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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 美] 마이너리티의 저항





■ 제목 : 벌거벗어라 (Get Naked)
■ 작가 : 게릴라 걸즈 (Guerrilla Girls)
■ 종류 : 포스터
■ 제작 : 1989



‘ 여성들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벌거벗어야만 하는가? 근대 미술 부분 여성 미술가들이 5%이하인데 비해 여성 누드화는 (전체 회화의 )85%에 이른다.’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활발히 활동했던 유명 페미니스트 그룹인 ‘게릴라 걸즈’가 이와 같이 여성의 정체성 확립에 대한 이슈를 담았던 포스터는 비단 미술계 뿐만이 아니라 여성해방운동에 있어서 사회ㆍ역사적으로 커다란 파급 효과를 주는 것이었다. 여성의 정치적 참여와 경제적 지위 향상으로 기존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 속에서 독립과 평등을 외치기 시작한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조응했던 ‘게릴라 걸즈’는 익명의 예술가들로 구성된 그룹이다. ‘벌거벗어라’라는 포스터는 유명한 신고전주의 화가 도미니크 앵그르의 작품 ‘오달리스크’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누드 여인의 아름다운 얼굴 위에 험악한 고릴라 가면을 씌운 것으로 이는 실제 ‘게릴라 걸즈’가 착용하는 고릴라 가면을 의도적으로 상징화한 것이다. 미니스커트와 망사스타킹을 신고 고릴라 가면을 쓰는 게릴라 걸즈의 아이러니한 복장, 전투 유격대를 의미하는 게릴라라는 명칭과 걸즈(소녀들)라는 의미의 부조화스러운 충돌 등은 훌륭한 여성 미술가들의 재능이 부조리하게 억압되고 폄하되었던 현실적인 상황을 내포하는 것이기도 하다.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게릴라 걸즈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구체적으로 노출시키지 않는 것은 여성뿐만이 아니라 유색 인종, 동성연애자, 거리의 노숙자 등에 이르는 사회의 소외계층처럼 아이덴티티의 상실에 대한 호소력있는 제스츄어였다. 게릴라 걸즈가 14년간 제작한 70여종의 포스터는 거리 곳곳에서 전쟁, 성과 인종차별, 낙태 등 세계 공유의 정치적 주제를 공개하고 잠자고 있는 여론을 향한 의미 있는 항변으로 사회의 타성적인 가치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였다.

벌거벗어야 들어갈 수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안의 누드 여인과, 타성과 편견에 저항하고 주체적인 가치관을 정착시키려는 소수 여인 사이에서 과연 우리는 어디에 더 주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입력시간 : 2004-05-0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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