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신수 훤하게 삽시다] 만성기침과 폐질환


숨을 쉬면서 기도와 폐로 들어오게 되는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 먼지를 인체는 어떻게 처리할까? 여러가지 호흡기계 방어 작용 중에서 기침은 기도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인체의 대표적인 보호방법이다. 기침을 하기 전에 숨을 깊이 들이쉬어 기도 내의 압력을 높였다가, 기침을 하면서 순간적으로 고속으로 날숨을 뱉어낼 때 기도 안에 있던 세균과 대기 오염물질, 먼지 등의 이물질과 기도에서 분비되는 점액이 같이 배출되게 된다. 식사를 하다가 잘못해서 기도로 국물이나 매운 것이 들어가게 되면 얼굴이 벌개 질 때까지 기침이 나온다. 불편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반사작용이 없다면 이물질이 그대로 기도에 쌓이게 되어 손상과 감염을 일으킨다. 기침 반사가 줄어들어 있는 노인에서 자주 나타나는 흡입성 폐렴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 몸을 지켜주는 방어 수단이기는 하지만 너무 오래가면 몸이 피곤하고 괴롭다. 기침을 하느라고 흉곽과 복벽의 근육을 많이 사용하여 기침을 할 때마다 몸통의 근육이 당기면서 아프기도 한다.

기침하면 감기가 생각나고, 감기 하면 기침이 생각나지만 감기로 인한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만성기침이라고 하는데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만성기침의 원인은 후비루 증후군이다. 비염이 있거나 축농증이 있으면 콧물이 콧구멍을 통해서 나오기도 하지만 목 뒤로도 넘어간다. 이렇게 넘어간 콧물이 기관지를 자극하여 기침을 유발하는데 목에 항상 무엇이 걸려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목의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목청을 가다듬느라고 ‘음음’하는 소리를 내는 버릇이 생기기도 한다.

천식 환자에서도 기침은 자주 보이는 증상이다. 숨이 차야 천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숨찬 증상 없이 기침만 발작적으로 하게 되는 기침형 천식도 천식의 하나로 최근 많이 증가하고 있다. 발작적인 기침이 심하게 나오면 구토를 하기도 하고 소변이 새기도 한다. 기침형 천식에서는 가래가 거의 없거나 적은 마른기침이 나온다. 천식이 생기면 기관지가 정상인들 보다 예민한 상태이므로 남들에게는 전혀 기침을 유발하지 않을 조그만 자극에서도 기침이 나오게 된다. 흔히 찬 공기에 노출되거나 담배연기, 먼지, 꽃가루에 접하면 기침이 생긴다. 때로는 말을 하는 것이 자극이 되어 기침이 나기도 한다.

만성기침의 또 다른 흔한 원인으로는 지난 주에 설명한 역류성 식도염 즉 위식도 역류질환이 있다. 위산이 식도 부위로 역류하게 되면 속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는데 이러한 특징적인 위장 증상이 없이 위산이 인두, 후두로 역류하여 만성적으로 기침이 나거나 목이 쉬고 이물감이 생기는 환자도 많기 때문에 진단에 유의해야 한다. 만성기관지염과 기관지확장증도 만성기침의 원인이 된다. 대부분에서 흡연에 의해 생기는데 기침과 함께 다량의 가래가 나오는 것이 특징적이다.

만성기침의 대부분의 원인이 위에서 설명한 후비루 증후군, 천식, 기관지염과 기관지확장증, 약물에 의한 기침이다. 때로는 두 가지 이상의 원인들이 겹쳐져서 기침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기침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분들이 정말 걱정하는 것은 결핵이나 폐암이다. 나이가 많고 오래 동안 흡연한 사람일 수록 만성기침의 원인이 폐암일 확률이 높아진다. 폐암으로 인한 만성기침은 전체 만성기침 환자의 5% 이내이다. 하지만 폐암의 증상 중 가장 흔한 것이 지속적인 기침이고 폐암 초기에는 엑스선 사진에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 촬영한 흉부 엑스선이 정상이어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주기적으로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기침을 치료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기침의 원인을 찾는 일이다. 쉽지는 않지만 정확하게 기침의 특성을 살펴보고 간단한 몇 가지 검사로 대부분에서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후비루가 원인이라면 비염과 축농증에 대한 치료를 하는 것이 기침약을 먹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기침형 천식에서는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한다. 실제로는 시중에서 처방 없이 구입 가능한 기침약으로도 모든 원인의 기침 증상에 다소 효과가 있다. 폐암으로 인한 기침도 기침약으로 증상이 좋아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기침약에 잘 듣는다는 것이 ‘안심해도 좋을 병’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침약만 사먹다가 폐암이나 폐결핵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초기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만성기침이 있는 경우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만성기침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서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절대적으로 많다. 기침이 오래가도 ‘ 담배 때문이겠지’ 하고 생각하? 우리 몸에서 보내는 적신호를 무시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서는 안되겠다.

입력시간 : 2004-02-19 14:31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6월 제2830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6월 제2830호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2020년 04월 제2825호
    • 2020년 04월 제2824호
    • 2020년 04월 제2823호
    • 2020년 04월 제2822호
    • 2020년 03월 제2821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삼척 초곡항…파도 넘나드는 기암괴석 해변 삼척 초곡항…파도 넘나드는 기암괴석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