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시인의 철학적 전기강대석 지음/한얼미디어 펴냄

[출판] 김남주 평전
혁명시인의 철학적 전기
강대석 지음/한얼미디어 펴냄


“조국은 하나다.

이것이 나의 슬로건이다.

꿈 속에서가 아니라 이제는 생시에

남 모르게가 아니라 이제는 공공연하게

조국은 하나다.”

시인 김남주의 ‘조국은 하나다’라는 시다. 암울했던 지난 시절, 김남주는 시인이면서 전사였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혁명시인이라고 부른다. “시는 혁명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준비하는 문학적 수단이어야 하며, 시인은 싸우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문학관이었다.

김남주는 80년대의 한 가운데를 지나 온 이들에게는 우상이었다. 대학가에서는 그가 감옥에서 보내온 시가 복사본으로 나돌았다. 그는 그 시를 우유팩을 뜯어내 칫솔을 날카롭게 갈아 꼭꼭 눌러 썼다고 한다. 그의 시는 집회 때마다 낭송됐고, 노래로 만들어져 불려졌다. 그의 시는 우리 가슴을 항상 뜨겁게 달구었다. 그 시절 그의 시 만큼 강한 무기는 없었다. 그의 시는 가장 선동적인 격문이었고, 가장 투쟁적인 구호였다.

이 책은 김남주의 평전이다. 지은이는 김남주의 삶과 예술을 소개하지만 초점을 그의 세계관에 맞추고 있다. 때문에 이 평전은 일반적인 전기와는 조금 다르다. 굳이 이름 붙이자면 ‘철학적 전기’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이 평전을 쓰기 위해 광주와 서울, 강화도와 대구를 오가며 김남주의 부인과 동지들을 찾아 다녔고, 숱한 밤을 새웠다. “김남주의 삶과 문학을 너무도 사랑했기 때문이요, 또 그 사랑을 실천하는 데 지금까지 너무 게을렀던 것을 반성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입력시간 : 2004-02-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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