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 훤하게 삽시다] 심장에 좋은 음식


사람이 환경과 교류하는 방법 중에 한 가지가 입으로 음식을 먹어서 장에서 소화시키고 노폐물과 찌꺼기를 배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을 먹느냐는 건강 상태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특히 질병 중에서도 심장병과 음식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실들이 알려져 있는데, 가장 문제시되는 것이 기름기 많은 음식이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 혈액의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동맥경화가 생겨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생기게 된다.

모든 기름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주로 로스구이, 삼겹살, 갈비구이와 같은 붉은 살코기에 들어 있는 동물성 식품의 기름기가 문제이다. 동물성 기름이 식으면 몽글몽글하게 흰색 고체로 변하는 반면, 식물을 짜서 만드는 콩기름, 참기름, 옥수수기름, 올리브기름은 실온에서도 액체이고 심장병의 위험이 낮다. 그렇다고 육류를 전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은 사람이라면 손바닥 크기의 고기를 1주일에 2~3회 먹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붉은 육류가 심장병과 암을 일으키는 등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이 알려 지면서 대체식품으로 각광을 받는 것이 생선이다. 사스와 조류독감의 영향으로 찾는 사람이 더욱 많아진 생선류는 단백질이 풍부하면서 콜레스테롤과 같이 심장에 부담이 되는 나쁜 지방이 상대적으로 덜 들어 있다. 생선을 많이 먹는 에스키모인들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심장병이 덜 생기는 종족 중에 하나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등이 푸른 생선인 참치, 황새치, 연어 정어리, 청어에는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는데, 오메가3 지방산은 지방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장병으로 인한 급사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 오메가3 지방산이 농축되어 있는 정제 어류 갭슐이 동맥경화와 심장병 예방을 위한 건강 보조 식품으로 등장하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손쉽게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과량 섭취로 인해 다른 영양소 대사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식품으로 영양소를 섭취하면 과잉으로 인한 독작용이 나타나는 일이 거의 없다. 등 푸른 생선을 1주일에 서너 토막 섭취한다면 충분한 오메가3 지방산을 부작용 없이 섭취할 수 있다. 오메가 3 지방산 중 특히 DHA는 아이들의 두뇌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우유에도 첨가되고 있다.

버터가 몸에 심장에 좋지 않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식물성 기름을 경화하여 버터와 비슷한 질감과 맛이 나도록 만들어 본 것이 마가린이다. 그러나 버터대신 마가린을 먹는 사람들을 수 십 년 간 관찰하면서 알게된 것은 기대와는 다른 결론이었다. 마가린이 버터보다 심장에 더 나쁘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마가린와 쇼트닝으로 대표되는 이들 트랜스지방산을 조리에 사용하면 독특한 맛을 내고 쉽게 상하는 것이 방지된다. 상업적으로 만들어서 판매되고 있는 쿠기나 크래커, 갑자칩과 같은 제과-제빵류에는 다량의 트랜스지방산이 함유되어있다. 트랜스지방산을 가능한 적게 먹기 위해서는 사서 먹는 제과 제빵류의 섭취를 줄이고, 마가린 대신 가능한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마가린을 선택할 때는 딱딱한 것일 수록 트랜스지방산이 더 많이 들어 있으므로 가능한 실온에서 부드러운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한가지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콩이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는 별명을 가졌을 정도로 식물이면서도 양질의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30-50배나 콩류를 더 많이 먹는다. 이것이 동양인이 서양인들보다 심장병이 적은 한가지 이유이다. 콩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꼭 먹어 주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가지고 있는 유일한 식품이면서 섬유소와 비타민도 충분히 들어 있다. 또 여성에서는 식물성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하는 성분도 함유되어 있으므로 두부 된장국, 두부 부침, 순두부 등의 콩류 식품을 자주 찾아 먹는 것이 좋다.

술도 적정량 이하로 마시게 되면 심장을 보호한다. 여기서 적정량이라고 하는 것은 남자에서는 하루 2잔 이하, 여성에서는 하루 1잔 이하이다. 한잔은 맥주를 가정용 맥주잔에, 소주를 소주잔에 부어서 마시는 경우를 말한다. 소량의 알코올은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을 높여서 심장을 보호한다. 그렇다고 전혀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이 심장보호를 위해 술 마시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혈액의 호모시스테인이 높으면 심장병의 위험이 증가한다. 호모시스테인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B 군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비타민 B 군이 부족하면 호모시크테인 농도가 수 십 배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비타민 B 콤플렉스나 종합비타민을 먹을 필요는 없으며 하루 다섯 번 이상 과일과 채소를 먹는 것으로 충분하다. 매 끼니마다 나물무침 한가지에 후식으로 과일 한 두 조각이면, 호모시스테인 걱정은 접어두어도 된다.

/박현아 가정의학 전문의

입력시간 : 2004-04-2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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