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실루엣과 이미지



■ 제목 : 형상 (Figure)
■ 작가 : 사라 찰스워스 (Sarah Charlesworth)
■ 종류 : 라미네이트 시바크롬 인화 사진
■ 크기 : 104.1cm x 157.5cm
■ 제작 : 1983
■ 소장 : 뉴욕 개인 소장 (Courtesy of Gorney Bravin + Lee, New York)

1960년대부터 시작된 포스트모던 미술의 가장 큰 특징은 회화와 조각, 사진 등 미술 각 장르 간의 엄격한 구분을 지양하며 다른 시대의 문화와 예술적 이미지를 끌어들이고 소위 고급미술과 저급미술의 경계를 줄였다는 데에 있다. 미술의 형식적 측면에서 사용하는 매체 역시 서로 다른 영역에서의 기법들이 혼용되어 나타나고 내용에 있어서도 신화와 고전적 이미지 또는 현대 대중문화의 현상들을 차용하기도 한다.

미국의 개념 미술 작가인 사라 찰스워스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벤트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한다. 그러나 그녀가 완성하는 사진은 기존의 방식처럼 현실적인 대상을 찍어 인화지에 옮기는 작업이 아니라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실린 사진을 다시 찍어 청, 적, 흑색 등 선명한 단색조의 배경으로 인화하여 프레임으로 완성시키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시바크롬 인화지는 그 광택과 선명도가 풍부하여 완벽한 색을 재현하기 때문에 신문과 잡지등에 실렸던 원래의 이미지보다도 더욱 강렬한 인상을 주게 된다.

작품 ‘형상’에서도 이와 같이 여성 잡지에 실린 배우의 사진에서 형태의 가장 큰 특징을 나타내는 실루엣만을 오려내 재 촬영한 것으로 강렬한 대비를 지닌 적과 흑의 배경 위에서 감광이 뛰어난 시바크롬의 효과를 최대한 살리고 패션광고 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라 찰스워스가 대중문화의 한 단면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인쇄 매체 이미지를 새로운 양식의 미술로 완성시킨 작품을 보면서 아날로그 적인 미술의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현대미술의 또 다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입력시간 : 2004-03-04 15:30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