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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산책] 연극 <부부 쿨하게 살기> 外
위기의 부부가 살아가는 법

쿨(cool).

시원하다는 뜻이지만, 요즘은 많이 다르다. 20~30대가 대화속에서 “쿨하다!”라고 하면 ‘멋지다, 훌륭하다, 세련됐다’라는 뜻으로 쓰이기 십상이다. 연극 ‘부부, 쿨하게 살기’는 칼로 물베기 싸움을 해가면서도, 그러다 돌아서면 완전 남남인 아주 특별한 관계를 풀어 가는 연극이다. 그 관계의 현실적 이상치가 바로 쿨하게 사는 데 있다는 것이다.

급속한 경제 성장, 여권 향상 등의 덕택으로 포용이나 인종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 가는 시대는 이미 옛말이다. 30쌍의 실제 부부를 표본으로 해 그들의 이야기를 모아 만든 이 연극은 생활속에서 우러난 생생한 현실감 덕에 전혀 낯설지 않다. 한국결혼지능(MQ)연구소, 한국가정경영연구소, 하이패밀리, 아이들과 미래(www.kidsfuture.net)등 관련 단체들로부터 수집한 자료 덕택이다.

1년 열애끝에 결혼한 6년차 부부는 서로에게 무덤덤하거나 사사건건 부딪치기 일쑤다. 위기를 감지한 둘이 부부상담 전문의를 찾아 그들의 결혼 생활을 점검해 가는 것이 극의 줄거리다. 그 과정은 관객들에게는 그들의 문제를 찾아 가는 탐색의 시간이기도 하다. 결혼 만족도 검사가 좋은 예이다.

15개 항목의 질문을 던진 뒤 ‘아니오’가 5개 이상일 경우에는 사랑하기 연습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자의 인생의 꿈을 알고 있는가, 배우자가 칭찬 받을만 한 점 세가지를 쉽게 말할 수 있나, 싸울 때 적절히 중단할 수 있는가, 계속해서 대화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결국 갈등이 생기고 마는가, 성생활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가 등. 여러 전문 기관으로부터 제시받은 체크리스트이니, 객관성은 검증된 셈이다.

이 연극은 특히 세계에서 이혼율 2~3위라는 기록에다, 머잖아 이혼율 50%에 다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오고 있는 21세기 한국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쿨하다’라는 말의 보다 깊은 뜻과도 상통하는 연극이다. 웹스터 사전에 의하면 ‘어떤 경우에도 냉정함과 자기 조절 능력을 잃지 않는’, ‘너무 열렬하거나 친근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등의 뜻이 나온다. 다시 말해 합리적 부부 관계를 탐색하자는 것.

자칫 심리학 클리닉이나 사이코 드라마터럼 될 수도 있는 주제이지만, 이 무대는 연극으로서의 재미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정통극에서 기량을 닦은 신진 연극인들이 만드는 이 무대는 그래서 에듀테인먼트(교육+오락) 무대를 지향하고 있다. 손기호 구성ㆍ연출, 임학순ㆍ염혜란 출연. 3월 4~2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02)762-9190

<라이브>

대중적으로 높은 지명도를 누리고 있는 재즈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베누와가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퓨전 재즈의 대표적 음반사 GRP의 간판 스타라는 사실에다, 퓨전 재즈 관련 시상식에서의 단골 손님이라는 사실이 그의 위치를 어느 정도는 설명한다. 이밖에 텔레비전 음악, 영화 음악, 오케스트라 지휘, 클래식 작곡 등에서도 특유의 도회적 서정성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내한 연주는 2003년, 2004년에 발매됐던 음반의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3월 16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3487-7800

<연극>

폭소는 또 다른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반전에 반전을 잇는 줄거리에 잠시도 무대에서 눈을 떼기 힘들다. 극단 로얄씨어터는 로벨 토마의 고전 ‘그 여자 사람 잡네’를 공연한다. 신혼 여행길에 벌어진 신부 실종 사건이 살인 사건과 겹치면서 미궁을 향해 치닫는다는 내용의 추리극이다. 1987년 명동 창고극장에서 공연된 이래 재공연을 거듭해 오며 코믹 서스펜스라는 장르를 만들었던 작품. 류근혜 연출, 윤여성 정호 등 출연. 3월 4~7월 1일까지 열린극장 1588-7890

극단 21세기 꼬메디아 델 아르테는 산부인과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소재로 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순풍 산부인과’를 공연한다. 산부인과를 털러 간 두 병원 전문털이가 격투끝에 의사와 간호사를 눕히지만, 마침 찾아 온 만삭의 여인 때문에 황급하게 의사로 변신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다. 유록식 작, 표인봉 연출. 3월 7일까지 키드키득아트홀 (02)743-1590

<콘서트>

바이올린 주자 이보연이 시리즈 콘서트 ‘바이올린의 대가와 그들의 작품을 찾아서’를 꾸민다. 2003년부터 3~4달에 1번꼴로 가져 오고 있는 이 공연의 이번 순서는 낭만주의적 기교파 작품의 대가인 비에니아프스키와 비외탕의 작품을 주제로 해 펼쳐진다. 이보연은 줄리어드 음대 재학중 카네기홀에서 데뷔 연주회를 갖고 1998년 귀국한 이래 실내악에 정진해 오고 있다. 3월 11일 금호미술관 리사이틀홀 (02)586-0945

중견 바리톤 김관동(연세대 음대 교수)이 슈만의 작품을 주제로 해 리사이틀을 갖는다. 슈만의 대표적 노래집인 ‘시인의 사랑’과 ‘가곡집’ 등 두 대작의 수록곡들을 전곡 연주한다. 피아노 반주에는 김금봉. 3월 16일 영산아트홀 (02)761-1587

비올리스트 최지연이 독주회를 갖는다. 2003년 음악저널로부터 신인음악상을 받은 장본인. ‘비올라가 가진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음색을 제대로 형상화할 줄 아는 연주자’라는 평을 확인할 기회다. 브람스, 로카텔리 등의 비올라 소나타를 연주. 피아노 오순영, 오보에 박혜준. 3월 18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02)580-1802



장병욱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 2004-02-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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