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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생애 첫 단독 콘서트
세월을 건너 뛴 농익은 음악세계
1970년대 실험적 음악작업 위해 은둔, 30년 음악보따리 풀어




‘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 헤어지는 마음이야 아쉬웁지만 이제 그만 헤어져요.’

1970년대 중반부터 모든 유흥업소가 약속이나 한 듯 공식 엔딩 곡으로 사용한 ‘ 또 만나요’의 가사다. 이 곡의 작곡자는 한국 대중 음악의 숨겨진 전설로 불리는 오세은(56). 금지 곡 ‘ 고아’와 국악 가요 ‘ 여행’덕에 한때 인기 가수였던 그는 베일속의 가수다. 서양 악기로 국악 기타 산조를 연주한다는 실험적인 음악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 대중에게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그 오세은이 오랜 은둔을 끝내고 팬들 앞에 돌아왔다. 포크 뮤지션들의 ‘ 명예의 전당’으로 자리 잡은 서울 YWCA 청개구리 무대를 통해 5월 28일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펼쳐, 33년 간 숙성된 음악을 선보였다.

이 땅에서 진지한 음악의 탐구는 천형일까? 당대에 유행하는 주류 음악이 아닌, 삐딱한 음악을 추구하는 뮤지션은 어김없이 무관심과 생활고라는 가혹한 2중고를 각오해야 한다. 음악 업적보다 인기 여부가 모든 음악의 평가 잣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처럼 일그러진 후진적 가요계의 음악 환경은 뛰어난 뮤지션들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고독한 은둔의 습지로 내몰아 왔다. 오세은은 그런 뮤지션들 중에서도 으뜸이다.


- 포크와 블루스 넘나들던 뮤지션

1960년대에 미8군 록 그룹의 리더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70년대에는 포크와 블루스 음악을 넘나들며 인기 가수로 활동을 했었다. 작곡가로서의 명성은 정미조, 딕 패밀리를 비롯해 원플러스원, 한영애, 남궁옥분, 김인순 등에게 히트 넘버를 선사했다는 사실이 입증한다. 하지만 국악에 몰입한 1980년 이후 블루그라스 기타 주법과 기타 산조를 동시에 완성해 자신만의 경지에 올라서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무명 가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가혹한 대가였다.

그의 존재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가 공연한다는 게 대단한 뉴스였다. 가수라고 하는데 노래는 물론 연습하는 것조차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탤런트 출신인 아내 이보임씨도 “ 실력이 있어도 음악이 완벽하지 않다며 연습만 하는 그이가 안타까웠어요. 포크송을 노래하는 남편의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 개인적으로 굉장히 궁금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 고아', ‘ 여행' 등 70~80년대의 포크송과 국악 가요를 비롯, ‘ 아리랑 블루스’ ‘도라지 랙’등 탁월한 국악 연주를 펼쳐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 단 한번의 공연이라 부담이 컸고 30년 음악을 망라한 각 장르의 노래를 통일된 사운드로 풀어 가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희귀 음반으로만 전해지던 고독한 아티스트 오세은의 첫 공연은 포크 애호가나 실험적인 크로스오버 국악에 관심을 가진 음악 팬들에게는 숨겨져 있던 그의 음악을 직접 경험하게 한 뜻깊은 공연이었다. 또한 1회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서울대 성악과 출신의 대중가수 전경옥이 초대손님으로 함께 한 것을 비롯, 천재 기타리스트 김의철과도 협연함으로써 의의를 더 했다.



최규성 가요칼럼니스트 kschoi@hk.co.kr


입력시간 : 2004-06-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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