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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즐겁다] 쌍계사 화개골
꽃비 맞으며 봄향기에 취해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화개골 6Km, 벚꽃터널에 탄성 절로


벚꽃의 계절이다.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광경도 좋거니와 한꺼번에 와르르 떨어지는 풍광 또한 아름답다. 벚나무 아래를 거닐 때 산들바람이라도 불어오면 연분홍 이파리들은 아우성을 지르며 나풀나풀 휘날린다. 봄을 찾아 나선 작은 가슴도 연분홍 꽃비로 촉촉하게 젖어든다.




쌍계사가 있는 하동 화개골은 매년 4월 초가 되면 연분홍 벚꽃이 터널을 이룬다.



- '혼례길'로 사랑받는 으뜸 벚꽃감상지

섬진강 기슭의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화개골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쌍계사 10리 벚꽃길’. 실제로는 시오리(6km)쯤 되는 이 길은 50~60년이 넘은 아름드리 벚나무가 구불구불한 계곡을 따라 활짝 피어있어 벚꽃 터널을 이룬다. 이 벚꽃길은 사랑하기 시작한 젊은 남녀가 걸으면 백년가약을 맺는다 해서 ‘혼례길’이라고도 불린다. 화개장터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쌍계사까지 걸어서 다녀오는 데는 두어 시간쯤 걸린다. 만약 승용차를 타고 쌍계사까지 간다면 올라갈 땐 화개골 서쪽길을, 내려올 땐 동쪽길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화개장터 벚꽃축제> 매년 벚꽃이 만개할 때를 맞춰 화개장터 화개골 일원에서 벚꽃축제가 열리는데, 올해엔 4월 3일(토)부터 5일(월)까지 사흘간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화개장터 벚꽃축제 홈페이지(www.hwagae.org) 참조하거나 하동군 문화관광과(055-880-2371)에 문의.

숙식 화개골 쌍계사 근처엔 조용한 산골 민박집이 많고, 요즘엔 여관도 여럿 들어섰다. 섬진강변을 따라 민박집과 장급 여관이 있다. 화개골에선 지리산 자락에서 채취한 산나물이 나오는 산채정식을 맛볼 수 있다. 화개골엔 쌍계제다(055-883-2449) 등 찻집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맑은 물 잔잔히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늘어선 식당들에선 재첩국과 재첩회, 참게탕, 그리고 제철을 맞이한 수박향 나는 은어회 등이 입맛을 돋운다.

교통 88고속도로 남원 IC→19번 국도→구례→토지→화개장터. 호남고속도로 전주 IC→17번 국도→남원→19번 국도→구례→화개장터. 서울남부고속터미널에서 하동(구례 경유)은 직통버스가 1일 6회(09:10~18:30) 운행한다. 기차편은 서울역에서 구례구역으로 가는 철도편을 이용. 구례와 하동에서 화개장터로 가는 군내버스편이 있다.


십 수년 전부터 각 지방에서 유행처럼 벚나무 가로수를 심어 전국 벚꽃 명승지가 많이 늘어났지만, 이 쌍계사 벚꽃이 으뜸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건, 지리산과 섬진강을 낀 덕분이다. 더불어 전라도와 경상도 사람들이 사이좋은 이웃처럼 모인다는 화개장터와 우리나라에서 야생차를 처음 재배한 곳이라 알려진 천년고찰 쌍계사도 이 길을 벚꽃 감상지 가운데 으뜸 반열에 올려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 화개장터에서 신흥마을까지 화개골 30리에 걸친 산기슭에서 천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야생차가 지리산의 정기를 받으며 자라고 있다. 벚꽃 감상과 함께 진녹색으로 물들어가는 차밭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벚꽃의 연분홍 터널이 잎사귀의 연둣빛 터널로 바뀌는 곡우(양력 4월 20일)가 지나면 화개골엔 벚꽃 향기 대신 햇차 우려낸 향내음이 가득하다. 차는 곡우 전에 거두는 우전(雨前)이 있지만, 대부분의 찻잎은 5월 초에서 6월초 사이에 딴다. 차의 기원은 고대 중국 전설에 나오는 ‘농사의 신’ 신농씨(神農氏)로부터 시작된다. 신농씨가 모든 식물의 맛을 보다가 독초에 중독되었을 때 찻잎을 먹고 해독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우리나라는 신라 흥덕왕 때 대렴(大廉)이 당나라에서 차씨를 가져와 지리산 기슭에 심은 후부터 널리 성행했다. 이웃한 구례의 화엄사 자락과 쌍계사 화개골이 우리나라 최초 재배지 자리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기도 하지만, 하동에선 얼마 전 화개골에 ‘차시배지(茶始培地)’임을 알리는 비석도 세워놓았다.

화개골엔 차를 맛볼 수 있는 찻집들이 수십 군데 들어서 있다. 화개골을 거닐다가 맘에 드는 찻집에 들러 지리산 물로 달인 차를 여유롭게 음미하면, 잔잔한 차향이 입안 가득 번져온다. 그러면 세속의 찌든 때는 어느덧 사라지고 마음은 선승(禪僧)처럼 여유로워진다.

- 유서 깊은 쌍계사와 칠불사

쌍계사 아래 길가에 세워놓은 차시배지 기념비.



차 한잔 마시고 나면 유서 깊은 천년고찰들이 반긴다. 신라 성덕왕 때 창건한 절집인 쌍계사에선 최치원이 지팡이 끝으로 썼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雙磎 石門’ 바위와 최치원이 글을 짓고 써 문장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 인정되고 있는 진감선사 부도비(국보 제47호) 등 많은 유물 유적을 만날 수 있다. 또 화개골 끄트머리의 칠불사에선 가야의 김수로왕 일곱 왕자가 성불했다는 전설을 들은 뒤, 한번 불을 때면 49일이나 간다는 신비의 온돌이 있는 ‘아자방’을 볼 수 있다.

하동에서 구례에 이르는 섬진강변 19번 국도의 벚꽃도 좋다. 벚꽃 절정기 주말엔 길이 많이 막히지만 차창을 열어놓고 휘날리는 벚꽃의 향기를 맡는 재미가 각별하다. 한편 4월 중순쯤이면 섬진강 하동포구 인근부터 재첩잡이가 시작된다. 섬진강 곳곳에서 아낙네들이 도수망을 들고 모래바닥을 훑는 광경을 구경할 수 있다.

입력시간 : 2004-03-2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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