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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타운] 머나먼 사랑
박애와 사랑, 쌍곡선에 우누나
제3세계 난민구제에 헌신하며 싹트는 안타까운 러브스토리


<머나먼 사랑>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요소는 주연배우가 안젤리나 졸리라는 것이었다.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포드가 <머나먼 사랑>을 찍으며 캄보디아 소년을 입양하고, UN의 명예대변인이 되었다는 뉴스를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고 싶었고, <툼 레이더>가 사이버스페이스와 판타지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액션이기에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여전사의 역할이 궁금하기도 했다. 물론 이 영화가 액션영화가 아니고 러브스토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 러브 스토리와 난민 구제 운동, 둘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과 내러티브





<머나먼 사랑>이 분명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지루하고 실망스럽고 감동을 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영화가 제3세계 난민들에 대한 박애정신과 한 남자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 마틴 캠벨은 남녀의 러브스토리와 이디오피아, 캄보디아, 체첸으로 이동하며 난민 구제에 헌신하는 미국인들의 이야기가 서로 결합되어 더 큰 감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차원의 이야기는 오히려 설득력을 잃어버리고, 다양한 로케이션보다 더 산만한 방향으로 흩어져버린다. 따라서 런던의 가족과 위험한 지역에서 일하는 애인 사이에서 방황하는 주인공 사라 조르단(안젤리나 졸리)은 진지하고 믿을 만한 인물로 완성되지 못한다.

1984년 런던의 한 자선파티, 유복한 영국인 남편과 결혼해 화려한 드레스 입고 춤을 즐기고 있는 사라의 얼굴은 행복으로 가득하기만 하다. 그러나 기아 난민 구호사업을 하는 의사 닉 칼라한(클라이브 오웬)이 이디오피아 소년과 함께 나타나면서 사라는 인생의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된다. 칼라한은 재단이사장인 사라의 시아버지에게 자선사업가들의 위선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난민캠프의 지원 중단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함께 온 이디오피아 소년의 참혹한 몰골을 주시하도록 만든다.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해온 사라는 다음날 그 소년이 탈수증으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고, 난민을 도와야겠다는 사명감을 갖는다. 그리고 저금을 털고 남편에게 모자란 돈을 부탁해 식량과 약품을 실은 트럭을 타고 사막 한 가운데 위치한 칼라한의 캠프로 간다.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 사라는 갤러리 일을 그만두고 UN산하 국제 난민 고등 판문 위원회에서 일하게 된다.

몇 년이 지나 칼라한은 이디오피아를 떠나 캄보디아의 난민 캠프로 이동하고, 사라는 구호물자수송을 직접 담당하며 캄보디아로 간다. 사라와 닉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지만 사라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고 계속 닉과 편지를 주고 받는다. 어느날 체첸에서 일하고 있던 닉이 사라지자 사라는 닉을 찾기 위해 체첸으로 향한다. 반군에게 포로로 잡혀있는 닉을 구하기 위해 사라는 목숨을 걸고 위험 지역으로 향한다.

만약 난민 구호 사업의 필요성과 봉사정신에 대한 묘사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면 사라가 주인공이 아니라 칼라한이나 그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주인공이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라가 주인공이라는 점은 이 영화가 봉사와 박애정신에 대한 설교가 목적이 아니라 남편과 아들과 딸을 가진 여성이 난민 구제를 위해 일하고 있고 동시에 난민 캠프를 운영하는 의사와 목숨을 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게 목적이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나먼 사랑>은 사랑에 눈물 흘리는 안젤리나 졸리의 수많은 클로즈업에도 불구하고 사라와 닉의 감동적이며 운명적인 사랑이 심금을 울리지 못한다.

물론 <머나먼 사랑>이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전쟁과 그에 따른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 받았던 수많은 난민들의 참혹한 현실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들을 돕기 위해 헌신했던 봉사자들을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더구나 미국의 상업영화에서 제3세계가 관광상품의 일환으로 이국적인 풍경이 양념처럼 첨가되는 것이 아니라, CNN의 뉴스처럼 처참했던 역사의 장소로 등장하고 난민구제와 닉 칼라한을 통해 이기적인 정치인들 사이에서 고민해야 했던 봉사자들의 현실을 왜곡 없이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점도 높이 살만하다.

▽ 사라의 닉에 대한 사랑은 자식에 대한 모성애를 압도

이디오피아를 갈 때는 아이가 없었던 사라는 캄보디아 캠프로 가기 전, 아들을 두고 있는 엄마로 나온다. 그리고 캄보디아의 난민을 닉과 함께 UN의 안전한 캠프로 이동시킬 때도 엄마가 죽은 캄보디아 아기를 안고 밀림을 이동한다. 사라의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에 대한 사랑은 이렇듯 모성애적으로 그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과 딸의 잠든 모습을 확인하고 닉을 찾기 위해 체첸으로 말없이 떠나는 사라에게 모성애보다 더 강한 것은 닉에 대한 이성애적 사랑이다. 닉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자 아빠가 필요한 딸이 있다며 애원하지만 왜 사라는 자신이 아들과 딸의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지 의문이 든다. 다른 난민의 아이들에게는 그토록 모성애적 사랑을 발휘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라는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아버지만을 남겨주고 떠난다.

덧붙여 또 한가지 지속적으로 드문 의문은 난민 구제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은 왜 하나 같이 백인 미국인이거나 영국인 밖에 없는가 하는 점이다. 그 지역인들은 극히 몇 명만이 캠프를 운영하는 백인들의 통역관이면서 동시에 트럭운전사로 일하는 좋은 사람으로 등장하고, 나머지는 불쌍한 난민이거나 혹은 전쟁과 기아의 책임을 지고 있는 나쁜 이디오피아의 관리, 캄보디아의 군인, 체첸의 반군들 뿐이다.

시네마 단신
  


- 최양일 회고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재일한국인 영화감독 최양일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최양일 회고전'이 3일부터 8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문화학교 서울이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는 83년 데뷔작 <10층의 모기>부터 대표작 <달은 어디에 떠있는가>, 2002년 최근작 <형무소 안에서> 등 대표작 10편이 상영된다. (02)743-6003, 720-9782.

- <태풍> 장동건, 이정재 캐스팅

<친구>, <똥개>의 곽경택 감독이 준비중인 해상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태풍>에 장동건과 이정재가 캐스팅됐다. <태풍>은 남한과 북한에서 동시에 버림받은 해적 '명신(장동건)'이 한반도를 향해 복수심을 품고 공격을 준비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해경 장교 '세종(이정재)'이 투입된다는 이야기.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9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해적>은 8월에 촬영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중 개봉할 예정이다.

- god 윤계상 <발레교습소>로 영화 데뷔

인기그룹 god의 멤버 윤계상이 변영주 감독의 신작 <발레교습소>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낮은 목소리>, <밀애> 등을 연출한 변영주 감독의 차기작 <발레교습소>는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고3 수험생들이 겨울방학 석 달 동안 우연히 한 발레교습소에 모여 발레를 배워가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성장드라마.



입력시간 : 2004-02-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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