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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나는 왜 사이보그가 되었는가
인간의 또다른 진화, 기계와의 공생
케빈 워릭 지음/ 정은영 옮김/ 김영사 펴냄




“미래 사회는 기계가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제 더 이상 몇몇 과학자의 공상이 아니다.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전망에 고개를 끄덕인다. 다양한 철학적 담론을 불러일으킨 영화 ‘매트릭스’를 보라. 사람들은 이 영화가 암시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데에는 공감한다. 영화 ‘매트릭스’가 그리고 있는 세계,-인공지능을 감춘 컴퓨터가 현실 세계를 더 정교하게 만들어 인간을 지배하는 세계-는 두렵지만 피할 수 없는 미래인지 모른다.

이 책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사이보그 실험 대상이 된 한 과학자의 자전적 에세이다. 지은이 케빈 워릭은 영국 레딩대학교 인공두뇌학과 교수. 그의 이름 앞에는 ‘인류 최초의 사이보그’, ‘자신의 몸을 실험대상으로 내놓은 과학자’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그는 “생명을 잃을 지도 모르는 데 나는 왜 사이보그가 되려고 하는가”, “사이보그를 통해 인류를 무엇을 얻을 것인가” 를 스스로 묻고, 이에 대해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다.

워릭은 자신이 사이보그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는 미래에는 기계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지능을 갖게 될 것이고, 인간이 아닌 로봇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기계의 힘이 인간 존재를 억누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더 무서운 것은 기계는 인간보다 더 파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워릭은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기술이 더불어 진화해야 한다고, 이제 기계와 인간이 결합(사이보그)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그 결합이야말로 미래사회의 인간이 기계의 힘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인간과 기계의 ‘공생’, 그것이 그가 내놓은 해결책이다.

워릭은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실천했다. 1998년 자신의 왼쪽 팔 근육에 동전 크기의 컴퓨터 칩을 삽입했다. 인류 최초로 사이보그가 된 것이다. 몸 속의 이식장치는 곧 그가 이동하는 경로를 한 대의 컴퓨터에 전송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컴퓨터가 그대로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에 다름 아니다.

워릭은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이 잘만 사용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 믿었다. 그는 기계와 인간이 파트너십으로 제휴한다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인간은 불과 도구의 사용으로 인류 문명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온 호모 사피엔스에서 또 다른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


입력시간 : 2004-06-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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