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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의 세계] 손톱 관리가 화장의 반


홈쇼핑에서 쇼호스트의 역할을 중요하다. 쇼호스트는 제품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키고, 제품 판매로 이어지게 하는 하나의 축이다. 그래서 굳이 얼굴이 잘 생기거나 예쁠 필요까지야 없지만, 어느 정도 호감을 줄 수는 있어야 한다. 시청자들이 채널을 바꾸려다 외모 때문에라도 잠시 쇼호스트의 말을 듣다가 제품으로 눈길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쇼호스트가 방송에 들어가기 전에 헤어스타일, 의상, 메이크업 등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이유다.

여기까지는 역시 TV에 나오는 아나운서나 연예인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쇼호스트는 얼굴 외에 또 하나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 TV홈쇼핑 채널을 유심히 본 독자는 눈치를 챘겠지만 쇼호스트가 제품을 가르키거나 부품을 조목조목 짚어가다 보면, 제품과 함께 쇼호스트의 손이 유난히 예쁘고 깔끔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 때, 반대로 쇼호스트의 손이 지저분하거나 손톱이 길다면 어떨까? 제품과는 별 상관없는 얘기기는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러운 손에 시선이 갈 것이고, 제품 이미지에 상당한 손상도 줄 수 있다. 쇼호스트들은 그래서 얼굴이나 의상에서 나오는 이미지 관리 뿐만 아니라 손 관리도 아주 철저하게 한다. 정기적으로 손톱 관리는 물론이고 핸드 크림도 자주 바른다.

낯 간지러운 얘기기는 하지만 이런 노력은 남성 쇼호스트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필자가 아나운서 생활을 접고 TV홈쇼핑 회사에 첫 발을 내딛은 후 첫 방송에 들어가던 날, 난생 처음으로 ‘네일 케어’라는 것을 받았는데, 낯선 여자 앞에서 손을 맡기고 어정쩡하게 앉아 있던 민망함이란….

더욱 웃겼던 것은 내 손을 처음 본 그 여성이 손을 살펴본 후 1초도 지나지 않아 ‘휴~’ 하고 길게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다. 이제껏 한 번도 손톱 관리를 안 해봤으니 답이 안 나왔겠지…. 지금이야 웃고 넘어가는 이야기지만 네일 케어를 처음 받아보는 것도 어색한데 처음 보는 여성이 남의 손을 보고 한숨부터 내쉬다니 얼마나 기분이 이상했겠는가?

기본적으로 네일케어는 손톱을 동그랗고 깨끗하게 깎는 것은 물론이고 손톱과 살 사이의 묵은 각질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손톱에 윤기를 주기 위해서 오일을 발라준다. 이런 작업에는 보통 20~30분 정도 걸리니까 짧은 시간은 아니다. 그러나 첫날은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손톱을 그 여성에게 맡겨야 했다. 그만큼 필자는 그때까지 손톱 관리에 대한 개념 조차 없었다. 게다가 손톱을 물어 뜯는 버릇까지 있었으니 관리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이제는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고 있어서 보통의 남성들보다는 훨씬 단정한 손톱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어쩌다 관리를 잊고 방송에 들어가면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이 왜 그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모른다. 언젠가 mp3플레이어 방송을 하는데, 플레이어의 작동 버튼을 누르면서 설명을 하던 중, 깎지 않은 손톱에 때까지 낀 손이 제품과 함께 풀샷으로 카메라에 잡힌 적도 있었다. 사실 보통 때라면 그다지 길지도 않은 손톱에 더럽지도 않겠지만, TV모니터에 사람 얼굴만하게 나오는 나의 손톱 상태를 보고 있자니, 손톱을 왜 그렇게 길며 그 안에 꼬질꼬질하게 낀 때에다가 손톱과 살 사이에서 지저분하게 돋아나는 묵은 각질은 다 뭔지…. 등에서 땀이 주루륵- 흐르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어떻게든 손톱을 보이지 않게 하려고 손을 뒤집어서 제품 실연을 하다가 몸이 꼬여 고생을 한 경험도 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이젠 사람을 처음 만나면 상대방이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얼굴 못지 않게 손을 유심히 관찰하는 게 습관화됐다. 손 관리 상태가 좋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자기 관리를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남자의 시선으로 봐도 이러니, 보통의 여성이라면 아마 십중팔구 필자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손톱 관리 상태를 한 번 돌아보시라. 그 손톱의 상태가 본인의 이미지를 상대에게 알리는 강력한 메시지인 것을 상기해 보시길 바란다.



문석현 CJ홈쇼핑 쇼호스트 moonanna@cj.net


입력시간 : 2004-04-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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