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걸릴 뿐, 불치 아니다"

[클리닉 탐방] (17) 강한피부과 <백반증치료>
"오래 걸릴 뿐, 불치 아니다"

“백반증은 불치가 아니라 단지 다른 질환에 비해 치료기간이 오래 걸릴 뿐입니다. 반드시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반증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강한피부과(공동원장 한충섭-강진수ㆍ서초-신림클리닉ㆍskintoday.co.kr) 한충섭 원장은 “백반증 환자는 먼저 치료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때는 불치의 병으로 인식됐던 질환이지만 꾸준하게 치료를 받으면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반증은 점막(粘膜)에 희고 두꺼운 반점이 생기는 피부질환으로 백판 혹은 백납이라고도 부른다. 백반의 경계는 뚜렷한 것이 특징인데 ▦표면이 매끄러운 증상 ▦깔아 놓은 돌 모양 ▦융모상 ▦유두상(乳頭狀) 등 모양도 여러 가지다. 일부 융모상ㆍ유두상의 경우 암의 전조증일 수도 있어 전암병변(前癌病變)의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 “생명 위협할 정도 아니다”

레이저를 이용. 얼굴 부위의 백반증을 치료하고 있다.
/ 임재범 기자

한 원장은 “전신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진행성의 경우 전체 환자의 80% 이상일 정도로 많다”면서 “갑상선 등 다른 질환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백반증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세포가 없어져 생기는 데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자가면역설이다. 질병의 성격상 여러 가지 자가면역 질환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멜라닌 세포를 파괴하는 자가항체가 있다는 이론이다. 이 때 나타나는 자가항체가 멜라닌 세포를 죽이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으로 죽어서 이차적으로 항체가 생긴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차적인 현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두 번째는 신경체액설이다. 이것은 발생학적으로 신경에서 나오는 신경화학 매개물질(neurotransmiter)이 멜라닌 세포를 파괴시켰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자가파괴설이다. 멜라닌 세포는 자체 특징인 멜라닌 색소를 만들고, 보관하는 것인데 색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해로운 성분이 만들어지며 이 유해한 성분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해 생긴다는 학설이다.

이 밖에 부모에게 증상이 있을 경우 자식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인 요인도 있을 것으로 보이며, 최근에는 자외선 혹은 세포의 물질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산화물질을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멜라닌 세포가 죽는다(Oxidative stress theory)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다만 피부외상이나 일광 화상, 스트레스 등은 악화 요인은 될 수 있지만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판단이다. 백반증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단일 특효 치료법이 없다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나 나이ㆍ성별 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전문의의 임상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반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약물요법 ▦자외선요법 ▦엑시머 레이저 ▦표피이식 ▦문신 등을 꼽을 수 있다. 얼굴이나 손 등에 백반증이 작게 생겼을 때는 우선 내과적인 약물요법을 시도한다. 약물요법으로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연고를 바르는 치료가 널리 이용되고 있는데 증상 개선 효과가 없다면 자외선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자외선 치료의 경우 백반증이 전신에 생긴 타입이라면 약을 복용하면서 자외선 UV-A로 치료하고(자외선은 AㆍBㆍC 등이 있으며 A타입의 파장은 320~400㎚이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그렇지 않은 환자라면 B타입을 선택한다.


- 완벽한 자외선 치료시스템

한충섭 원장.

강한피부과가 다른 의료기관과 비교했을 때 갖고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자외선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벽할 정도로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자외선 치료의 경우 중소 병ㆍ의원은 물론 대학병원조차 제대로 ??곳이 많지 않다. 탈의실과 대기실까지 별도로 갖추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한피부과는 관련 시설을 골고루 갖추었다. 백반증이 전신에 퍼진 환자를 위해 몸통이 모두 들어가는 자외선 치료기, 손-발용ㆍ어린이 환자만을 위한 소아용 등을 갖추었고 폐쇄공포증 환자를 위해서는 별도의 시스템을 갖추고 치료한다. 소아용의 경우 공동 원장인 강진수 원장이 오랜 임상경험을 통해 별도로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어린이가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호자가 옆에 있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백반증이 부분적으로 생겼으면서 시간적으로 치료가 촉박할 경우에는 엑시머레이저 치료법을 적용해 보는 것도 좋다. 엑시머레이저란 자외선 B타입에 해당되는 것으로 308㎚ 파장이 피부조직 내에 있는 멜라닌 색소세포에 반응, 흡수되어 자극을 한 뒤 색소를 형성하면서 치료를 하는 방법이다.

308㎚의 엑시머레이저의 장점은 기존 약물 치료법이나 자외선요법ㆍ수술치료에 비해 시술이 간단할 뿐만 아니라 통증이 없고 안전하다. 자외선 치료의 경우 시간이 많이 흘러야 효과가 나타나는데 비해 레이저치료는 3~4개월이면 가능하다. 원하는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고 치료 후에는 치료를 받은 부위만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면 된다.

백반증이 시작된 지 오래 됐거나 자외선 및 레이저 치료를 해도 증상개선이 힘든 환자는 피부색과 비슷한 문신이나 표피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강진수 공동원장은 “문신의 경우 적어도 20년 이상 치료효과가 없을 때 시도할 수 있다”면서 “환자 만족도는 50% 수준”이라고 말했다.

표피이식술은 정상세포로 형성된 피부에 물집을 만들어 백반증 부위에 이식을 하는 방법. 표피를 이식한 후 3~4일 지나면 표피 딱지가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색소세포가 살아난다. 물집을 낸 부위의 상처는 일정기간 지나면 없어진다.


- 스트레스 심하면 재발ㆍ악화될 수도

강 원장이 기억하는 환자 중에는 30대 초반의 A씨(주부)가 있다. 얼굴에 백반증이 있던 그녀는 임신 후 더욱 심해졌는데 표피이식술을 받고 치료를 마쳤다. 그런데 그는 최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크게 받은 후 백반증이 재발, 다시 레이저 치료를 받고 있다. 강 원장은 “A씨처럼 치료를 받은 후에도 다른 곳에 재발할 수 있고,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재발ㆍ악화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02)872-9007

◆다음호에는 전립선염ㆍ방광염 치료편이 게재됩니다.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건강의료전문기자


입력시간 : 2004-06-09 15:39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건강의료전문기자 sane@sed.co.kr