


인생을 살면서 단 한 사람의 참스승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이끌어줄 나침반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지금은 존경할 만한 사람이 없는 시대라고 한다. 난 사람은 많아도 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긴 하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참다운 삶의 모습을 보여준 많은 스승들이 있었다. ‘선비’들이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사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 권력과 부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을 지키는 사람, 남을 비판하기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사람 등등. 이들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고, 또 우리가 마땅히 본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이 책은 선비들의 이야기다. 흔히들 선비라고 하면 조선시대의 유학자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물들은 보편적인 개념의 선비다. 지은이에 따르면 ‘아는 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한 사람’이 바로 선비다.

지은이는 5년 여 동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서와 개인문집, 설화집 등 50여종의 문헌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핀 뒤 234인을 가려냈다. 이들 가운데에는 높은 벼슬자리에 올랐던 이들도 있고, 벼슬을 마다한 채 초야에 묻혀 살았던 이들도 있다. 이들은 직위의 높고 낮음과는 상관없이 한결같이 선비의 덕목을 지킨 사람들이다. 난세에는 의병을 일으켜 누구보다 먼저 전장으로 나아갔고, 나라가 태평할 때는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썼으며, 조정에 간신배들이 활개칠 때는 목숨을 건 충언을 올렸다.

지은이는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항일기로 나누어 각 시대를 대표할 만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현대적 문체로 재정리했다. 또 각 인물별로 생몰연대와 구체적인 행적을 덧붙이고,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일상생활 속에서 자기 소신과 의리와 지조를 실천한 선비들의 삶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최성욱 기자


입력시간 : 2004-02-04 15:17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