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캔버스에 핀 여체



■ 제목 : 누드 시리즈 VIII (Nude Series VIII)
■ 작가 : 조지아 오키프 (Georgia O’Keeffe)
■ 종류 : 수채화
■ 크기 : 45.7cm x 34.3cm
■ 제작 : 1917년
■ 소장 : 조지아 오키프 파운데이션 (The Georgia O’Keeffe Foundation)

20세기 초엽 미술사에서 획기적인 변화의 하나로 추상미술의 탄생을 들 수 있다. 자연이나 인간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재현하려고 했던 시도는 현재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미술의 한 장르이긴 하지만 고정관념을 뒤엎고 형태를 파괴시킨 입체주의나 거침없이 물감을 쏟아 부은 듯한 야수파의 색채표현 등은 당대에서는 상상 할 수 없었던 묘사법이었다.

그와 같이 모더니즘의 새로운 지평을 과감히 열어갔던 유럽 미술과는 달리 미국 미술계는 보수와 개혁 사이에서 조심스러운 행로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사물의 현실적인 모습을 표현하지만 추상주의적 기교를 더해 대상을 왜곡시키는 비구상주의는 미국 모더니즘 미술로 접어들던 시기의 특징이었다.

그 대표적인 화가로 미국의 유명 사진작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부인인 조지아 오키프는 현실과 환상 사이에 가로 놓인 이미지들을 그녀만의 독특한 화풍인 클로즈업 기법으로 완성시켰다. 오키프의 대표작이라면 탐스럽게 피어 오른 꽃송이가 캔버스 위에서 거대하게 확대되어 마치 보는 이를 동굴 속으로 유인하듯 그 화려함과 신비로움에 깊게 빠져들게 되는 작품들을 얼른 떠올리게 된다. 위의 ‘누드 시리즈 VIII’ 은 사람의 형상을 대상으로 했던 오키프의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로 그녀의 흐르는 듯 섬세한 색채 묘사와 오래 머무르지 않은 채 지나가는 순간적 붓의 터치가 여전히 아름답게 빛을 발하고 있다.

‘지금껏 내가 해온 것이나 알고 있는 누군가 보다 남편 스티글리츠를 만나게 된 것이 그 무엇보다 특별하다’고 했던 오키프의 사랑스러운 고백은 그녀의 작품을 보다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듯하다.

입력시간 : 2004-02-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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