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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키스의 재발견
엄마 뱃속에서 입맞춤을 배운다
애드리언 블루 지음/ 이영아 옮김/ 예담 펴냄


살며시 눈을 감고 ‘키스’라는 단어를 나지막이 읊조려보자. 어떤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사랑, 성애, 교감 등의 낭만적인 단어들이 스쳐지나 갈 것이다. “연인의 입술 위에서 영혼이 영혼을 만난다”는 식의 달콤한 시 구절을 떠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을 터이다. 우리는 여전히 키스를 영혼의 뒤섞임, 숨결의 나눔으로 여기고, 그에 걸맞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키스 밖에 없을까. 잠시만 더 생각하면 온갖 종류의 키스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자식에게 입으로 음식을 먹여주는 어머니의 입맞춤도 있고, 적의가 없음을 나타내는 우정의 입맞춤도 있다. 교황에게 경외심을 표현하는 입맞춤은 순수하게 영적인 행위다. 조금 더 나아가면, 죽음을 의미하는 흡혈귀의 키스도 있고, 키스의 의미 자체를 전복시켜 버리는 유다의 배신의 키스도 있다.

이 책은 바로 키스에 대한 진지한 학문적 고찰이다. 쉽게 말하면 키스의 문화사라 할 수 있다. 생물학, 인류학, 철학, 페미니즘, 사회학 등의 방대한 지적 영역을 넘나들면서 가장 흔하고 간편한 인사방법이자 사랑의 표현인 키스를 분석한다.

키스는 신체적으로만 보자면 입술 두개가 맞부딪치는 단순한 행위다. 하지만 이 단순한 행위를 위해서는 입술의 근육 뿐 아니라 얼굴과 목 등의 근육도 움직인다. 뜨거운 키스의 경우 몸의 모든 근육이 사용된다고 한다. 열정적인 성애의 키스는 적지않은 칼로리를 소모하고 신경을 통해서 온 몸의 감각을 깨어나게 한다. 심지어 전기를 일으키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키스를 어떻게 발견하고 배우는 걸까. 많은 과학자들은 우리가 키스를 하도록 프로그램 되었다고 주장한다. 아기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빨고 핥은 행위를 하고 태어나자마자 젖꼭지를 찾아서 힘차게 빨아댄다. 이것이 키스의 시작이다.

지은이는 이렇게 생물학적으로 접근한 뒤 인류학자, 성심리학자들의 여러 주장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키스를 학습하고 행하는지를 설명한다. 나아가 인간의 키스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키스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에 따라 성과 사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흥미롭게 펼쳐보인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입력시간 : 2004-05-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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