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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타운] 디 아이 2
임산부의 살 떨리는 공포게임
악몽에서 헤매는 연인, 윤회·인연의 불교적 모티브가 중심축


<디 아이2>는 2년전 개봉해 세계적으로 성공했던 전편의 속편이 아니다. 흔히 같은 제목 뒤에 붙는 ‘ 2’라는 숫자는 <킬빌2>처럼 이야기가 연속적으로 이어지거나 적어도 <007>시리즈처럼 주인공과 소재가 같은 영화라는 것을 의미하지만, <디 아이2>의 ‘2’는 주인공도 다르고 이야기도 연속적인 성격이 없다. 다만 1편과 연결되는 것은 공포 영화라는 장르, 감독(대니 팡과 옥사이드 팡)과 제작자(진가신)가 같다는 점이다. 장르와 제작진이 같다고 같은 제목을 다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인데, 무엇보다도 <디 아이>(2002)가 홍콩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홍콩 공포 영화였기 때문에 전편의 후광을 입고 출발하기 위해 같은 제목을 사용한 것으로 보여 진다.






- 임산부와 태아가 주인공

<디 아이>가 호러 장르 전체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매우 특이한 소재(각막 이식 수술)에서 출발했던 경우였는데, <디 아이2>는 공포영화와는 가장 거리를 두고 있어야 하는 임산부와 태아가 주인공이다. 모든 공포 영화 혹은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들은 임산부는 절대 보지 말 것을 경고하지만, <디 아이2>는 “임산부는 절대 본 영화를 볼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문을 카피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영화의 결말은 다행스럽 임산부에게 공포보다는 안도감을 안겨준다.

<디 아이2>는 2003년 10월 샹하이 의대 산부인과에서 촬영된 초음파 사진과 의사의 소견서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실제로 그 임산부는 자살을 시도했고, 검은 물체가 보인다는 호소를 했고, 12주된 초음파 사진에 눈을 똑바로 뜨고 있는 섬뜩한 모습의 태아 혹은 산모가 주장한 검은 물체 같은 것이 나타났다. 영화는 이런 실제 사건을 뼈대로 주인공 조이(수치)가 유부남을 사랑했다가 실연당해 자살을 시도한다는 줄거리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여행지에서 애인과 전화를 하다 화가 난 조이는 임신한 줄도 모른 채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지만 다행히 살아난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조이의 눈에는 귀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심지어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마침 그 순간에 하늘에서 한 아이가 툭 하고 떨어지고 피를 흘리며 신음 소리를 내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한다. 이 때는 귀신뿐 아니라 어떤 부자가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었던 장면까지 그녀의 눈앞에서 다시 재현되는 것이다.

그녀가 보게 되는 귀신들 중에는 상대적으로 무섭지 않은 여자 귀신이 한 명도 있었는데, 지속적으로 그녀 주변을 맴도는 역할이다. 귀신의 출현에 너무도 놀라 지하철로 뛰어 드는 그녀를 말리려고 달려 들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 나타나는 귀신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결국은 그녀가 누군지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그 귀신이 조이와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은 둘의 화해로 이어진다.

사실 조이처럼 귀신과 악몽에 시달리며 놀라게 된다면 유산이 될 가능성이 높고, 만약 유산되지 않아도 아기에게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임산부 금기 사항 중 하나가 공포 영화를 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공포 영화적 상황이 현실인 조이가 무사하게 출산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조이가 의도치 않았던 임신, 헤어진 애인의 아이를 낳을 지의 고민 등 두 가지 상황을 병치 시킨 뒤, 결국 준비된 엄마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귀신과의 공포를 이겨나가는 내용의 그 과정의 줄거리인 셈이다.

- 남자보다 자식을 선택한 조이

조이를 담당하는 산부인과 의사는 그 동안 조이가 낙태수술을 여러 번 했었기 때문에 또 낙태를 하면 영영 임신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뗌見?설득한다. 조이가 귀신을 보게 되는 것이 단지 자살을 기도했었다는 점 이외에도 그녀가 이미 생명을 저버린 경험이 있었다는 것도 이유로 작용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조이는 남자 친구와 결혼을 하거나 혹은 오랜 기간 같이 잘 지내지 못하고 벌써 네 번째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것에 슬퍼하지만, 다른 남자친구를 만나기보다는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자식을 선택한다.

출산 전 아이 양육에 관한 수업을 듣고 라마즈 연습을 하면서 점점 불러오는 배와 더불어 엄마가 되는 것을 배우면서 조이는 아이에 대해 점점 더 강한 애착을 느끼게 된다. 아기를 빼앗으러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귀신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거나 격하게 저항을 하며 그녀가 아이를 보호하려는 모습은 결국 태어난 아기를 안고 행복해 하는 감동적인 미소01로 보답 받는다.



전편처럼 <디 아이2>에도 동아시아적 귀신관이 등장하는데, 특히 이번에 강조되는 것은 ' 윤회'다. 이승을 떠나지 않고 맴도는 귀신들이 어떻게 다시 태어나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귀신을 보게 된 조이가 조언을 듣기 위해 만나는 스님의 말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된다. 또한 윤회의 과정에서 무작위로 대상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승에서의 ' 인연'으로 인해 대상이 정해진다는 지극히 불교적인 생각이 영화의 중심축을 이룬다.

하지만 그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조이가 공포에서 바로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조이는 자신을 따라 다니는 여자 귀신의 정체를 파악하고 그 귀신과 대화를 나누고, 그리고 출산 전 또 다시 자살 시도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 앞에 나타났던 귀신들과 윤회설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이 영화는 임신과 출산에 대해 많은 여성들이 갖고 있는 불안과 초조함, 태아가 정상적인지에 대한 의문과 두려움, 아이가 자신과 완전히 하나가 아니라 전혀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자신의 몸이지만 자신의 몸이 아니라는 사실에 근거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공포 영화의 장르로 해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모든 불안과 공포가 여성의 신체를 빌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무시무시한 화면과 섬뜩한 사운드로 구성된 공포 영화란 것이 다른 어떤 장르의 영화보다 신체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과 연관된다.

- 감각적인 공포처럼

섬뜩한 장면과 스멀스멀 혹은 깜짝깜짝 놀라게 만드는 사운드에 의해 구성된 공포 영화는 무섭다는 느낌이 ‘ 몸’을 떨게 하기에, 신체 전체로 이어지는 감각과 분리될 수 없다. 전편에서 주인공은 20년 동안 세상을 볼 수 없다가 각막 이식 수술을 하고 드디어 자신과 아름다운 세상을 보는 기쁨을 누리는 대신 귀신을 보게 된다. 이것은 보고 싶다는 욕망에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것을 어쩔 수 없이 보게 된다는 실제적 감각이 공존한다는 모순을 일깨워 준다. 시각적 욕망이 갖는 이 같은 이중성은, 주인공과 관객이 맛보는 공포가 눈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감각적인 경험으로 확인된다.

조이나 조이의 친구처럼 행복한 부부 사이에서가 아니라 아기의 아빠가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성이 혼자서 임신을 겪게 되는 것은 공포 영화를 보면서 전신에 전달되는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디 아이2>가 단순한 호러 영화들과 차별되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엄마가 되는 기쁨과 새롭게 시작되는 관계에 대한 희망을 얘기한다. 전반부에 나왔던 초음파 사진이 확대되어 맨 마지막에 다시 등장하지만, 이것이 공포의 여운으로 기능한다기 보다는 장르적 애교(?)로 여겨지는 것도 공포 영화의 관습을 깨는 편안한 결말 때문일 것이다.

시네마 단신
  
- 김수현 감독 <귀여워> 모스크바 영화제 진출

김수현 감독의 영화 <귀여워>(제작 튜브픽쳐스)가 오는 6월 개막하는 모스크바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모스크바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지난 13일 <귀여워>의 경쟁부문 초청사실을 통보해 왔다고 칸 영화제에 한국영화 홍보부스를 차?영화진흥위원회가 17일(현지시각) 밝혔다. <귀여워>는 아버지와 세 아들이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이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다룬 영화로 예지원을 비롯해 김석훈, 정재영, 박선우가 세 아들역에, 영화 감독 장선우가 박수무당인 아버지역으로 출연한다.

- 공포영화 <폰> 이탈리아서 흥행호조

안병기 감독의 두 번째 공포영화 <폰>이 지난 14일 이탈리아 전역 235개 스크린에서 개봉돼 첫 주에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는 호조를 보였다. 할리우드 영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탈리아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가 흥행 상위권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원이 주연을 맡은 <폰>은 원조 교제에 얽힌 살인 사건과 휴대 전화의 공포를 접목시킨 이색 공포물로 2002년 7월 국내 개봉에서도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고 미국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렸다. <폰>의 흥행 성공은 안병기 감독의 차기작 <분신사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프랑스 칸 영화제 필름 마켓에서 이탈리아와 20만 달러에 수출 계약을 맺었다.







채윤정 영화평론가 blauthin@empal.com


입력시간 : 2004-05-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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