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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 훤하게 삽시다] 역류성 식도염


회사원 P씨는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검사를 마치고 의사에게 들은 설명은 다름 아닌 역류성 식도염. 목이 불편한데 식도염이라니 의아해질 수밖에 없었다. 연이어 찾은 내과에서 내시경 검사를 마치고 의사에게 설명을 듣고서야 자신의 증상이 이해되었다.

역류성 식도염은 평생동안 3명 중 1명이 앓고 지나갈 만큼 흔한 질환이다. 말 그대로 위 안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상적으로 위 안쪽은 위산에 의해 강한 산성을 띄지만 위 점막은 산에 대한 보호벽이 있어 강산과 접하고 있어도 손상을 입지는 않는다. 반면, 식도 점막은 위 점막과는 달리 위산에 의해 쉽게 손상되므로 위와 식도 사이에는 강한 괄약근이 있어 음식이 들어가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위산이 식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조이고 있다. 괄약근이 허술해지면 위산이나 십이지장의 분비액이 식도로 올라와서 식도에 염증을 일으킨다.

역류성 식도염의 가장 주된 증상은 명치 끝의 통증과 속쓰림이다. 그래서 가슴앓이라고도 한다. 속쓰림 없이 ‘신물이 올라온다.’, ‘입안에서 쓴맛이 난다.’, ‘생목이 오른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그런데 반 수 정도의 환자가 속이 쓰린 증상 없이 머리와 목 부분에 증상이 생기는데 가장 흔한 것이 P씨와 같은 목의 이물감이다. 위산이 역류되어 인두, 후두, 기관지, 폐에 염증을 일으키면 이물감뿐만 아니라 목이 쉬거나 만성적인 기침, 기관지염, 천식도 생길 수 있다. 속쓰림 증상이 동반되지 않으면서 이러한 증상만 있는 경우는 유의하지 않으면 역류성 식도염의 진단을 놓치기 쉽다.

증상으로도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할 수 있지만 소화기계 질환이 유달리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하게 된다. 내시경에서 위식도 경계부위에 염증이 관찰되면 쉽게 역류성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다만, 병이 초기이거나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속쓰림 증상이 있어도 위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식도 내의 산도를 장시간 측정할 수 있는 기계가 개발되어 식도로 위산이 역류된 횟수 및 시간 등을 정확히 알 수도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약물로 잘 치료된다. 약물로 치료가 잘 되는 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재발이 잦아 문제가 된다. 치료가 끝난 후에도 역류가 되는 조건이 반복되면 쉽게 다시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역류성 식도염이 자주 재발하게 되면 식도 출혈이나 식도의 변형이 생긴다. 드물게 식도 점막이 견디다 못해 장 점막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마찰을 많이 받는 피부 부위에 굳은살이 생기는 것처럼 계속되는 위산의 공격을 견뎌내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식도 끝 부분에 장 점막이 생기는 것을 바렛식도라고 한다. 별다른 증상은 없지만 바렛식도가 생기면 식도암의 위험요인이 되므로 주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약물치료만으로는 역류성 식도염을 100% 조절할 수 없다. 역류를 조장하는 제반 조건들과 생활습관을 반드시 같이 고쳐주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습관이다. 자주 조금씩 먹어야 한다. 한번에 많이 먹게 되면 순간적인 위내의 압력이 높아지므로 역류가 일어난다. 서 있을 때는 중력의 영향으로 역류가 일어나지 않다가 눕게 되면 중력이 감소하면서 식도로 역류가 쉽게 일어나므로 식사 후에 최소 2-3 시간 동안은 자리에 눕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한 저녁은 가볍게 먹는 것이 수면 중에 역류 증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음식물 중에서도 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떨어뜨려서 증상을 잘 촉발하는 음식물들이 있는데 기름기가 많은 음식, 술, 오렌지 쥬스, 초콜릿, 담배에 있는 니코틴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열거되어 있지 않아도 경험상 먹고 난 후 속쓰림이나 신물이 생기게 하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담배는 위산분비를 증가시키는 데다가 담배를 피우면서 같이 들어 마신 공기를 트림으로 토해낼 때 위산도 같이 역류되므로 위장증상이 있는 분들은 줄이거나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을 먹는 날은 대부분 밤늦게 까지 술과 음식물을 가득 먹고서 소화되지 않은 채로 자리에 눕게 된다. 과음한 다음 날이나 수일 후 신물이 올라오거나 속이 쓰린 것을 경험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허리를 조이는 옷도 좋지 않다. 최근 유행하는 타이트한 맞춤 속옷, 특히 허리 부분을 조이는 옷과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피한다. 임신을 하였거나 복부비만이 있으면 복압이 높아지므로 위가 눌려서 역류가 잘 일어난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역류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침대의 머리 쪽을 높여주면 수면 시 일어나는 역류의 정도를 줄일 수 있다. 높은 베개를 사용하여 머리만 높여주는 것은 효과가 없으며 상반신 전체가 높아져야 하므로 침대 머리맡 쪽에 받침대를 높아 높여 준다. 최소 15㎝ 정도는 높여주어야 중력의 힘을 빌어 역류를 감소시킬 수 있다.

입력시간 : 2004-02-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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