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지성과 감성의 시각화
오랜 세월 백인에 의한 식민지 지배와 인종 문제로 역사적 고통과 상처를 안고 있는 호주에서 원주민의 혈통과 백인 양부모 밑에서 성장했던 작가 트레이시 모펏은 좀더 특별한 작품의식을 가지고 있다. 페미니즘을 주제로 하는 많은 여성 작가들의 작품 보다 더 주의를 집중하게 되는 것은 자극적인 묘사나 직접적인 표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작품을 감싸 안은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에 압도되기 때문이다. 작품 ‘아편제’는 영화 스틸과 사진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완성하는 그녀 특유의 개성적 작업이 드러나는 것으로 모두 열 아홉 컷의 사진으로 구성된 연작 중 하나이다. 각각의 사진은 정부와 하녀의 역할을 하고 있는 두 여인이 만들어가는 내러티브 형식으로서 구체적 내용은 드러나지 않지만 티끌과 같은 미세한 명암 조차 선명히 드러내는 그라비아 사진의 특성이 살아 기이함과 동시에 신비로움을 남기고 있다. 트레이시 모펏은 그녀 작품의 형식과 내용에서 성, 사회적 계급, 인종 나아가 인간과 자연 등을 주제로 하여 현실과 환상사이에서 인식하고 상상할 수 있는 인간의 지성과 감성을 시각화 하였다.
입력시간 : 2004-03-3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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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