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통증서 해방관절경 수술법 국내 최초 도입, 마모된 연골재생에 주력애스로케어시스템으로 수술만족도 극대화, 조기치료 강조

[클리닉 탐방] (7) 세정병원 <퇴행성 관절염>
잠 못 이루는 통증서 해방
관절경 수술법 국내 최초 도입, 마모된 연골재생에 주력
애스로케어시스템으로 수술만족도 극대화, 조기치료 강조


퇴행성관절염은 50대 이상 나이가 들면 누구나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비대성관절염(hypertrophic arthritis)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몸무게를 지탱하는 관절연골에 대사장애가 생겨 주요 구성물질의 합성이 감소되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10여년 전까지 의학계는 완치가 힘든 질병으로 간주, 치료의 최대 목표를 일시적인 통증완화 수준에 맞췄다. 그러나 관절경(관절내시경) 치료법의 등장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180도로 바꾸는 전기를 마련했다.

- 관절질환 치료 15년 외길

그런 점에서 15년 전 관절경 수술법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세정병원(원장 고재현ㆍ서울 양천구 신월4동ㆍwww.arthro.co.kr)은 그 동안 통증으로 잠 못 이뤘던 50~80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서울 시내 대부분의 유명 의료기관이 도심이나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세정병원은 그렇지 않다. 도심도 아니고 교통도 편리하지 않으며 병원 경영자라면 누구나 신경 쓰는 건물의 외관조차 화려하지 않다.

고재현 원장의 관심은 84년 개원한 후 89년부터 지금까지 오직 관절질환만 치료하는 전문병원으로 특화시키는 것이었다. 관절만 치료하겠다고 선언했던 당시도 그랬지만 15년이 흐른 지금도 관절만 진료하는 병원은 국내에서는 이곳이 유일하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을 만드는 성분의 세포기능이 떨어지면서 외부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는 기능의 상실로 이상 증상을 유발한다. 시간이 지나면 연골 표면이 거칠어지고 관절 막으로 싸인 관절강 안으로 유입되는 물질에 의해 염증이 확산되면서 관절염으로 자리를 잡는다.

초기에는 약이나 물리치료를 받으면 어느 정도 진통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점차 악화되어 관절운동이 힘들어진다. 이 때부터는 관절이 붓고 통증이 심해 보행이 불편하며 경우에 따라 관절변형까지 부른다.

60~80대 노인들 중 두 다리가 바깥쪽으로 휘어진 것은 관절염으로 인한 관절변형의 전형이다. 손가락과 팔목에도 나타나지만 무릎에 가장 많고, 특히 50대 이상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60~70대가 되면 증상은 점점 악화된다.

뼈의 말단에 붙어 있는 질기고 말랑말랑한 연골 이상에서 문제가 시작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육안으로 식별할 수는 없다. 류머티스관절염과는 달리 염증성 변화 없이 연골 소실과 관절변형이 진행된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연골의 변성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원인을 최대한 제거, 통증을 완화시키고 관절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있다.

고 원장은 “연골은 관절과 관절이 서로 직접 부딪쳐 부서지는 것을 방지하고 뼈 말단의 딱딱한 부분 사이에서 스펀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서 “이 스펀지성 물질은 관절이 휴식을 취할 때 윤활액을 흡수하며 압력이 가해지면 다시 수축되어 액체는 빠져 나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걷거나 다리를 사용하는 운동경기를 할 때 무릎 관절의 연골에는 체중이라는 압력이 실린다. 이 때 무릎관절의 연골이 죄여져 윤활액이 빠져 나오도록 힘을 가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발을 옮겨 놓을 때 윤활액은 다시 연골로 다시 흡수된다. 결국 관절에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힘에 연골이 반응함에 따라 이 액체가 밀려들어가고 나옴으로써 충격을 완화시킨다.

그러나 퇴행으로 관절염이 진행되면 관절의 연골이 말라 버리고 마모되어 연골과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연골이 닳아 없어질수록 뼈들은 직접 마찰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하고 관절뼈가 변형되면서 염증을 유발,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심각한 환자의 경우 연골이 모두 없어져 연골과 뼈의 양끝을 완전히 드러내기도 한다.

- 인체의 자생력 최대한 이용하는 치료법

따라서 관절경 수술은 무릎에 인공적인 이물질을 집어 넣는 인공관절치료와는 달리 마모된 연골을 재생시키는데 주안점을 둔다. 문제의 관절 부위를 1㎝정도 작게 절개한 후 볼펜의 심 크기만한 초소형 관절경을 넣어 모니터를 통해 손상된 조직을 치료한다. 연골이 손상을 받았다면 문제의 조직을 제거하고 새 연골세포가 잘 자라도록 뼈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준다.

지금까지 치료결과를 분석해 볼 때 대학병원 등에서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고 권유 받고 내원한 환자의 80%는 관절경 치료로도 가능했다는 것이 고원장의 설명이다.

고 원장은 “관절경 수술은 인체의 자생력을 이용해 연골이 다시 자라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면서 “인공관절수술이 한 뼘 이상의 피부를 절개하는데 비해 조금만 찢어도 되기 때문에 외관상 전혀 문제가 없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3주정도 입원이 필요한데,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치료비(한쪽다리 기준 입원비 포함)는 200만원 전후로 인공관절수술(300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양 쪽 다리 모두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다른 한쪽은 6개월 정도 지난 후 수술을 한다.

고 원장이 수술하는 환자는 하루 4명. 오전 9시부터는 수술방을 떠나는 일이 없다. 지난 3월31일 현재 수술한 환자는 무려 9,200명. 어느 의료기관에서나 흔히 있을 수 있는 의료사고나 법적인 소송을 당한 것은 단 한건도 없다.

몇 해 전 만든 병원 홈페이지 방문건수는 하루 400여명. 인터넷 접속률 통계전문 사이트(랭키닷컴)에서는 외과 중에서는 대학병원 등을 제치고 접속률 1위(20~ 25%)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고 원장을 비롯해 병원 의료진들은 “그런 사이트도 있느냐”며 놀랄 정도로 요즘 말하는 ‘홍보’에는 무관심하다. 환자층은 대부분 60~80대. 병원에서 운영하는 73개의 병상은 365일 빈자리가 없다.

이 병원은 최근 애스로케어 시스템(Arthrocare System)을 도입해 환자들의 수술만족도를 극대화 하고 있다. 애스로케어란 관절경 수술시 연골조직의 절제ㆍ지혈ㆍ연마ㆍ수축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전기수술기.

기존 장비만 사용했을 때보다 화상 위험을 극소화 할 수 있고,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어 환자나 의료진 입장에서 꼭 필요한 장비이다. 환자에 따라 1~2시간 걸리는 수술시간도 30분 이상 단축시킬 수 있다.

고 원장은 “관절염은 일단 진행 되면 원상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가벼운 운동과 적절한 치료를 병행한다면 통증 없는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호에는 스피드치아교정술이 소개됩니다.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건강의료전문기자


입력시간 : 2004-04-01 15:13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건강의료전문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