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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충향전
원전에 가까운 읽기의 재미, 전라도 사투리 진국
송성욱 풀어 옮김/ 백범영 그림/ ㈜민음사


4월에 읽는 ‘춘향전’은 유난히 이채롭다.

국민 소설로 불릴 만큼 춘향전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그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남원 광한루에 춘향의 초상이 그려져 있는 까닭인지 성춘향을 실제인물로 착각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니까. 하지만 말 그대로 ‘봄의 향기(春香)’가 전해지는 계절에, 그것도 원전에 가까운 형태로 읽어본다면 춘향전이 담아내는 다양한 상징성과 그 의미망이 단선적이지 않고 복잡 다다하게 얽혀 있는 ‘봄 내음’으로 다가섬을 직감하게 된다. 여기에 수많은 고사와 깊이 있는 한 시 구절들은 봄 독서의 감칠맛을 더해준다.

국민소설이라는 대중성 때문인지 춘향전은 요약하면 몇 줄 밖에 되지 않는 간략한 설화적 내용으로 취급되기 일쑤다. 고전이라는 것이 항상 그렇듯, 이름만 요란했지 그 실체에 대한 접근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 그만큼 원전에 가까운 형태로 읽어 본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반면 조선시대 소설을 연구하는 학계에서는 춘향전 만큼 많은 연구가 이뤄진 작품도 없다. ‘연구의 종로 1번지’로 통할 정도니까. 그만큼 춘향전에 대한 해석도 각양각색이다.

춘향전의 전체 주제를 사랑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정절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사회학적 분석에 입각해 양반과 천민의 신분갈등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관리와 백성의 관민 갈등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춘향’은 백성들에 내재된 자유와 평등의식이 민주화의 열기로 분출되는 희망의 상징이며 ‘민주화의 봄’으로 까지 해석된다. 그만큼 춘향전이 담고 있는 의미가 그 만큼 복잡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100 춘향전’은 조선시대 소설이 가진 한문 어투의 생동감 넘치는 문장과 어휘 등 원전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여기 저기서 묻어난다. 공연 문학인 판소리의 영향을 가감 없이 전달, 어휘와 의성ㆍ의태어 등 전라도 사투리를 그대로 살렸다. 다만 낯선 고어를 현대어로 바꾸고, 문법에 맞게 문장을 고쳐서 인지 다소 어려운 고사가 눈에 자주 밟힌다. 그래서 인지 읽기가 익숙치 않고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 불편함(?)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TV연속극 ‘대장금’의 대화체에 익숙해 있다면, 한 번쯤 원전에 가까운 춘향전 읽기에 도전해 볼 만도 하다.

춘향전은 이본이 백 여종을 넘으며 제목도 이본에 따라 다르다. 이 책은 완판 열녀춘향수절가 84장본과 경판 춘향전 30장본을 정본으로 해 현대어로 번역했다. 완판 84장본은 별춘향전 계열이 거듭 개작되면서 완성된 19세기 이본. 현존하는 이본들중 춘향전의 생동감을 잘 살려 남원고사와 더불어 가장 작품성이 뛰어난 이본으로 인정 받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4-04-1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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