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짜리 스테이크가 "으음~"

[맛이 있는 집] 총신대역 쿠킨 스테이크 하우스
1만원짜리 스테이크가 "으음~"

정통 스테이크 레스토랑이라는 곳이 줄줄이 문을 열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스테이크는 약간은 사치스럽고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음식으로 통한다. 왠지 점잔을 빼야 할 것 같은 스테이크 전문점의 분위기도 부담스럽고, 또 한편으로 가격도 만만치 않다. 가끔씩 먹기 좋게, 보기 좋게 세팅되어 나오는 스테이크로 기분 전환을 해 보고 싶어도 적당한 집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총신대역 부근에 자리한 쿠킨 스테이크는 이름 그대로 스테이크 전문점이다. 번화가도 아닌 이 곳에 스테이크 레스토랑이 있어 의외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돋보인다. 한 층을 다 사용하는데도 테이블 10개 정도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그렇지만 아늑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스테이크 전문점이라는 분위기에 일조한다.

쿠킨의 경영 전략은 ‘스테이크의 대중화’. 즉,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부담 없이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가격이 낮으면 품질을 의심해 볼 수도 있지만 전혀 흠 잡을 데가 없다. 이유를 들어보니 사장인 고재신씨의 친형이 쇠고기 수입업을 해 고기를 관리, 손질하는 인건비와 중간 마진을 낮추었기 때문이란다. 쿠킨의 스테이크 재료는 모두 호주산 청정육으로 고재신씨 본인도 함께 일하다 요리에 대한 관심 때문에 공부를 시작했다. 쿠킨을 열기 위해 스위스에서 요리 수업도 마쳤다. 육즙이 흐르거나 너무 많이 익혀 팍팍한 고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특제 소스도 직접 개발해 나이 지긋한 어른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기존의 스테이크 소스에 새우, 오징어 등과 같은 해산물을 첨가한 독특한 방법이다. 일단 무엇보다도 먹음직스럽고 맛깔스러워 보인다. 또 모든 스테이크는 핫 칠리 페퍼, 락교, 피클 등이 겯들여지며 샐러드 소스도 키위, 양파, 요거트 소스 중에서 택할 수 있다.

■ 메뉴 : 뉴욕스테이크 9,800원, 비프스테이크 1만3,000원 갈비 스테이크 1만4,000원 T-본 스테이크 1만7,000원, 립아이, 안심, 연어 스테이크 1만9,000원, 오늘의 메뉴 1만원.
■ 영업시간 : 정오~오후 10시 ☎02-593-0108
■ 찾아가는 길: 7호선 총신대역 10번 출구로 나가 LG패션과 부동산 사잇길로 들어가 만두가게를 끼고 돌면 2층에 쿠킨 스테이크 하우스가 있다.

쿠킨의 스테이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캐주얼하지만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갈 때마다 몇 십분씩 기다려야 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그것에 비해 충분히 경쟁력이 서는 맛과 가격이다. 여자의 경우,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남겨야 될 정도로 양도 푸짐하다.

레스토랑은 규모가 아담한 관계로 동호회 정기모임 등을 갖기에 적당하다. 와인도 루마니아, 칠레, 프랑스, 호주산 등 종류 별로 갖추고 있는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중저가의 와인이 주를 이룬다.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샐러드와 수프, 빵, 3종류의 후식이 함께 제공되는데, 매일 달라지는 오늘의 메뉴는 종류에 관계없이 무조건 1만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1만원짜리 치고는 너무 호사스럽다. 회원 카드를 이용하면 3번째 방문 때에 와인 한 잔, 10번째 방문 때는 와인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4-04-22 16:15


서태경 자유기고가 cookie2524@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